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00. 10

카지모도 2016. 6. 2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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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6  2000. 10. 2 (월)


제일 까다롭지 않은 과목.

주택관리관련공법, 너덧시간 도서관 틀어 박혀 진도를 주욱 나간다.

오후, 청명한 하늘, 따스한 대기에다 토요일.

그 유혹을 견딜 재간이 없어 그예 마시는 소주.


19599  2000. 10. 5 (목)


해피앤드.

전도연의 대담한 정사연기, 그걸 보려고 빌렸는걸.

잘 만든 영화다.


19601  2000. 10. 7 (토)


회계학이라는 것.

이제 대략 맥락이 잡힌다.


건설교통부사이트에서 시험요강 다운.


계절은 결혼식시즌,

옛 대선의 YH중 씨, 고등학교 동창 PY식 에게서 청첩장 날아온다.


요즘 따님은 어떠 하신지 얼굴 보기가 힘들다.


19603  2000. 10. 9 (월)


일요일, 점심도 잊은채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회계원리에 깊이 빠져있다.

재미있는 분야다.

산술적으로는 유치하고 단순하다.

그러나 그곳에는 정립되기까지의 유장한 경제의 추상성을 계량화시키는 지혜를 느끼게 된다.

예전 승준이는 이 회계를 그토록 어렵게 여겼었는데 대화를 나눠 보니까 이제 녀석도 그 원리를 이해하였음을 알겠다.


19604  2000. 10. 10 (화)


시청 드넓은 홀, 주택관리사 시험 접수.

시험장에서 회계과목에 쓸 계산기 하나 사다.


19606  2000. 10. 12 (목)


장선우 '거짓말'

그 비디오를 빌려다보는 내 저의는 뻔하다.

인구에 회자되는 정사장면을 보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외설운운의 시비에 참여할 자격은 애시당초 내게 있지 아니하지만,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판타지에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것은 좀 너무하였다.


누워있는 바다.

가을인가.


H사장 자주 전화하여 함께 일하자고,

좋은 물주도 있다는 말은 유망한 투자자가 있다는 말일텐데, H사장은 어떤 수익모델을 구상하지 못한다. 나도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나 나나 금융에 대하여는 지식이 깊지 아니하다.

이런 얘기를 직접적으로 하지는 못하고, 내 친구를 투자자로 하여 어떤 모델 하나만 제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식으로 그를 시험한다.

역시 그의 대답은 고작 경매물건과 공매물건 따위...


19608  2000. 10. 14 (토)


김대중, 노벨 평화상 수상 결정.

얼마나 기고만장할 것이며 한 쪽에서는 얼마나 배가 아플가.

배가 아픈 쪽은 김영삼, 또는 그 삐알의 면면들...


노벨상.

아마 김정일과의 포옹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19610  2000. 10. 16 (월)


일요일의 열람실은 평일보다 붐빈다.

민법총론을 마칠 작정이었는데, 해장국 먹은 오후부터는 영 공부할 맘이 아니다.


2층 시청각실의 영화 '산책'

김상중, 박진희.

따뜻한 영화, 통기타치며 노래하는 가슴이 따뜻하고 마음이 착한 사람들...

때로 눈시울도 뜨거워진다.


19612  2000. 10. 18 (수)


화요일인데도 기침을 핑계로 도서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오전, 마루의 책상앞 앉아서 민법총칙 3독을 마치다.


19613  2000. 10. 19 (목)


'한국인' K사장 에게 토요일 오후까지 결재를 당부해 둔다.


의자 고치다.

공구상자 열어 의자 밑창 뚜꼉을 개방하여 예전 모아두었던 볼트를 끼워 조이고 뚝딱거리니까 멀쩡하게 튼튼한 의자가 하나 만들어진다.


19614  2000. 10. 20 (금)


YH근 사장과 통화, 심한 그의 에고를 느낀다.

대선의 H이사- 전에 내게 알아봐 주기를 부탁하였던 양산의 땅은 누군가에게 낙찰되었다.


대선 소식.

Sh 전무 부인 사망.

늙은 남편은 펄펄한데 후처인 젊은 부인이 먼저 죽었다.

벌써 두 아내를 먼저 보내는 Sh 씨.

따지고 보면 그도 불쌍한 사람이다.


형과 WS규, KH근 과 통화.


19615  2000. 10. 21 (토)


동삼여중앞 한나라 마트.

바구니에 소주서껀 담아 계산하려니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캐시 아줌마.

올려다 보니 목화레스토랑 안주인이었던 마담이다.

'저 여기서 일해요'하며 부끄러운 기색.


잘 나가던 사람이 다소 떨어진다고 여기는 일을 하게 되면 뿌끄러워 한다.

이 나라 사회의 분위기가 그러하다.

한 인간을 바라보는 고착된 시각과 직업에 대한 편견.


일본등 외국에서는 학장 퇴직자가 당연히 그 대학의 수위가 되고,도시 환경을 담당하는 고위 관리가 직장을 그만두면 청소부가 된다.

이 되지못한 "척"주의, 이것은 타파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야말로 이 '척'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19617  2000. 10. 23 (월)


부산역으로 가는 시내 버스칸의 예전 대선의 CS만 직장, 바로 옆자리 앉아 가면서도 서로 모르쇠로 있다가 내리려고 일어 나서야 서로 알아보고 깜짝 놀란다.

정말 익명으로 살아가는 도시의 삶이다.

나란히 앉아 있으면서도 전혀 관심 한가닥 기울일 이유가 없는.


올림픽 예식장.

YH중 씨 아들 결혼식.

대선사람들의 면면,

모두들 반갑지 않을바 없지만, 그중 반가운 사람은 KS용 사장, KM오 직장,

CG준 HH기 씨의 면면도 만나다.


19620  2000. 10. 26 (목)


이른 아침 도서관 가는 길.

영도 봉래산은 올림푸스 신들의 거처.

안개가 구름처럼 드리워져 신령한 기운 가득하다.

영도의 바다마저 에메랄드빛 이었다면 이곳은 에게의 바다일텐데 바다는 칙칙한 빛으로 누워 있고.


안개 속에 신령하게 정좌하신 고갈산, 신비한 봉래산의 모습.


소주 취해 잠든 사이.

휴대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8통이나 왔었다.


19621  2000. 10. 27 (금)


제법 쌀쌀한 날씨.


동쪽 바다위 새벽 하늘의 여명.

너무나 아름다워 그 색깔은 언어로 표현이 가능하지 않다.

아침 놀.

서러워 눈물 날만큼 붉은 빛.


카메라를 꺼내어 찍으려 하다가 이내 부질없음을 깨닫는다.

LCD 창에 뜨는 광학적인 색깔로서는 이미 그 생명력을 잃고 말 것임을.


내 집 부동산의 가치는 창 밖으로 보는 새벽 놀 하나로 프리미엄이 높게 붙어야 하리.


19622  2000. 10. 28 (토)


인터넷으로 주택관리사협회등 관련사이트 돌아다닌다.

아파트 관리소장.

긍정적인 모습이 있는가하면 또 부정적인 모습.

..서울의 고급단지에서는 그 연봉이 5천을 넘고...주거환경의 기획.. 주민의 삶의 질의 결정..비교적 자유로운 업무.. 독립된 소장실의 공간...

반면.

..모든 일의 해결사,전주민이 상전, 잘 되면 대표회의 공로 못되면 관리소장탓,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트러블의 재판관....


KG명 에게서 전화.

자기소유 충청도 보은땅 담보로 사채 쪽에 알아보아 달라는 부탁.


19624  2000. 10. 30 (월)


스스로 계획한 그 날의 진도를 완수하면 스스로 흐뭇하게 마련.

계획하였던 진도는 나아갔지만 그 보상으로서의 술은 마시지 아니 하였다.

회색수면으로 머릿속은 맑지 못하지만.


도서관에서 휴대폰의 진동.

H근이라는 놈, 외로웠던 모양.

자갈치로 술 한잔 하려 나오라는 성화다.

어린애 달래듯 한참을 달랜다.


'혼불' 열권을 모두 읽었지만 소설의 종장은 끝나지 않고 작가 최명희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탈모하라.

혼불의 작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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