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00. 6

카지모도 2016. 6. 2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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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3  2000. 6. 1 (목)


비 흩뿌리고 서늘한 날씨.


'한국인' K사장 보림팩토리아 건은 유보키로.

BR 팩토리아에는 그 건 말고도 몇건의 공장이 자산관리공사 압류부동산으로서 나와 있다.


19474  2000. 6. 2 (금)


삼환 나띠르빌 아파트 분양 대행.

대우 사원아파트 관리 건.

Y사장의 기획인데 채산성이 있는건지 나의 안목으로는 가늠할수 없다.

그런데 대두되는 공동주택의 관리문제.

관리위탁회사의 조건은 주택관리사자격의 이사 보유.

주택관리사, 이것저것 알아보니 아파트관리소장이라는 봉급쟁이의 직업도 괞치 않은듯.


英이, K군과 무엇 때문에 틀어졌는지 만나주지를 않는 모양.

K군은 J에게 호소하는양...

무슨 일인지 아비짜리는 알 도리가 없구나.


19475  2000. 6. 3 (토)


지하철 탈선사고.

부산지하철 장전역 부근에서 탈선, 다행히 인명은 상하지 아니하였다.



19476  2000. 6. 4 (일)


가을 날씨처럼 썰렁.

135번 버스의 배차시간을 메모해 놓으니 편리하다.

대략 시간을 가늠하여 정류장에 나가면 되는 것이다.


사무실.

나는 요즘 울증의 시기에 접어든 모양.

며칠째 몸의 컨디션은 말이 아니고.

눈과 허리 동네의 사정 또한 좋지 아니하다.


몸은 몸이지만 무엇보다 마음밭에 구름이 끼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있으면,응시하는 내면의 그곳 그 이는 저리도 엄존하시건만.


19477  2000. 6. 5 (월)


일요일

오후에 H근이 오토바이 몰고 집으로 온다.

침낭, 바나등 야영장구를 싣고서.

동해안을 따라 오토바이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완전히 성치도 않은 녀석이.

아집 그것도 병이다.

마루에 마주 앉아서 바둑두고 소주마시고.

함께 마루에 누워 잠을 자고 아침이 되자 녀석은 오토바이 몰고 휭 떠난다.


옛날에는 여유가 있을때  물질적인 인간은 吟風弄月하고 정신적인 인간은 弄世를 하였다고 한다.


세상을 농하다니. 시니컬한 그런 삶.

이 현대에 감히 弄世라는 것이 있을수 있을까.


나는 때로 그런 폼을 잡고 싶은데.


19478  2000. 6. 6 (화)


땡볕.

'LD라인'은 날로 느슨해지는 분위기다.

초반의 긴장감이나 의욕은 다소 수그러든다.


'한국인' K사장에게서 연락.

BR팩토리아 2층의 공장에 관심 표명.


새벽.

예수님의 해학.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로"

"너희중 죄없는자 이 여인을 처라"


19479  2000. 6. 7 (수)


술을 향한 열정.

불을 향하여 돌진하여 제 몸을 사르는 불나방.

나는 술을 그토록이나 사랑는가.


그러나 틀림없는 것은 술이야말로 내게 정직한 유일한 대상이다.


19480  2000. 6. 8 (목)


BR팩토리아 물건 조사, 현장 답사.


인터넷 검색엔진에 내 이름 이상헌을 처넣었더니 수백의 것이 뜬다.

아버지가 지어 주신 내 이 이름이 남들도 좋은 모양인가.

이름과 재능과 운명.

성명학이라도 천착해 봄직?


19482  2000. 6. 10 (토)


북한 아이들, 남쪽무대에서 공연.

현란한 기교의 무용과 가창력이 놀랍다.

그러나 그 기교 뒤에 숨어있는 사회주의 나라의 과장된 위선을 본다는 것은 슬픔이다.

굶주리는 인민들과 오버랩 되는 무엇이 있다.


아이들 노는 것을 보면 그래도 콧등이 시큰.


'장기수의 귀휴'라는 넌 픽션을 보고 있노라니 또 눈물을 참을수 없다.

나는 눈물이 많다.

감상적이라기 아직까지 인간이 덜 여문 탓이다.

중심이 가벼운 까닭이기도 할 터.


별것도 아닌데 눈물을 글썽이는 이 오십줄의 사나이...


18483  2000. 6. 11 (일)


이른 시각, K사장 사무실 오게하여.

보고서 브리핑.

BR 팩토리아 2건의 부동산 101, 102호 입찰키로.

나는 단독 입찰 예상하고 최저가에서 조금 얹은 금액을 제시.

내 추측이 맞았으면.


19485  2000. 6. 13 (화)


입찰법정.

단독응찰로 낙찰되었다.

최저가에 불과 4만원 더 써내었을 뿐 완전히 성공적인 입찰이었다.


만족한 K사장 점심 하자는걸 짐짓 사양하고 돌아온다.

이제 무사한 명도가 문제다.


박계점의 책을 읽다.

복음주의도 아니고 자유신학을 주창하는 것도 아니면서 좌충우돌 교회의 부정적인 것들을 씹는다.

물질화 형식화 외면화된 교회 - 엄청난 목회비, 돈을 붓는 예배의식, 성전, 교육관, 수양관, 교회묘지 조성...


정녕 기독교는 내면화되어야 한다.


19486  2000. 6. 14 (수)


김대중 대통령, 평양 순안비행장 도착.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다.

소설같은 환상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둘이 포옹하는 그 장면을 보고 또 본다.


내 아버지가 긍정하여 껴안았던 그 쪽 세상은 내게 무엇이었던가.

적의의 대상도, 동경의 대상도 아닌 그 무엇.


내가 그 쪽 세상을 이성적으로 인식하였던 시점은 언제였는지.

'때려잡자 공산당!' 구호의 허상에서 벗어난 시점.

어린 시절 나는 아버지가 납북된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그리하여 내 반공이데올로기는 하등 상처받을 것이 없었다.


중학교, 자하문밖의 하숙집에서 형과 찾아간 도렴동의 고모집.

그때 고모는 말하였다.

만약 아버지라는 사람이 나타나거들랑 즉시 알려야 한다고.

그때 나는 그 무조건적인 반공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고 있었던지.

아버지가 공산주의자였음을 알았으므로.


그 후 연좌제라는 것을 알았고, 그로 인하여 국내를 벗어날 수 없음에 한때 아버지를 원망도 하였던지.

아버지는 월북하였으므로.


아, 아버지가 불렀을 수령님과 내가 말하여 왔던 때려잡자 김일성의 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죽고 죽이고 하였을 사람들의 핏줄들, 그 핏줄은 지금 저 다른 세계의 두 두목이 포옹하고 있는 화면을 무슨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단 말가.


착잡, 기쁨, 감동, 모순, 당혹, 환희....


19487  2000. 6. 15 (목)


김정일, 생각보다 유연하고 자신만만한 포즈.

한나라의 황태자로 성장하여 그런지 분위기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도 있다.

아, 무엇인가 놀라운 일이 한반도에서 벌어지려 하고 있다.

나는 지금 한낱 부동산업자인데.


서울 공능동의 공인중개사무소.

부산의 스케일과는 다른 전형적인 서울의 큰 손 부동산쟁이.

한 보름 전에 인터넷으로 어찌 그와 연결이 되었고 그는 내게 부산지역의 경매투자 에 대하여 물어 보았었다.

어제 전포동 근린물건에 대한 정보를 주자 그는 대번에 솔깃하여, 금요일 비행기로 실투자자와 함께 부산에 내려 오기로 한다.

이런 즉각적인 반응과 액션에 놀라울 뿐이다.


급히 공부를 발급받는다, 보고서를 만든다 분주하다.

경매사업부 새로 들어온 친구 LS점을 조수로 하여.

행정고시 1차 합격, 2차 준비중인 친구.


19488  2000. 6. 16 (금)


벌써 한여름으로 접어들었는지, 꽤 더운 날씨.

김대중은 개선장군 마냥 돌아 오고 김정일은 새로운 이미지로 남쪽 사람들에게 어필하였다.


오늘 내려올 부동산 전문가들, 서울의 큰손.

솔직히 그들과의 대면이 짐짓 설레이기도 하고 캥기기도 한다.


19489  2000. 6. 17 (토)


서면의 커피숖.

서울서 내려온 공인중개사 KY훈 씨와 투자자로서 화교인 W사장, 또 정체불명의 한 사내.


전포동 근린건물.

세사람은 나의 브리핑을 눈을 빛내며 경청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이사님께서는 수수료로 얼마를 받으시겠습니까?"는 질문.

당연히 우물쭈물 망설이는 나.

"1300만원 드리죠? 적습니까?"

1300만원, 적은 돈이 아니다.

게다가 명도비로 5천만원을 따로 계상하여 보고서에 적시하였으니.

나는 여태까지와는 스케일이 다른 부류를 접한 것이다.


디테일에 연연하지 않는 대범함.

부자는 디테일없이도 경제를 지배한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컨트라스트는 너무나 강하다.


현장을 안내한다.

현장에 이르자 자신들이 둘러볼테니 날보고는 한사코 먼저 돌아 가시라고 등을 떠민다.

그들의 현장 답사 기법을 지켜보고 싶었으나 하릴없이 등을 돌린다.

한 30분뒤에 휴대폰이 울린다.

그 물건은 투자자 W사장이 구상하는 물건과는 다르다. 오후 4시까지 서울로 돌아가기전 다른 물건을 소개하여 달라는.


급히 데이터 베이스를 뒤져 그들 투자금액에 맞을만한 물건들을 선정한다.

세건의 물건을 가지고 LM철 차를 몰아 그들을 태우고 남천동, 부전동, 토성동의 물건을 둘러 본다.

토성동의 근린건물에 지대한 관심.

입찰일은 아직 멀었다.


19491  2000. 6. 19 (월)


일요일.

태종대 숲 속.

이순열의 옛 책 '음악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숲 속에서의 독작.

내 한낮의 일락.


흙에 떨어진 안주조각으로 몰려드는 개미들.

한참 관찰한다.

개미들, 얘들은 모두가 똑같은 개성의 개미들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적 소설의 상상이 아니더라도.


개미의 개성.

가만히 들여다 보니 이들중에는 괴짜 개미도 있는듯하다.

입에 먹이 한덩이 물고 쓰잘데 없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한 마리의 개미.

내 보기에 그 놈은 분명히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다.


19492  2000. 6. 20 (화)


땡볕더위.

물 뒤집어 쓰고 조금 늦게 사무실.

물건개요 정리하고 사진 첨부하여 서울 W사장에게 속달로 우송하다.


오전 마루에 베토벤을 울린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의 현악기.

피콜로 플룻 오보에 크라리넷 바순 콘트라 바순의 목관악기

트럼본 트럼펫 호른 투바의 금관악기

북 팀파니 타악기.

그 악기들이 어우러진 앙상블.

음악이야말로 역사를 관통한다.


19493  2000. 6. 21 (수)


꿈- 여성이라는.. 사랑은 연민이고 연민은 곧 사랑..불쌍하게 여기는 .. 한없이 베풀고 싶은.. 보생의원.. 데포르마숑된 배경... 촌충처럼 칸칸이 나뉘어져 있는 방들... 그 곳 여성은 애순이었는지...

아, 타인의 시선 속에 갇힌채 나는 얼마나 헛된 치장에 여념이 없었던지, 그 치장이란 깨닫고 보니 허접 쓰레기였을 뿐....

간밤의 꿈.


여성과의 일락은 관능만이 아니다.

한없이 여성적인 것이 인간을 상승케 한다는 괴테의 파우스트.

괴테와 가와바다 야스나리는 일흔 넘어 한 소녀를 사랑하였는데 그것이 어찌 관능이었겠는가.

그러나, 그러나.

관능이 배제되었을 때 여성은 여성이 아니므로.

아무리 늙은 파파할머니라도 관능이 있었으므로 파파할머니는 여성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늙었어도 여성으로서의 본질은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차피 관능은 여성의 본질....


19494  2000. 6. 22 (목)


회사운영의 원칙과 시스템을 과시하였던 Y사장, 결국 그것은 하나의 수사였던 모양이다.

자기과시와 허영에서 나온.

회사는 갈수록 루즈해 지는 분위기.

이것은 수사적 원칙론으로서는 어쩔수 없는 것이다.


I용, 동창회 참석하지 않는다고 자못 화를 낸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 휴대전화가 울린다.

서울의 KY훈 사장으로부터.

7월 5일, 토성동 상가건물 입찰하겠다는.


俊, 오늘 시험 끝나고 바로 방학이다.

이번 건, 성공하여 俊이 컴퓨터도 개비하여 주고 인터넷도 마음 껏 쓰도록 하였으면.

J에게도 뭉치돈도 던져 주고.


19495  2000. 6. 23 (금)


모처럼 내리는 비.

장마의 시작.

사무실은 나가지 않는다.

비내리는 뿌연 창밖의 풍경화, 내 의지는 강하지 아니하다.

그예 소주.


영구반복회로.

루프에 빠진다는 것.

일정회로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NODE를 그 회로에서 벗어난 다른 하나의 NODE와 연결시키지 않으면 영구히 그 루프에서 빠져 나올수 없다.

영구반복 폐쇄회로,


다른 지점의 NODE를 너는 아는가.

알고말고.

不問可知의 그 지점.

나는 진짜 알고 있어 不問可知인가.


19496  2000. 6. 24 (토)


반갑지 않은 광고들 범람, 이른바 스팸메일.

새로운 편지 도착 메시지가 있으면 마음은 설레인다.

기대에 차서 열어보면 죄다 광고성 메일.

그 중에는 음란사이트 광고도 적지 아니하다.


俊 시험 끝나고 방학.

J,동삼교회 부흥회도 끝나고.

주일예배, 수요예배, 새벽기도회, 부흥회등 한번도 빠짐이 없는 J.


19498  2000. 6. 26 (월)


일요일.

종일 집.

숙면이 아닌 길고 긴 잠.


6.25- 이제 그 의미도 퇴색하려는가.

남과 북이 이토록 밀월이고, 통일도 머지 않은 듯 하니.

그러나 작금의 내게는 6.25도 무엇도 내 밖의 어떤 이슈일 뿐이다.

의료대란이라는 사회적 이슈도 내게는 심각할바 전혀 없다.

내 마누라 내 새끼들 아프지 않으면 그만이지.

외부와 단절된 고치 속 벌레.


그러나 돈 안되는 상상은 우주를 넘나든다.

명왕성까지도 넘어 다른 은하계까지도 넘본다.


19500  2000. 6. 28 (수)


영도의 안개는 정말 멋지다.

기후의 해양성 특질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영도.

자욱하게 천지를 감싸고 스멀대는 벌레의 미립자들.

불과 몇 미터 앞의 사물까지도 그저 꿈결같다.


수묵 담채화.

가장 인상주의풍 경치이지만 인상주의의 색감으로는 도저히 그릴수 없는 풍경화.


안개를 그리려면 꿈을 그릴줄 알아야 한다.


19501  2000. 6. 29 (목)


PY찬 씨에게서 전화.

포항 아파트건 법률 자문, 굉장한 실력자인양 열을 내어 설명하여 주다.

PI서 씨 팔당에서 내려와 G섭이와 점심하자는걸 그냥 전화 인사로 떼우다.


장마라는데 하늘은 푸르다.

날씨도 선선.


토성동 상가건물, 보고서 만들다.

법원에 문의, 항고는 없다.

다만 채권자들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19502  2000. 6. 30 (금)


비교적 이른 아침.

부민동 법원.

우연히 KI영 씨 만나다.

대연동 집을 팔고 구포 쪽 빌라 하나 구하려고 서류 열람하려고 왔다고.

밀양에 산 땅,서울대학 다니는 딸얘기서껀.

결코 자랑하는 투는 아니건만 내게는 부러운 얘기들이다.


토성동 상가건물의 문건들을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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