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00. 9

카지모도 2016. 6. 26. 23:30
728x90




19565  2000. 9. 1 (금)


태풍 북상중.

종일 도서관.

제법 오랜 시간 집중하다.


회계원리 대충 이해는 가능하여 졌다.

추석전까지 '회계원리' '시설개론' '법령' 세과목을 일차 섭렵해야 한다.

3일에 한과목씩, 적어도 세 번은 훑어 보기로 계획을 세운다.


시험일은 11월 19일.

2개월 반이면 충분하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된 근거인가.


19566  2000. 9. 2 (토)


태풍 지난후 짓푸른 하늘.


여자의 주기처럼 두뇌활동에도 어떤 주기가 있는 모양이다.

회계원리의 논리계산문제가 도무지 풀리지 않아 끙끙.

집중력 역시 현저하게 저조.

이런 날은 일찌감치 책을 덮는게 생책이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다스리기에 나는 너무나 무력하다.


19567  2000. 9. 3 (일)


시설개론.

설비편과 시설편으로 나뉘어진 과목.

6시간 집중하여 설비편의 1차 숙독을 마친다.

명색 엔지니어로서의 기본 지식은 도움이 된다.


공부란 집중력이다, 그 집중력은 동기가 부여됨으로써 나온다.

동기는 강력한 성취욕에서 나오고, 강력한 성취욕은 비젼에서 나온다.


이 공부의 비젼은?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의 고정급?

중개를 겸한 부동산 관리업체의 창업?


2시30분 도서관 나서 집 아래 삼거리의 치킨집 생맥주.

뚱뚱이 여주인의 호의.

그득 담긴 생맥주.

더운날 이 한조키의 생맥주는 영혼까지도 청량케 하여주는 생명수다.


19569  2000. 9. 5 (화)


동부지원까지의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8시 30분쯤 집을 나섰더니 새로 개장한 밀리오레 쇼핑몰의 개장으로 복잡한 서면일대에서 정체.

동부지원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30분이 넘었다.


민사에 있어서 송달은 기본.

송달이 되지 않으면 상대로서는 부지불식간에 방어의 기회를 상실하는 것.

민사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수가 없다.

이런 법적인 절차를 악용하여 일부러 송달 접수를 회피하니 참으로 난감한 지경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법인등기부등본을 떼어 대표이사의 주소를 확인, 민락동의 대궐같은 집으로 찾아간다. 문패는 떼어 감추어 놓고 넓은 정원에는 인적이 없다.

다시 해운대 달맞이고개의 고급빌라, 그곳은 이미 경매로 넘어갔고.

겨우 새로 알아낸 기장의 주민등록지로 특별송달 신청.

그러나 그곳은 위장 전입지일 가능성이 높다.

BR토건의 S사장은 보통 교활한 사람이 아니다.


19570.  2000 9. 6 (수)


이문구의 소설집 '우리 동네 씨리즈' 대출.


'한국인' L부장과 통화, BR토건 L대리와 통화.

OY재 또 택배선물 보낸다.

그러지 말라고 하여도.


어수선한 사안들, 학습이 될리 없다.


19571  2000. 9. 7 (목)


여기저기 통화하여 겨우 S사장 연락이 닿는다.

오후5시 광안리 P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


만나다.

낙찰자인 K사장이 명도비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결국은 낙찰자와 점유자의 문제에 귀결되는 것인데.


19572  2000. 9. 8 (금)


英이 차몰아, 네식구 어머니께.

둘러서 고개를 숙인다.


진초록의 산야, 성하의 계절은 또한 저무는데 어머니는 점점 추상이 되고 관념이 되어 가누나.

사는 것들의 사는 방법이 이러하거니.

어머니.


19573  2000. 9. 9 (토)


명절의 분위기는 어쩔수 없는 백의민족의 들뜸이다.


연일의 들이킴으로 뒷꽁무니 동네와 아랫배 쪽의 형편은 썩 좋지 아니하고.


술- 그 도취로부터 한눈 팔만한 다른 도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도취가 아예 없을수 없으나 작금의 내 도취는 술로서 단순 통일시키고자 하는 정책(?) 때문이다.

그런데 일상의 생산성의 문제는 술로 기인하는바가 적지 않은, 요는 이것이 문제이다.


영도도서관 1시까지 '민법 총칙'


19574  2000. 9. 10 (일)


이제야 여름의 제국은 스러지려나보다.

한낮에도 제법 선선하고 아침 저녁으로는 선뜻할 정도.

간밤에는 두꺼운 이불을 꺼내 덮는다.

조금만 서늘해 지면 두꺼운 이불에 길들여진 나의 숙면.


영도도서관.

민법총칙.

권리의 객체, 법률행위, 의사표시까지 진도 나가다.


LD라인 Y사장, K부사장과 통화.


연휴는 내게도 역시 연휴인지라 비디오테이프 한아름 빌려 돌아오다.

'크루서블'

아서 밀러 원작, 한때의 매카시선풍을 빗댄 19세기 매사추세츠주의 마녀사냥.

집단적 히스테리.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경향 농후하다.


19577  2000. 9. 13 (수)


태풍 북상중.

바람 몹씨 불어대는 한가위.


형네.

가야숙모네.

군대에 가고 없는 哲이 빠진 아침상.


형제 대화의 방향은 같은 곳으로 일직선을 이룬다.

그 대상은 TV 화면.

그나마 TV의 명절은 온통 연예인들의 재롱잔치.


사직동 처가.

부쩍 큰 T기, 허여멀금한 J기,


쇠주와 맥주와.

취하라는 명절.


흠씬.


19578  2000. 9. 14 (목)


태풍 샤오마이는 느린 속도로 북상중.

태풍의 로드쑈우는 이틀째 계속된다.


종일 집에서 뒹군다.

昨醉가 未醒이라기 보다 濁飮이 渾濁인지라.


I용 에게서 전화.

M성 어머니 별세, 침례병원.


19579  2000. 9. 15 (금)


태풍은 외곽에 진치고 으르렁 거리고 있다.

바람만 거세다.


M성 모친상.

남산동 침례병원.


빈소에서 KG탁, OY재 만나 술상 둘러 앉는다.

대화는 골프 얘기로 어우러지고, 나는 토요일 출상때 다시 오기로 하고 그곳을 뜬다.

나는 골프라는게 어떤 물건인지 알지 못한다.


19580  2000. 9. 16 (토)


새벽, 이제야 태풍은 상륙하였나 보다.

아우성치며 때려부수며 바람은 이리저리 말을 달린다.

하늘이 뜷린 듯 퍼붓는 비.

어떤 거대한 의지가 천지를 뒤흔드는 새벽.


그러나 나는 이제 침례병원까지 가야한다.

M성 모친 출상.


19581  2000. 9. 17 (일)


토요일 새벽.

새벽잠 자는 英이 깨워 남포동까지만 태워달라고 부탁하여 지하철 타고 침례병원으로.

예상했던대로 태풍 때문에 도저히 출상 어쩌구할 계제가 아니다.

고성의 장지에서도 매장 불가하다는 연락이 와서 출상은 다음날로 미루어지다.


초중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토록 변화무쌍한 날씨.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자 씻은 듯 하늘은 푸르기 그지없다.

날씨의 그 온화한 표정이라니..


태풍.

모든 못난 것, 낡은 것, 나쁜 것 휩쓸어 버리고.

저 하늘처럼 푸르른 것들로 채우라.

내게.


19582  2000. 9. 18 (월)


태풍 지나간 뒷날의 하늘은 선연한 한폭의 수채화.


장의차 흔들려 고성 전포부락.

고등학교 시절 와서 며칠 묵었던 M성이의 고향이다.

종이꽃으로 단장한 상여를 타고 M성이 모친은 산자락 들녁에 묻히시다.

무덤- 새 울고 나비날고 풀 푸른 안온한 죽은이의 저택.

아, 내 어머니도.


함께 장지까지 온 M성이 아내의 친구라는 유쾌하게 입이 걸죽한 여인네.

뱉어내는 짙은 농담에 순진한(?) 나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깔깔 웃는다.

죽어서 묻히는 주변에서 소주를 마시고 이렇게 낭자한 웃음판이 벌어지니 M성이는 호상일세그려.


어둑신한 저녁 부산으로 돌아오다.


19583  2000. 9. 19 (화)


종일 집.

월요일은 도서관 휴관일이고 나의 휴일이니까.

하늘 드높고 푸르다.


시드니 올림픽 한창.


저녁 무렵, 대구고모님의 전화.

주저리 주저리 두서없이 읊으시는 노인네의 목소리.

같은 영도의 미광마린 S호네 계시지만 한번 찾아뵙지도 못하였다.

얼마전 영감님 보내시고 또 큰며느리도 여의시고...

외로움 이 뚝뚝 듣는 노인네의 목소리...


19585  2000. 9. 21 (목)


영도도서관.

주택관리관계법령의 진도 주욱 나가다.


'NO'의 HM진 사장에게서 전화.

자기와 같이 일하자고.

이제 'LD라인'과의 합병은 물건너 가버린 H사장.


19586  2000. 9. 22 (금)


완연한 가을 냄새.

가을이면.

푸르른 하늘에는 무슨 서러움이라는 색갈의 물감을 풀어 놓은듯.

가을.

서러운가.

무에 서러운가.


휴대전화의 통화료는 비싸다.

도서관 파고라 옆의 공중전화로 JN영, PS곤, LG섭, WS규, LW규, SJ엽, PP갑과 통화하여 그간 격조함에 대한 인사.


지인들에게서 잊혀질까봐 안달하는 불안의 발로.

나는 언제나 잊혀지지 않고 싶은 것이다.

지금의 내게는 소외란 굉장히 두려운 무엇.


BR 토건 문제 종결.

천만원으로 합의 보았다는 K사장의 전화.

결국 시간이 해결하여 준다.


19590  2000. 9. 26 (화)


미광마린 S호 아파트로 고모님 찾아뵙다.

혼자 자리깔고 앉아있는 꼬부랑 노파.

그 머리맡에 늘어놓인 책들, 문화유산답사기, 토지등 늙었을지라도 무식하지 않은 고모님의 교양이 엿보이지만.

주저리 주저리 엮으시는 이야기는 두서도 없고 감상만 앞서는 천상 파파할머니.


이렇게 앞의 세대는 老衰하여..


19591  2000. 9. 27 (수)


영도도서관에서 빌린 '세계사 1000장면'이라는 책.

폴임이라는 재미교포가 썼는데 곳곳에 표절 흔적, 오류도 많고.

나는 역사를 좋아하거니와 역사에게서 흥미 이상의 선견적인 철학 또한 배우는 바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 다편적인 편집에다 엉터리다.


19592  2000. 9. 28 (목)


하나님은 인간이 신이 되려고 할까봐 일관되게 정신으로만 살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지.

먹고 자고 싸고 생식하여야 하는 동물적인 속성을 짊어지게 하시고.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가 된 연후에도 인간 스스로가 자꾸만 만들내는 덫들, 이른바 문명적 제도적 속성들- 결혼, 권력, 문화등 온갖 정신적이 아닌 속성들을 창출케 하여 정신적으로만 일관하여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어떻거든 인간을 정신으로만 살수없도록 온갖 덫을 만들고 계시는 하나님...


새벽.

기도.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 > 部分'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0. 11  (0) 2016.06.26
2000. 10  (0) 2016.06.26
2000. 8  (0) 2016.06.26
2000. 7  (0) 2016.06.26
2000. 6  (0) 201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