내 것/잡설들

‘나의 영화 편력기’-其6- (1,4,3,3)

카지모도 2019. 9. 25.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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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 편력기 -其6->

2003년 6월

 

 

부산 시청앞에 있던 시민관에서 본 *그날이 오면*(*On The Beach*)..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 그레고리 팩, 에바 가드너, 안소니 퍼킨스, 프레드 아스테어출연. 

이 영화로 인하여 ‘나’라는 지극히 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 처음으로 사적인 한계를 벗어나 더불어 산다는, 인류라는 개념을 사유하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네. 

왜냐하면 공포때문에. 

제3차 대전, 핵전쟁 이후 인류의 멸절이라는 섬뜩한 주제. 

그러나 잔잔하게 사무치는 감동이 있는 영화 

앉은 자리에서 연거푸 두 번을 보았지. 

그 무렵 미국의 바로 턱 아래있는 쿠바로 인하여 후루시초프와 케네디의 일촉즉발의 대결, 그 후의 미쏘 데땅뜨의 국제적인 긴장.. 당시에 3차 대전이 일어나면 단추 하나로 지구는 멸망한다는 막연한 공포도 떠돌고 있었던걸 기억하지 않나? 

세계는 방사능으로 절멸. 오직 오스트렐리아의 일부 지역만이 아직 방사능의 낙진에서 온전하지만 그러나 시간문제- 점점 방사능의 오염이 최후로 남은 그 지역까지 시시각각 엄습하고 있고. 

핵오염으로 인한 고통스런 죽음을 피하기 위하여 약을 나누어 배급 받고 조용히 죽음을 맞는 침대위의 노부부.. 목사의 요한 계시록의 외침은 현실에서는 너무나 무력하고..하얀 손수건의 배웅으로 떠나는 최후의 잠수함...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고, 주제곡 격인 오스트렐리아 민요 wazlting matilda의 멜로디도 귀에 선하군. 

 

*청춘은 밤이 없다*

트로이 도나휴와 코니 스티븐스라는 청춘스타 커플의 청춘영화..이런 류의 영화를 보고나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청춘에 대한 선망은 질투같은 감정과 더불어..헐리웃은 알게 모르게 우리들을 아메리카나이즈로 세뇌하고 있었던게야. 

*황야의 칠인* 조지 스티븐스 감독, 율 부린너, 홀스트 붓흐홀츠, 스티브 마퀸..유명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요진보’를 서부영화로 만든 것.. 안정효의 ‘헐리웃 키드의 생애’의 임병석 그룹은 이 영화로 그룹명을 지었지. 

*방랑기* 찰리 차프린.. 무성영화의 슬랍스틱 코메디..별로 우습지도 않았지만.. 차플린의 페이소스를 이해하기까지는 몇해가 더 흘러야 했지. 

*밤길* 제임스 스추어드, 오디 머피..샹송 무랑 루주의 아코디온 연주가 흐르는 서부영화..열차강도는 서부영화의 고전.. 

*절망의 순간* 죤 카... 미스테리 공포영화 

*주유천하* 신영균, 김혜정, 도금봉 

*새댁* 도금봉, 이대엽 

*진실* 앙리 조르주 크루소 감독, 브리짓드 바르도, 사미 후레이.. 여자의 팔자란 동서양없이 남자 만나기 나름.. 썩 괜찮은 프랑스 영화. 

*아름다운 추억* 제니퍼 존스, 로버트 스탁... 선생님이라는 표상.. 제자를 향한 지극한 애정.. 

*공포의 보수* 앙리 조르주 크루소 감독,이브 몽땅..돈과 사나이와 모험과..감동적인 이브 몽땅의 연기.. 

*왕중왕* 제프리 헌터가 예수 그리스도역..예수의 캐릭터에 걸맞는 배우는 아마 제프리 헌터와 막스 폰 시도우 정도일것.. 

*두여인* 소피아 로렌.. 2차대전..전쟁 속의 여자의 육체란 비극 그 자체...미군에 강간 당한 모녀..넓적다리에 흐르는 피를 개천에서 울면서 서로 씻겨 주는 모녀를 한번 상상해보게.. 

*첫사랑* 토니 자이라.. 행복한 영상.. 

*푸른 잔디* 소년 합창단의 화음은 천사의 화음... 

*아낌없이 주련다* 유현목 감독, 이민자, 신성일... 당시로서는 충격적 소재일법한 총각과 중년부인의 사랑...이민자의 그 표정 연기가 너무 좋았지.. 

*또순이* 도금봉, 이대엽.. 맨손으로 끝내 새나라 택시를 사고야 마는 박달나무 의지의 함경도 처녀 또순이.. 

*이오지마의 영웅* 토니 커티스, 태평양전쟁..이오지마 전투.. 인디안 병사의 고민.. 라스트신- 광풍 속에 성조기를 세우는 병사들의 손이 점점 오버랩 되며 동상의 손으로.. 

*후로그맨* 리차드 위드마크, 제프리 헌터... 수중 폭파대의 활약상.. 

*삼색의 여심* 루트 로이베리크 ..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개성이 변하는 삼대의 여인상.. 트럼펫 부는 여인..의외로 무척 좋은 독일 영화.. 

*십계* 세실 B 데밀 감독, 촬톤 헤스턴, 율 부린너, 앤 박스터, 애드워드 G 로빈슨..출애급후 광야를 행진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몹씬..홍해의 기적 장면은 요즘 기술로 보면 다소 어색하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한 볼거리였지..모세는 전무후무한 하나님의 사람..인상적인 장면은 모세가 바로로부터 추방될때 궁전을 나서는 등뒤로 왕자의 영광을 하나 하나 박탈당하는 장면.. 

*굴비* 김승호, 황정순..황정순은 김승호와 많은 영화의 콤비, 나중에는 김희갑과 콤비.. 

*가정교사* 김수용감독, 엄앵란, 신성일, 윤일봉.. 일본의 유명한 대중소설을 영화화.. 

*정부* 이민자, 신영균 

*전장* 소피아 로렌, 로베르 옷셍.. 70밀리 대형영화..소피아 로렌의 연기가 인상적.. 

*돌아오지 않는 해병* 장동휘, 구봉서, 최무룡 ..막강 대한의 해병 

*대지의 지배자* 김석훈, 엄앵란, 문정숙, 박암 

*바렌* 안소니 퀸, 다니 요코.. 70밀리 영화.. 에스키모의 생활..귀한 손님에게 주는 최상의 음식은 구더기..최상의 환대는 마누라 하룻밤 빌려주기.. 

*카운터 포인트* 찰톤 헤스톤이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나오는 전쟁이 배경이 된 음악 영화. 

 

*초원의 빛*

에리아 카잔 감독, 워렌 비티, 나탈리 웃 .. 청춘의 고뇌..과연 젊음이란 빛나는 것으로만 점철된 무엇일까..워즈워드의 시..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것이 다시 오지 않을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차라리 그 속 깊이 간직한 오묘한 빛을 찾으리..청춘은 그야말로 순간의 불꽃.. 청춘이라는 정체에 대하여 많이 생각게 하는 라스트 신.. 그토록 사랑하였던 두 연인..남자는 다른 여인과 결혼.. 담담한 해후후에 떠나는 나탈리 웃..바로 그렇게 나이 먹어 늙어가는 인생..엘리아 카잔은 이 영화와 에덴의 동쪽으로 나의 우상이 되었었네. 

 

이 무렵 나는 극장과 더불어 음악감상실에 드나들게 되었었네. 

막연히 클래식 음악이 좋아지기 시작하였지. 

당시 전축을 장만하고 있는 집이라면 제법 방귀깨나 뀌던 집이었지 않나? 

그런데 우연히 사귄 다른 학교 친구의 아버지가 그야말로 음악광이시고, 그집에는 당시로서는 최고급인 매켄토시인가 마란츠인가하는 전축이 있었고 꽤 많은 원판의 LP도 소장하고 있었지. 

그걸 한번 친구의 아버지 몰래 훔쳐 들어 보고는 나는 그만 그 소리의 마력에 뿅 빠져 버렸네. 

아마 베토벤의 교향곡 쯤 되었던 것 같은데 스피커를 쾅쾅 울리며 홍수처럼, 회오리처럼 쏟아져 나오던 음악이라는 소리가 내 영혼을 울리고 나는 마냥 황홀하였었지. 

심장이 두근두근. 

알다시피 그 당시에 라디오에 F.M이란 것도 없었고 고작 기독교방송에서 들려주는 클래식이 전부였지 않나? 

그때 부산에는 몇몇 고전음악 다방과 광복동 입구에 클래식이라는 음악감상실이 있었네. 

그때의 학생들은 순진하였던지라 다방에는 들어갈 염은 품지 못하고 티켓을 사가지고 들어가 푹 파묻히는 음악감상실이 음악감상의 최대 호사였었다네. 

 

추억컨대 그 시절 부산의 광복동 거리에는 문화가 살아 있었지 싶으이. 

극장들은 물론 광복동 이웃인 보수동에는 헌책방 골목이 있는데 그곳에서 몇해나 지난 일본잡지‘스크린’을 사 모을수가 있었고..광복동에는 야시장이 섰는데 어느날 그곳에서 전문 영화잡지 ‘영화예술’지 과월호를 스무권 가량 그야말로 똥값으로 산 적도 있었다네. 

그 잡지는 일본영화잡지 스크린에 비하면 형편없이 조잡한 인쇄였지만 명화들의 주옥같은 시나리오와 최신 영화의 평들이 실려 있는 내게는 보물같은 조그마한 책들이었지. 

중앙동 쪽에는 자그마한 화랑도 여럿 있었던걸로 기억하네. 

그리고 조금만 시내를 빠져 나가면 강이 있고 산이 있고 바다가 있는 부산. 

1992년초에 부산의 일간지인 국제신문에 실린 서상연의 시를 적어 둔게 있네.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아마도 우리 또래의 부산 사람이라면 감회가 새로울 것일세. 

 

++++

30년전 부산을 아십니까. 

남포동에 있는 香村을, 

광복동의 음악실 크라식. 

음악해설에 열 올리던 오아시스의 그 사람. 

그곳은 부평동에 있었지요. 

 

갯내음이 낭만을 부르던 자갈치. 

거대한 다리가 하늘로 들리던 영도다리며 

오륙도가 보이는 용두산 공원. 

그 시절의 부산을 아십니까. 

 

보수동 헌책방 골목길 

지성의 끈끈한 희망이 있었고 

묵은 책갈피에 묻어나던 정이 

기억의 저편으로 떠오르는 

책방들을 아십니까. 

 

서울가는 특급이 아침에 한번 

그리고는 밤차가 

여행이란 말이 가슴 설레던 

자갈마당의 불탄 역사를 아십니까. 

 

긴 수평선 모래 사장과 

동백섬 주위의 한적한 바다 

그 해운대를 아십니까. 

 

온천장의 전차 종점 

낡은 대합실에 

온천하러 오시던 할머니들의 표정을 기억하십니까. 

 

동래서 거제리까지 논과 밭으로 

미나리꽝으로 蓮밭으로 펼처진 들판 

조방 앞이 종점인 버스가 먼지를 일으키며 내달리던 그 곳. 

선머슴애들이 조수며 차장이던 

그 사람들이 기억나십니까. 

 

서대신동에서 대티고개 넘어 

논밭따라 내려가면 

하단의 낙조를 

 

철새가 하늘을 덮고 

고깃배가 갈숲을 헤치며 

꿈처럼 그림자 드리우던 수채화 

그 그림을 기억하십니까. 

 

그리고 

현대극장의 서부극과 

광복동의 야시장 

여름 날의 얼음집 석빙고. 

그 시절의 부산을 아시는지요. 

 

낡은 사진첩 속에 

세월을 먹고 잠자는 

그 때의 

부산을 행여 기억하십니까.“ 

 

-徐相演 ‘부산의 옛모습’- 

++++

 

아, 그 시절의 부산이 다시금 그리웁네. 

 

그건 그렇고, 진도에 박차를 가하세나. 

 

*아름다운 수의* 태현실, 이상사.. 태현실의 데뷔 영화 

*가미가제 특공대* 기록영화 

*성숙의 20세* 트로이 도나휴, 코니 스티븐스.. 역시 당시 최고의 커플 두 미남 미녀가 나오는 미국 농촌을 배경으로 한 청춘영화 . 

*무전여행* 후라이보이..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코메디언 곽규석 후라이보이 출현. 

*나는 비밀이 있다* 신영균과 홍콩 여배우. 

*피노키오* 만화영화 

*공범자* 황해, 이예춘, 이민자.. 사생아의 범죄는 그를 낳게한 아버지에게도 죄가 있다는,그래서 공범자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원작,김기영감독, 김동원, 엄앵란, 최지희... 무대는 통영(충무).. 개성이 다른 네 딸들의 너무도 유명한 원작이었지만 원작보다는 단순한 구조로 기획.. 

*다윗과 골리앗* 오손 웰스... 시민 케인을 만든 위대한 오손웰스지만 형편없는 영화라는 기억.. 

*안개낀 거리* 황해, 이향..이향은 전형적인 성격배우..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 도미니코 모도뇨, 안토네라 루알디... 칸초네의 매력..지중해.. 행복 

*밤은 울고있다* 나탈리 웃, 로버트 와그너..둘은 부부였었지. 

*어딘지 가고 싶어* 최무룡, 김지미.. 이후에 둘 역시 부부가 되었던지 아리송. 

*연애주식회사* 김희갑 

*성춘향* 신상옥 감독, 최은희, 김진규.. 홍성기감독의 ‘춘향전’과 추석날 맞붙어 압승. 

*남자는 안팔려* 이대엽, 구봉서 

*상해의 밤* 황해, 엄앵란..독립군 이야기.. 

*약혼녀* 김지미, 최무룡, 김희갑 

*오색 무지개* 김희갑, 방성자, 전계현, 이민자 

*하오의 결투* 란돌프 스콧, 

*4시의 악마* 스펜서 트레이시, 후랑크 시나트라..의외로 좋은 영화..휴머니즘 듬뿍.. 분화구 속으로 뛰어드는 목사.. 

*유랑극장* 박노식, 이경희, 엄앵란 

*화니* 홀스트 붓흐홀츠, 모리스 슈발리에, 샤르르 보아이에, 레스리 캬론.. 노인의 의지.. 젊은이의 사랑.. 

*한강은 살아있다* 김석훈, 김혜정 

*사랑은 주는 것* 신영균, 엄앵란 

*낙동강 칠백리* 최무룡, 김진규, 김지미, 이예춘 

*아슈비치 수용소* 기록영화 ..홀로코스트의 참상이라니.. 

*망부석* 이민자, 이경희, 김운하, 신성일 

*상해 리루* 신미림, 박노식 

*청색 아파트* 김희갑, 도금봉, 최지희, 윤일봉 

*왈순 아지매* 도금봉, 김희갑 

*사장 딸은 올드 미스* 구봉서, 방성자 

*철종과 복녀* 신상옥 감독, 신영균, 최은희..강화도령의 후편격이었나.. 

*빅 칸트리* 그리고리 팩, 진 시몬즈, 찰톤 헤스톤.. 서부..두 유지의 싸움.. 떳떳이 죽음을 맞는 노인..왕년의 찰톤 헤스톤이 집사역 총잡이.. 

*나체전쟁* 꼬마들의 전쟁..자연스런 꼬마들의 연기.. 

*리버티 바란스를 쏜 사나이* 제임스 스츄어드, 존 웨인, 베라 마일스.. 변호사와 건맨..리버티 바란스라는 악당은 리 마빈.. 

*기분에 산다* 문정숙, 김진규 

*쌍검무* 신영균, 최무룡 

*백년한* 도금봉 

*지미는 슬프지 않다* 최무룡, 김지미 

*정복자* 신영균, 최남현, 엄앵란..명절용 영화로 기억.. 

*태평양 작전* 존 웨인의 전쟁영화 

*사위 소동* 구봉서, 김희갑 

*급행열차에 타라* 김진규, 주증녀, 허장강... 유괴범, 제법 압축된 드라마가 스릴 만점.. 

 

오늘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