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1,4,3,3,1)

카지모도 2020. 8. 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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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 作-

 

***동우***

2013.05.26 06:25

 

요한 볼프강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모두 한번쯤 읽어 봤을거라 생각하는 소설일겝니다.

(나는 그렇습니다만) 읽기는 읽었을텐데 도무지 이 소설 속살의 기억은 없네요.ㅎ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한 이성을 향한 미칠듯한 열모(熱慕).

그 말할수 없는 열락과 고통과....슬픔.

 

<"난 맹세했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 이외의 누구와도 왈츠를 추게 하지 않겠다고, 비록 그 일로 인해 내 몸이 파멸한다 해도 좋아">

 

<내가 내 이마에 한발의 총알을 쏘고 싶을 때 로테가 치는 피아노 소리가 그 방황을 치워버리고 비로소 자유롭게 숨쉬게 된다">

 

흐음, ‘늙은’ 베르테르인들 그 마음 없으리까.

나랑 함께 다시 읽어요.

 

여섯번으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첫회 마지막회 빼고 댓글기능 잠금)

 

***eunbee***

2013.05.26 16:29

 

어제밤 읽다가 둔 것 이 아침에 마져 읽었답니다.

프랑크푸르트 괴테의 생가에서 본 샤를롯테의 초상화 속 롯테를 떠올리며 읽었어요.

그런 생각해본적 없는데 초상화의 기억이 없는편이

이 책을 읽기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맘 드네요.

롯테라는 사랑스런 여인을 맘껏 상상하고 싶어서요.ㅎ

그러나 괴테의 집 유리진열장(?)에서 만난 샤를롯테도

무척 사랑스런 표정의 아름다운 여인이었지요.

 

이런 책을 중학교 때 오빠 책꽂이에서 뽑아내어, 읽는다고 폼잡고 들고 다녔으니...

지금 읽으니 제맛을 알게 되겠구나..싶은 것을.ㅋ

 

다음 편지를 기다립니다.

사랑은 천둥번개처럼도 오는가.

 

***동우***

2013.05.27 05:59

 

저 천둥번개처럼 휩싸이는 사랑의 감정...

시대와 자연을 대하는 사유의 깊이라던가 인간성에 대한 통찰력...

스물네살의 나이에 이와 같은 작품을.

과연 괴테는 천재일시 분명합니다.

로테를 향한 베르테르의 저 불꽃과 같은 파토스는 그런 느낌의 경험이 없다면 피상적으로는 이와 같은 묘사는 할수 없었을 것....

그리고 베르테르의 사랑의 동인(動因)은 로테의 여성적 아름다움에만 함몰된 건 아닌것 같습니다.

로테의 취향이라던가 교양, 죽은 어머니 대신 많은 동생들을 건사하는 모성애등...

남성을 미혹케 하는 여성성이란 오로지 외면적 표피적 美에만 기인되는건 아닐터...

베르테르를 향한 로테의 감정의 디테일이 좀 아쉽지만, 끝무렵에 숙녀로서의 그녀의 한계가 묘사됩니다만.

 

<"하지만 알베르트, 그럴 때에도 예외는 있어요. 물론 절도가 죄악이라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하지만 나와 내 가족 앞에 닥친 허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도둑질을 한 경우에는 그를 동정해야 할까요, 아니면 처벌해야 할까요? 부정한 아내와 그녀의 비열한 정부에 대한 분노를 누르지 못하고 그들을 처단해버린 남편에게 누가 맨 처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환희의 순간 통제할 수 없는 사랑의 기쁨에 자기를 잃어버린 처녀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지요? 냉혈동물처럼 냉혹한 우리나라 법률까지도 감동한 나머지 처벌을 유예할 꺼예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제목이지만 일본어 중역에 의하여 그렇게 된거라고 하네요.

'젊은 베르터의 고통'이 정확한 번역이라고 합니다.

 

나 역시 그 옛날 읽었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 소설의 인상은 아주 상투적인 것이라우.

순애보의 연애소설 정도의...

그런데 낫살 들어 다시 읽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아주 다르게 읽히니 사랑의 감정에 관한 어떤 통찰이 생겼달까.. ㅎ

 

***저녁산책***

2013.06.05 13:54

 

동우님, 제게 대부분의 고전은 '읽은 듯 하나..정작 안 읽은 책들'...

그런 책들이 수두룩합니다.ㅎ

너무 부끄러운 일이지요.

 

오페라 영상으로 만났던 '베르테르'와 '로테'...

무도회를 다녀오며 새벽녘에 부르던 아리아를 떠올리면서 읽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글들 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이번엔 다 읽고 마지막에 인증 댓글 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셔요~~

 

***동우***

2013.06.06 05:38

 

하하 저녁산책님.

읽었다고 착각하는게 고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어린 시절 다이제스트로 씌여진 동화라던가 소년소녀 문고판으로 읽었거나 예제서 들은 이야기등으로 기억에 익은 탓이기도 할겝니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 축약된 세계명작은 읽히지 않는게 좋을거라 생각한답니다.

소설읽기란 일단은 서사적 재미로움일진대 어린 날 읽었던 것이 스포일러가 되어 흥미유발을 방해한다고 생각되거든요.

 

인증댓글 기다립니다. (하하, 절대 부담없으시기)

현충일 휴일, 저녁산책님도 행복한 하루를.

 

***동우***

2013.05.31 05:23

 

낭만주의의 질풍노도(疾風怒濤, Strum und Drang).

베르테르는 순수한 정열을 가지고 있는 사람.

 

세상과 인습과 상식에 직수굿하게 맞추어 살아갈수 없는, 그의 평범하지 않음에 베르테르의 비극성(悲劇性)이 있을듯 합니다.

로테와의 이룰수 없는 사랑이라는 외적 요인뿐 아니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미 그의 영혼에 깃들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자연과 美와 순수함에 대한 동경과 예술적 열정으로 가득 찬 영혼, 시대적 사회적 환경과 관념에 그는 절망하였을 것입니다.

 

아, 나의 로테.

베르테르의 슬픔은 내게도 있습니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 충만과 구원의 정신적 이미저리...

나의 로테.

 

<"무릇 옮아가는 것은 모두가 영원한 것과의 비유에 지나지 않는다. 일찍이 채워지지 않는 것, 이제 여기에 채워진다. 형용하기 어려운 것, 여기서 이루어지고, 영원히 여성적인 것, 우리를 이끌어 오르게 하도다." -파우스트 종장의 대사->

 

'괴테'라는 인류사적 거인에 대하여 나 따위 무얼 더 중언부언하리까.

 

***동우***

2016.06.23 05:06

 

아래 글은 내가 숭모해 마지않는 '쉬바이처'가 괴테 사후 100주년을 맞아 자신이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던 괴테를 회고하여 행한 강연록의 일부라고 합니다. (좀 전에 줏어 왔습니다)

 

++++

<현대인에게 보내는 괴테의 메시지>

-쉬바이처-

 

인류의 역사에는 위대한 사상가들이 많다. 그러한 사상가들은 현실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비추어 보고 해결하는 지혜를 후세들에게 제공해 준다. 독일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괴테(Goethe)도 마찬가지이다.'진정한 인간성'을 추구하는 그의 사상은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도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아 있다.

괴테는 정신 세계에 다양한 요소를 지닌 사람이었다. 예리한 판단력,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예민한 감수성을 괴테만큼 두루 지녔던 사람도 드물다. 그런데 이런 특성들이 선천적이라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노력하고 탐구하여 얻은 것이라는데 그의 매력이 있다. 그는 평생 동안 완전한 자기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시인이며 자연 과학자이고, 사상가이며 정치가인 삶을 살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에 앞서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싶어했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인간성'은 이러한 삶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인간다운 인간은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결하고 선량하며 동정심을 잃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아울러 그 바탕에는 내면 세계를 부단히 성찰하면서 자신의 참 모습을 일구어 가는 진지함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품성을 두루 갖춘 인간성을 괴테는 자연과 유사한 상태로 간주하였다.

'진정한 인간성'을 강조하는 괴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현대 사회의 척박함 속에서도 개인이 인간성을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본다. 여러 가지 점에서 현대인은 자연스럽지 못한 상태로 변해 가고 있다. 인간성의 근원이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현대인은 자신의 참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물질이나 이념과 같은 외면적 가치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왜곡된 인간성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력과 살생을 자주 목격한다.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부여된 고귀함을 잊은 채 욕망이 이끄는 대로 휩쓸려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어둠 속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떠오른다.

한편 '진정한 인간성'에 대한 요구는 개인과 집단의 대립을 야기하기도 한다. 괴테는 인간의 목표가 각자의 개성과 존엄성을 통해 보편성에 이르는 데 있다고 보았다. 즉 그는 자연이라는 근원에서 나온 개체에 대해서는 자연과 동일한 권리를 부여하였지만, 개체와 근원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단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

그리하여 나폴레옹이 그의 조국을 점령하였을 때에 그는 피히테(Fichte)만큼 열성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도 자기 민족의 자유를 원했고 조국에 대해 깊은 애정을 표시했지만, 그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은 것은 인간성이나 인류와 같은 관념이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괴테는 집단 의식보다는 개인의 존엄성을 더 중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집단에 속한 채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는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떠오른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 다수의 논리를 내세워 개인의 의지를 배제한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이라 할 수 없다.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효율성의 원칙만을 내세워 집단을 개인의 우위에 두면 '진정한 인간성'이 계발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는 개인이 조직 사회에 종속됨으로써 정신적 독립성을 잃게 되는 위험성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괴테가 세상을 떠난 지 긴 세월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그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그는 현대의 공기를 마셔 보지 않았지만 대단히 현대적인 시각에서 우리에게 충고를 하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 무서운 드라마를 끝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다함께 '진정한 인간성'을 추구해야 한다. 물질적 편리함을 위해 정신적 고귀함을 간단히 양보해 버리고, 집단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순수성을 쉽게 배제해 버리는 세태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혼을 가진 인간으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순수하고 고결한 인간성을 부르짖는 괴테의 외침은 사람 자체를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져 가는 오늘날의 심각한 병폐를 함께 치유하자는 세계사적 선서의 의미를 지닌다. 모든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사랑하는 마음과 선량한 마음을 잃지 않고 각자 '진정한 인간성'을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현대 사회의 비인간화 현상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

 

***고향***

2013.06.01 13:33

 

잘 읽었습니다. 동우님.

중학교 때 무척 설레면서 읽었던 이 사랑이야기를 지금 읽으려니 왠지 너무 단원이 진도가 안나가 힘들었답니다.

제가 좀 단순한 사람이라 원래 철학책을 못읽는데 마치 데카르트라도 읽는듯이 힘이 든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제 세월에 맞게 중성이^^ 되어서 사랑의 두려움과 떨림의 기억을 다 잊은 탓인가,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읽느라고 수고했다 소리가 듣고 싶을 지경으로.^^^

긴 글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어요.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동우***

2013.06.02 07:16

 

나와는 반대로군요.ㅎ

나도 옛날 읽었을 터이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감동이라거나 하는 기억은 별로 없어요.

무척 지루하여 책읽는 진도도 더뎠다는 기억.

상투적인 순애보의 사랑 이야기쯤으로 남아 있을 뿐.

대문호의 괴테가 쓴 것이고, 한 세대 전 베르테르의 모방 자살 유행하였다는 역사적 에피소드 때문에 과다한 평판을 누리는 소설쯤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낫살 들어 다시 읽어보니 의외로 술술 읽히고, 말씀처럼 사랑의 두려움과 떨림이라거나 극적 감동은 없지만 괴테의 생각의 편린들을 쉽게 느낄수 있는 좋은 소설이라는 느낌입니다.

 

어쨌거나 고향님.

내가 상찬의 말씀드립니다.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ㅎ

 

***고향***

2013.06.03 14:54

 

제 농담이 좀 썰렁했지요.^^^

 

***저녁산책***

2013.06.17 09:58

 

동우님,, 그간 안녕하셨지요?

지난주에 다 읽고서는 댓글을 이제야 답니다ㅎ

 

역시 원전이 주는 감동은 다릅니다.

베르테르는 풍부한 낭만성의 인격체네요.

자연과 모성애에 대한 경외랄까..그리고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정신이랄까요.

푸른 푸록코트에 노란 조끼가 그 당시 젊은 남자들의 유행 드레스 코드 였다지요.

오페라 에서 보던 것과는 조금 다른 부분은

베르테르와 알베르트와의 교분이 상당히 있었던 거네요.

두사람이 죽음, 자살..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격론하는 부분도 오페라에는 없었던 부분이라..새롭구요

 

오페라를 감상할때 꼭 원전을 읽고 오라는 강사샘의 권유를 실감하고

동우님께서 이렇게 도와 주시니 더욱 고맙습니다.

 

장마가 시작된다지만..오히려 저는 시원한 빗줄기가 기다려 집니다.

좋은 하루 보내셔요~~

 

***동우***

2013.06.18 05:59

 

저녁산책님.

내 PC 트러블로 그동안 사운드가 벙어리였던지라 저녁산책님댁 음악 뜨아하였습니다.

이제 부활시켰으니 내 방에 저녁산책님의 음악, 내 아침산책의 음악으로 흐르게 하여야지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나도 느끼는바, 그의 자살은 '롯테'를 향한 이루지 못하는 사랑보다는 베르테르 자신의 낭만적 기질에 연유한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도 예전에 알베르토가 좀 살벌한 인물이었다는 기억 속 느낌이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선입견이란 이와 같이 참 상투적인가 봅니다.ㅎ

 

저녁산책님.

이 오페라 포스팅하실 언젠가를 기다리겠습니다.

 

시원한 빗줄기 나도 기다리지만, 주구장창 비내리는 장마철의 눅눅함을 생각하면 좀.ㅎ

좋은 하루, 저녁산책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