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라호아 병영사건 外 추리소설 몇편>
<라호아 병영사건>
-에이브람 데이비슨 作-
***동우***
2016.07.23 00:11
주말, 추리소설 한편.
'에이브람 데이비슨(Avram Davidson)'의 '라호아 병영사건'
전에 야초님 댁에서 업어온 것인데 소설은 물론 작가도 처음입니다. (미국작가라고 짐작합니다만)
인도, 영국군의 하급병사들과 병영 주위 여자들과의 치정..
무지하고 단순하지만 저돌적이고 강인한 하사 도커.
그리고 해사한 미남 하사 오웬.
약해빠졌지만 도커의 그늘 아래 숨어 그나마 미꾸라지처럼 군대생활 영위하는 마우스.
마우스는 교활하기 짝이 없는 수법으로, 도커로 하여금 오웬을 살해케 하고 도커를 죽음(死刑)으로 내몰아 도커의 여자를 차지합니다.
겨울날 영국의 어느 술집.
가퍼 영감이 술이 취하면 늘 떠벌이던 인도에서의 군대생활 이바구.
화자(話者)의 추론과 유도심문으로 그 비겁하고 추악한 진상이 밝혀집니다.
엑조틱한 분위기와 어울려 상황적 추리의 묘미가 있는 소설인데.
의역(意譯)을 하여 분위기를 좀 더 살렸으면 좋았을걸 하는... 번역에 대한 아쉬움...
여름이 깊어갑니다.
좋은 주말을.
<팔월의 열기>
-윌리엄 하비 作-
***동우***
2016.07.24 00:41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의 '팔월의 열기(August Heat)'
오르가즘으로 치닫고 있는 계절.
7월의 열기가 대단합니다.
휴일, 오싹한 추리소설 한편.
묘비명,
<제임스 클래런스 위든크로프트를 추모하며
1860년 1월 18일에 나서
1900년 8월 20일 돌연사하다
"생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죽을지니.">
지금 시간은 1990년 8월 20일 11시.
<이제 열한 시가 넘었다.
한 시간만 있다가 돌아갈 생각이다.
그러나 더위에 숨이 막힌다.
사람을 미치게 만들 정도로.>
소설이 끝난 그 다음의 장면.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을 그려보시면서 열대야의 밤을 좀 식히십시오.
++++
<작가 프로필>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1885~1937)는 영국의 소설가로 1차 세계대전에서 중상을 입은 뒤 거동이 불편해졌다. 첫 단편집《미드나이트 하우스Midnight House and Other Tales》를 발표하면서, 몬터규 로즈 제임스Mantague Rhodes James의 영향을 받은 심리적 유령 소설의 대표적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팔월의 열기>, <황무지 저편Across the Moors>, <다섯 손가락의 짐승The Beast with Five Fingers> 등의 대표적 단편들에는 초자연적인 요소와 광기가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
<한 단어에 천 달러>
-로렌스 블록 作-
***동우***
2016.07.30 04:22
에어컨 그늘 아래서 연명(ㅎㅎ)하고 있는 염천의 나날입니다.
무더위에 지치면, 가끔 옛직장 조선소 현장을 떠올립니다.
한여름 볕살과 용접열기로 부글부글 끓는 선박의 탱크 안은 그야말로 초열지옥이지요.(강판의 열 전도율은 대단합니다)
높이가 1미터도 되지 않는 그 좁은 공간을 박박 기었던 그때, 유난히 더위를 타는 내가 어떻게 견뎌냈는지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그 탱크구석에 머리박고 용접불꽃을 일으켰던 작업자들 (용접면을 쓰고 가죽 방호복으로 중무장)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을테지만. (듣자하니 요즘은 개인 냉방기를 휴대하고 탱크작업을 한다는군요. 노동환경의 개선, 정말 잘 하는 짓입니다)
무더운 주말의 엔터테인먼트, 추리소설 한편. (장르문학을 죄 추리소설로 싸잡아 취급하는건 문제가 없지 않을듯)
'한 단어에 천 달러'
인생 무어 있습니까.
The life is just one shot !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한방이지요. 하하
투자의 원칙.
고위험 고수익.
저위험 저수익.
투자론에서는 사람들을 몇 기질로 나눕디다.
기대수익율과 표준편차를 따져서 위험회피형과 위험감수형으로.
나같은 쫌팽이는 당근 위험회피형이지요.
내가 복권을 사보았던게 언제였던지, 나는 노름도 할줄 모릅니다.
오해없으시기를.
착실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배짱이 없는 까닭이랍니다.
엉뚱한 객소리, 무더위의 사설이었습니다. ㅎ
좋은 주말을.
***┗字夢美廷***
2016.07.31 15:50
위험회피형에 저도 손 들어요.
그러니까 사업도 못하고...
ㅎㅎㅎ 싸우지도 못하고.
***┗동우***
2016.08.01 04:21
하하, 홍애님.
제법 있을거에요, 우리처럼 그런 기질의 사람들...
귀국하신거지요?
여일한 무더위 속으로.
***진맘***
2016.07.30 16:15
동우님.
매일 올라오는 Reading Books으로 동우님의 안부는 늘 뵙고 있습니다.
댓글에서는 동우님의 기분까지도 헤아려지죠. ㅎㅎ
남보다 더 더위를 타시는 동우님.
바다가 있는 부산은 그래도 여기보다는 시원하다고 생각하는데 예전 직장생활까지 떠올리시고..
인생 한방은 요즘 젊은애들 잘 쓰는 말이지요.
저 주인공은 소설의 문장을 엿가락처럼 길게 뽑는 수법도 쓸 줄 몰랐던가 보네요.
20년 동안 변함없는 단어당 5센트의 원고료.
저라도 한방을 노렸을것 같아요. ㅎㅎ
너무 더워요, 동우님.
올려주신 소설로 잠시 땀을 식혔습니다.
제겐 언제나 고마운 동우님입니다.
더운 날 건강 잘 챙기시고 언제나 그렇게 계셔 주십시오.
사랑합니다 동우님.
***┗동우***
2016.07.31 04:19
정말 덥지요? 진맘님.
곁에 바다가 있어도 눈맛만 좀 시원할뿐 부산도 찜통입니다. ㅎ
하하, 그렇네요.
단어당 5센트.. 엿가락처럼 좀 길게 늘여서 우려먹지. ㅎ
원고료
원고료와 한방...
시인 함민복처럼 '긍정적인 밥'을 생각하면서 국으로 눌러 참던지. ㅎ
++++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살아있는 팔찌>
-로버트 블로크 作-
***동우***
2016.07.31 04:11
한여름철 휴일, 가벼운 추리소설 한편.
<머리는 계산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세라가 런던에 도착해서 이쪽으로 전화를 걸때까진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남편이 죽으면 유산이 얼마나 들어온다고 했더라?
앞으로 얼마쯤 지나면 그 크레이트가 페나의 주며니에서 날뛰기 시작하고, 옷감을 통해 그놈의 살찐 몸뚱이를 물어뜯을까?
이 마지막 의문에 대한 대답은 곧 주어졌다.
얇은 벽을 통해 옆방에서 비명이 들려온 것이다.
그가 침대에 걸터앉아, '오른쪽 다리의 의족' 가죽끈을 푼 바로 그 순간.>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더니.
정부(情婦)의 돈 많은 남편이 몸소 오셔서 손수 죽어주시는군요.
운 좋은 녀석, 비커리. ㅎ
의족을 하였더라도 굉장히 핸섬했던가 보지요?
세라의 정부(情夫)였던 걸 보면.
<피장파장>
-모리스 허쉬먼 作-
***동우***
2016.08.06 00:13
염천의 주말입니다.
'피장파장', 짧은 추리소설 한편.
가시버시
사랑과 정절로, 그렇게들 해로하면 좋으련만.
어째서 마누라 죽이기, 남편 죽이기는 추리소설의 단골 소재일까요. ㅎ
얘기 난 김에 '리딩북' 카테고리에 유명한 추리소설 한편 올리겠습니다. <예전에 한번 올렸던 작품인데 본문을 지워버렸지요.>
추리소설의 묘미에 눈을 뜨게한, 내게는 기념비적인 소설입니다.
'도로시 L. 세이어스' (Dorothy L. Sayers, 1893~1957.. 애거서 크리스티에 버금가는 여성 추리작가)의 '의혹'
여름밤 읽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의 추리명작입니다.
강추합니다.
다시 읽어도 서늘한데, 까짓 열대야 쯤이야.
처음 읽으시는 분들, 읽고 난 후에는 등골이 으시시해지실겁니다. ㅎ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아이작 로먼 作-
***동우***
2016.08.06 23:10
추리소설 (推理없이 읽히는 책도 죄 추리소설로 분류된답니다.)의 반전(反轉)의 묘미.
살해하려고 노리는 대상.
그는 사원들의 생사여탈권을 휘두르는 사주(社主) 스트론버그가 아니었네요.
좀 전 자신의 정의로운 객기(客氣) 덕에 해고의 위기에서 벗어난 동료 마크였습니다그려.
그가 없어지지 않으면 자신의 목이 댕강 날아갈 판이었거든요. ㅎ
몇푼 봉급에 목매단 샐러리맨.
내 한시절도 생각나는데... 이 아이러니, 웃지들 맙시다. ㅎㅎ
청년실업 백만이랍니다.
봉급쟁이의 페이소스.
이 소설의 작가 '아이작 로먼'의 '상자' (전에 올린적 있는데 본문 삭제)를 아래에다 덧붙입니다. <스트론버그. 등장인물의 이름도 같군요.>
++++
<상자 -The Box->
-아이작 로먼-
스트론버그 밑에서 일하는 것은 상자 속에 갇혀 지내는 것과 같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난 그렇게 느낀다. 상자 속에 갇혀 있고 스트론버그만이 그 열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나는 또 하나의 열쇠를 발견했다. 스트론버그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확실히 상자 뚜껑을 열 수 있는 열쇠. 그놈이 자기 열쇠를 사용하지 않으니 난 내 것을 써야 한다. 내 열쇠는 <죽음>이다. 일단 결심을 하자 그 결의는 아주 자연스럽게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 난 신바람이 나서 계획을 세웠다. 어떻게 스트론버그를 죽일까?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안 된다.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가장 안전한 법이다. 그러나 난 경험이 없었다. 물론 추리소설이야 읽고 있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가공인물을 죽이는 방법도 연구한 적이 있다. 그리고 작가보다도 훨씬 잘 해치운 적도 여러 번 있다. 그러나 차가운 종이 위의 이야기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진짜 인간은 다르다. 스트론버그야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놈은 물고기다. 이제 그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거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낚는다? 난 생각했다. 독살? 단서를 잡히기 쉽다. 자동차로 치어 버리고 도망친다? 확실하지 않았다. 스트론버그는 죽지 않을지도 모른다. 총? 소리가 나고 피가 흐른다. 게다가 이런 방법들은 모두 간단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있는 재료와 정황을 이용하기로 했다. 계단에서 밀어뜨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 홉킨슨이 와서 2달러를 내라고 했다. 왜냐고 물었다. "스트론버그 송별회 때 써야지. 드디어 작자가 퇴직할 모양이야. 자넨 행운아야. 스트론버그가 그러는데, 후임자는 자네밖에 없다고 하더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진짜일까? 진짜였다. 난 갑자기 상자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또, 스트론버그를 죽일 필요도 없어졌다. 그러자 이제 스트론버그가 인간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속박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자가 날 시험하고 훈련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게 되었다. 저 선량한 사내는 내게 호의를 가져주었던 것이다. 송별회에서 난 스트론버그와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 나서 5년이 지난 지금 난 과장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재미있지가 않다. 아니, 그 반대다. 관리직이 되자 책임이 무거워졌다. 그건 관리직만이 져야 할 책임이다. 모두 일을 잘하고 있는지, 우리 과가 실적을 올리고 있는지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그러나 어찌할 도리가 없을 때도 있다. 난 생산을 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어떻게 생산을 한단 말인가? 하루 일과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보다 옆에서 우물거리기를 좋아하는 무능력자들을 데리고... 최악의 문제는 홉킨슨이다. 며칠 전에도 그자는 신경 쓰이는 말을 했다. 내 밑에서 일하는 건 마치 상자 안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이다. 조만간 인사과와 상담하여 퇴직문제를 고려하는 쪽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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