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불타는 크롬>
-윌리엄 깁슨 作-
***동우***
2018.11.03 05:10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1948~ )의 '불타는 크롬 (Burning Chrome)'
'윌리엄 깁슨'은 일반적인 SF작가 라기보다 '사이버펑크(cyberpunk)'라는 새로운 문학장르를 개척한 인물이라고 평가됩니다.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새로운 어휘도 그로부터 나왔고 '매트릭스(matrix)'라는 말도 1981년에 발표한 이 소설에서 처음 등장한 어휘라고 하지요.
불타는 크롬.
낯선 개념의 단어들을 일일이 검색하여 이해하기를 시도하면서 (註를 삽입하면서) 읽어나가다가 그만 포기하였습니다.
나처럼 물렁한 인문편향적(?) 인간이 과학적 로직(Logic)의 세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기에 너무나 벅차다는걸 자각하고서리...ㅎ (아래 몇 문장만 보더라도.)
그냥 소설적 알레고리로 어림하면서 읽어도 매혹적인 소설입니다.
<무더웠다. 우리가 크롬을 불태웠던 그날 밤은.>
<굿바이, 리키. 이젠 너를 못 볼지도 모르겠군.
어두운, 너무나도 어두운, 크롬의 얼음 회랑.
육체가 없는 우리는 곡선 궤도를 그리며 크롬의 얼음 성채로 돌입한다.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른 속도. 마치 침입중인 프로그램 꼭대기에서 파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발 밑에는 소용돌이치며 돌연변이를 계속하고 있는 글리치(glitch, 외부 노이즈, 반사파,파형) 시스템 군(群). 우리는 지각을 가진 작은 유막이 되어 그림자의 복도 위를 흘러간다.>
<어딘가에 우리의 육체가 존재한다. 머나먼 곳, 강철과 유리로 된 천장이 있는 비좁은 로프트 안에.
어딘가에서 마이크로세컨드 단위의 초읽기가 계속되고 있다. 도주를 위해 남겨진 시간을 재는 그것말고 어떤 목표가 있단 말인가? 돈? 그는 그 빛을 쫓을 만큼 돈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
다른 인간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권력에 수반하는 책임을 그는 혐오했다.
자신의 기술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긍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조차도 지속적인 동기는 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여자로 그것을 대신했다.
리키가 나타났을 때 그는 여자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그것도 제일 나쁜 맥락에서.>
<어둠의 심장, 그 고요한 중심에서 글리치 시스템이 빛의 회오리 바람으로 어둠을 갈기갈기 찢는다.
회전하며 튀어 나가는 반투명한 면도날.
우리는 소리 없는 슬로 모션의 폭발 중심에 떠 있다.
얼음조각들이 영원한 궤적을 그리며 떨어져 나가고, 보비의 목소리가 몇 광년이나 떨어진 전자적 허공의 환영을 가로질러 들려 온다.>
이 매혹적인 소설, 불타는 크롬
3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함께 읽어요.
***동우***
2018.11.05 00:23
20세기형 인간인 나.
모더니즘과 자본주의에 이미 길들여져버린.
예상건대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의 물질주의적 고정관념은 여지없이 깨어질 것입니다.
<머리 속에 매트릭스가 펼쳐지기 시작하며 은빛의 안내섬광(phosphenes)이 밀물처럼 내 시야를 가로지른다.>
사이버스페이스.
완전히 투명한 무한대의 3차원 체스판,
가상공간에서 가상의 나는 육체를 벗어납니다.
그 탈육체적 환희를 나는 느껴보지 못하고 죽을것이지만.
<크롬, 그녀의 귀여운 동안은 강철처럼 매끄럽다. 대서양의 깊은 해구 바닥에 어울릴 듯한 눈동자. 가공할 압력하에서 서식하는 차가운 잿빛 눈. 어두운, 너무나도 어두운, 크롬의 얼음 회랑.>
보비 퀸과 오토매틱 잭.
이른바, 인터페이스 카우보이(interface cowboy)
어떤 상황에 맞닥치더라도 자신을 최우선 긴급 지령으로 위장하도록 설계된 의태(擬態) 병기, 해커프로그램.
크롬의 얼음짱같은 방어벽을 녹이는 해커의 솜씨.
그리고 심스팀(Simstim).
다른 사람의 감각과 의식으로 모의자극을 즐기는 여자.
윌리엄 깁슨의 '불타는 크롬'
헤밍웨이와는 궤를 달리하는 새로운 하드보일드.
쿨하기 그지없는 매트릭스적 감각, 사이버펑크문학.
나는 문학적 알레고리로 대충 느낄 뿐이지만, '아바타'가 현실이 되는 날도 그닥 멀지 않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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