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2 2000. 4. 1 (토)
새벽 2시.
'NO'팀과 'LD라인' 팀과의 랑데부.
'LD라인' YH근 사장이 한턱을 쓴다.
고기집과 노래방.
H사장 은 과감하고 어딘가 투기적인 면이 있는 반면 Y사장은 치밀 신중하고 어딘가 인색한 느낌을 주는 사나이.
19414 2000. 4. 3 (월)
연일 마셔대는 술.
변기의 바다에는 짙은 놀이 곱구려.
꽃샘바람은 윙윙 거리면서 밖의 세상을 미친년 널뛰듯 마구 쏘다닌다.
19415 2000. 4. 4 (화)
며칠 면도를 않은 수염은 소복한 무덤.
허리는 꼬부랑 할미꽃이 되려는가.
선홍빛 하혈은 변기를 장식하고.
어제 하루종일 휴대전화의 유모레스크는 한번이나마 울렸던가.
19416 2000. 4. 5 (수)
俊이는 일주일 전부터 새벽마다 태종대를 뛴다.
하루도 거르지 않아 기특하기 짝이 없다.
19417 2000. 4. 6 (목)
식목일, 화창하다.
봄기운 물씬.
英이는 학원팀과 남해행, J는 S민 엄마와 금정산 산행.
俊이는 제 방에서 열심히 피아노를 두드려댄다.
어릴적 배운 실력이 죽지 않았는지 제법 음악이 되어 나오는 소리.
19418 2000. 4. 7 (금)
허리 몹시 아프다.
전에 한의사 말만 믿고 신장의 부실때문이라고 짐작이나 할뿐이지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어쨌거나 술을 마셔댐으로 더욱 심해지는 것은 사실인데.
19419 2000. 4. 8 (토)
TV토론에 나온 영도지역 출마자들.
김형오, 김정길, 김용원.
이전투구 양상이다.
부르짖는 애국심은 위선이다.
오도된 구호들, 수사 가득한 헛소리들.
나는 정치적 허무주의.
S규 와 통화.
부친묘 이장하였다고.
19421 2000. 4. 10 (월)
새벽 1시.
책상 앞.
아, 날 새지말고 항상 이 홀로인 새벽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9422 2000. 4. 11 (화)
보험회사 지점장으로 있다가 1월 퇴직하고 네오에 들어온 내 또래의 KI호 씨.
금융권에 있었던 만큼 채권관계의 지식은 바삭하다.
LD찬 씨, 사무실로 전화하여 장황한 중얼거림, 어린애와 같은 허세 뒤에 숨은 외로움을 나는 읽는다.
19423 2000. 4. 12 (수)
모처럼 PP갑 LG섭 과 통화.
모두들 어쩌면 그렇게들 이풍진 세상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지 존경스럽다.
19424 2000. 4. 13 (목)
하늘 푸르다.
총선 전일.
영도는 그야말로 후끈 달아있다.
19425 2000. 4. 14 (금)
선거일.
초반 각방송사의 여론 출구조사하여 민주당이 제1당이 될것으로 떠들었으나 역시 한나라당이 제1당이다.
김윤환, 이기택, 김정길, 노무현, 이수성, 이종찬, 이세기, 박철언, 김동주등은 줄줄히 떨어졌다.
기권한 나는 게임의 그저 흥미로운 관전자.
나의 정치적 허무주의는 도를 넘어섰는가.
19426 2000. 4. 15 (토)
어설프고 희미한 법무사사무실의 일처리.
PY찬 씨는 PS호 씨와 싸우고 수수료도 돌려받았다고.
씩씩 거리면 내게 전화.
서버나 클라이언트나 일솜씨가 젬병이다.
19428 2000. 4. 17 (월)
가난한 대학 복학생, 俊이.
남들처럼 용돈이 풍족한가ㅡ 먹는 것이 화려한가.
비쩍 마르고 껑충한 키.
녀석은 요즘 시험공부에 바쁘다.
19429 2000. 4. 18 (화)
깐닥깐닥한 총알,
그동안 접촉하였던 고객들에게 D/M발송하다.
손벌릴 곳이 바이 없는 내게, 무언가 계약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총알은 바닥이 난다.
진해크먼, 앤 아처의 '익스프레스'
다락방의 정사에 출연하였던 앤 아처.
풍부한 표정의 얼굴이 호감은 가지만 섹시함과는 거리가 있겠으나 나는 무척이나 섹시하게 느껴진다.
연상작용으로서의 상상.
'LD라인' YH근 사장, 6시 회의한다고 참석 요청.
나는 그런 형식주의는 싫은데.
KS대 씨는 부인이 서면 대한극장 뒤편에다 '엄마손 해물탕 칼국수'라는 음식점을 개업하였다.
서울 가야한다.
19431 2000. 4. 20 (목)
서울.
서초동의 'NO' 사무실.
H사장 만나 媛이를 만나기 위한 위한 작위적 술마시기.
媛이 에게 전화하다.
일단 탄환은 확보된 셈인가.
수완이 부를 창출한다.
수완이라는 것.
예전에는'여간내기 아니야'하면 그것은 일종의 욕이었다.
독하고 깍쟁이라는 의미.
그러나 지금은 여간내기가 아니어야 살수 있는 세상, 여간내기가 아닌 것이 훌륭한 덕목이 되어 버렸다.
여간내기들은 여간내기 아닌 자들을 향하여 붕어우는 소리로 투덜거리며 사시로 흘켜볼뿐.
여간내기들은 그냥 가난뱅이로 살아야 한다.
가난을 분수로 알고 원망하지 않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또한 부유하면서도 교만에 빠지지 않는 것도 범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공자 말씀.
잔득 흐린 날씨.
19435 2000. 4. 24 (월)
박세동 딸네미 결혼식.
대선조선의 직반장들을 위시한 현장사람들 면면을 만나다.
'박하사탕'
이창동감독.
시간을 거슬러 달리는 기차.
영혼이 파괴되는 과정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정체를 드러낸다.
설경구는 달려오는 열차에 충돌하기전 절규하였다.
"다시 돌아갈래!"
다시 돌아갈래.. 돌아갈래...
나 역시 설경구와 다르지 않다.
다시 돌아갈래... 새로 시작할래...
19437 2000. 4. 26 (수)
재송동 동부지원.
오른팔 아프도록 기록 열람하고 그 내용을 메모한다.
예정하였던 스무개 물건중 10건을 발췌하여 정리한다.
말하자면 내 상품인 셈이다.
껑충한 俊이 대연동 네오 사무실 앞에서 만나 기십만원의 컴퓨터 부품 구입비 쥐어준다.
제 전공에 필수적인 컴퓨터 장비를 여태 갖추지 못한 아들놈.
녀석은 제 구차함을, 하다못해 차비가 없어 걷더라도 제 부모에게 내비치는 법이 없다.
속이 깊은 그 마음이 나는 안쓰러워 죽을 지경이다.
HY 어머니, 사무실 찾아와 금요일 계약키로 하다.
퇴근무렵 빗방울이 안개처럼 흩뿌린다.
19438 2000. 4. 27 (목)
난감한 일, 컴퓨터가 깜깜 먹통이 되어 버렸다.
4월 26일 창궐할 거라는 그 CIH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DATA들, 프로그램은 물론 MAIN BOARD까지 파괴되고 말았다.
이웃 수리점에 맡겨 놓았는데
생존 회복 가능성이 50%나 있을려는지.
바이러스를 만드는 놈들.
도대체 어떤 어떤 놈들일까.
19439 2000. 4. 28 (금)
JG채.
녀석이 목사가 되어 나를 찾아 왔다.
G명, M성이와 함께 국제호텔 커피숍에서 만나다.
M성 의 차를 타고, 네 친구는 송정의 바닷가로.
생선회를 먹는다.
목사님을 뺀 세사람은 소주.
아, 신기한 일이로다. G채 가 목사가 되다니.
나와 G명 이를 위하여 기도를 한다는 J목사.
사업이 부도가 나서 미국에 도피하고 있던중, 별안간 덮친 그 분의 신비한 빛 속에서 소명을 깨닫고 귀국하여 신학대학원 들어간 것이다.
부산역에서 기차 태워 천안으로 배웅하고 G명이와 나는 늦도록 맥주를 마신다.
J목사가 내게 하는 두가지의 충고.
순종하라. 십일조를 지켜라.
운명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조건.
그 조건에 순종하라.
십일조란 하나님께 헌신하는데 물질적인 저어감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
그리고 너를 위하여 기도하는 내가 있으니 너는 행복한 놈이라고.
19440 2000. 4. 29 (토)
내 물건들, 거제동 동원빌딩 8층 'LD라인' 사무실로 옮기다.
다음주부터는 'LD라인'의 보다 낳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새벽.
J목사, 가난한 내 영혼을 위하여 기도해주게.
나도 자네를 생각하며 기도하네.
19441 2000. 4. 30 (일)
할렐루야를 부르면 영혼이 맑아진다는 J목사 얘기.
할렐루야.
HY어머니 경매물건 계약.
성실한 나의 언행에서 신뢰가 크다는 그녀.
그러니 나는 진실로 그러해야 할 것이다.
고객의 신뢰에 대한 최선의 보답은 고객의 이익 창출.
컴퓨터, 데이터 프로그램만 날리고 하드는 살렸다.
수리비 10만원.
俊이는 그리고 제 것, 내 것 두 컴퓨터에다 프로그램들을 성공적으로 깔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