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불을 지피다 -잭 런던- (1,4,3,3)

카지모도 2019. 10. 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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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불을 지피다>

-잭 런던 -

 

***동우***  

2016.02.13 04:25

 

소설 '불을 지피다'

그리고 영화 '레버넌트'

혹한의 자연.

그 속에서 살아내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

<'불을 지피다유튜브로 검색해 보십시오. 단편 애니메이션쉽게 얻어 감상할수 있습니다.>  

 

잭 런던 (Jack London, 1876~1916)

그의 작품전부터 텍스트 파일을 찾았으나 딱 두편만 구할수 있었습니다.

불을 지피다(To Build a Fire)'표범 조련사(The Leopard Man's Story)

표범 조련사, 이 소설은 잭 런던의 작품중 수작(秀作)이라고 할수없는추리소설 풍()의 소설입니다그렇지만 사나이다운 냉혹함 엄격함 강인함 같은... 잭 런던 다운 분위기는 물씬 느낄수 있을겁니다.

 

잭 런던.

레닌과 트로츠키그리고 조지 오웰이 평가한 작가.

그는 생명이 가진 야성적 본능을 정치(精緻)하게 묘파하는 거칠면서도 낭만적인 작가이기도 하고커뮤니스트로서의 이념을 구현하고자 심혈을 기울인 작가이기도 하지요.

경험을 상상으로 승화시키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기도 하지만 전장과 노동과 혁명의 현장을누비면서 르포르타쥬를 쓰는 저널리스트이기도 합니다. (노일전쟁때 특파원으로 조선을 취재하여 조선에 관한 책을 쓰기도 하였다지요)

그렇지만 잭 런던은 모순에 가득한 사람으로 회자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노동의 편에 서서 자본을 비판하여 혁명을 예견하는 커뮤니스트이면서도 작가로서 출세하여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되었습니다최고급의 호화 사치를 누린 사람이기도 하다지요.

그걸 모순적 인간이라고 할수 있을까요

잭 런던 뿐이리까사람이 다 그렇지요.

그게 모순이라면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모순적 존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롤레타리아적 의식의 혁명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한 말이지만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지배한다"는 마르크스의 명제는 백번 옳습니다.

만일 로또에 당첨된다면 내 가치관과 세계관은 절대 이전과 같을 리가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소간 성향적 기질은 있겠지만 모든 사유가 완전히 편향된 이념적 인간이란 있을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구꼴통에게도 래디컬이 있으며진보꾼에게도 컨서버티즘이 있습니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부르짖는 예수쟁이에게도 부처가 있을수 있고 나무아미타불 독경 속에도 예수가 있을수 있습니다.

박정희의 얼굴에서 나는 애국을 읽고 민족을 읽고 친일을 읽고 우국충정을 읽고 난봉꾼을 읽습니다.

 

엉뚱한 얘기 지껄였습니다.

좋은 주말을.

 

***홍애***  

2016.02.13 05:11

 

잭 런던의 책이 집의 책장에 있고 그의 책을 찾아 읽었던 시간도 생각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우님이 적어주신 잭 런던의 면모가 새로 발견하는 부분입니다그랬군요.

 

오키나와는 바람이 셉니다 어제와 오늘..

그러나 바람의 냄새는 달콤합니다

어디선가 꽃과 식물의 냄새가 바람에 녹은 것 같습니다 ^^

 

***동우***  

2016.02.14 04:47

 

잭 런던하면 아마 대부분 '야생의 부름'을 떠올리리라 생각됩니다.

소년 소설로도 많이 읽히는 소설이지요.

강철군화라던가,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나같은 그의 사회주의적 글들은 많이 읽히지 않는것 같습니다.

잭 런던의 면모자연주의 낭만주의인가 하면 예리한 사회과학적 시각..

그는 세계대전 훨씬 전에 벌써 파시즘의 대두를 예견하기도 하였지요.

 

수많은 작품중 걸작도 있지만대중적 기호에만 소구하는 범작도 많았다고 하지요.

궁핍한 성장과정맑스에 경도된 이력의 코뮤니스트이면서 매우 미국적인 자본주의의 호사를 즐기며 누리기도 한 작가..

 

오키나와의 바람에는 벌써 봄이 스며있는가 봅니다.

부산은 그제부터 겨울비가 내립니다.

어제는 안개가 자욱하여 시계가 10미터도 안되는것 같았습니다.

 

슬슬 짐을 꾸리시겠네요.

지긋지긋한 책보따리들홍애님의 투덜거림이 여기까지 들렸습니다

 

***동우***  

2016.02.15 00:16

 

전에 야초님 댁에서 업어 온 작품, '잭 런던' '불을 지피다' (To Build a Fire), 

저토록 엄정한자연의 냉혹함.

영하 50 도의 추위가 상상이 되시나요?

 

오늘부터 제법 추워진다지요?

이 소설 읽으시고 '이 정도 추위쯤이야'하면서 밝고 힘찬 한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잭 런던 프로필 덧붙입니다.

 

++++

<잭 런던(Jack London)> 

1876 1 12일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사생아로 의붓아버지의 성(런던을 따랐는데본명은 존 그리피스 체이니(John Griffith Chaney)이다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신문배달얼음배달통조림공장의 직공일 등 온갖 육체노동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도우며 소년시절을 보냈다열아홉 살에 고등학교에 들어가 18개월 만에 공부를 마치고, 1896년 버클리 대학에 입학하여사회노동당원으로 활동하면서 니체다윈마르크스스펜서 등의 저서를 탐독한다그러나 집안 사정으로 한 학기 만에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1897년 알래스카를 여행하던 중 돈을 모으기 위해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대열에 합류하지만 이 역시 건강상의 문제로 포기한다이런 다양한 경험들은 글에 자양분이 되었고 1898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쓴다출판사들로부터 수백 번의 퇴짜를 맞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집필활동을 이어가다, 1900년 클론다이크에서 겪은 이야기를 모은 첫 책 <늑대의 아들>을 펴내고, 1903년에 <야성이 부르는 소리>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1904년 러일전쟁 특파원으로 일본군을 따라 조선을 방문하기도 하여,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이는 당시의 조선인에 대한 서양인들의 보편적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1905년부터 캘리포니아의 글렌엘런 지역땅을 사들여 농장을 만들면서 사회주의 대신 농촌 공동체 건설을 꿈꾸지만 좌절된다.

짧은 생애 동안 <비포 아담>(1907), <강철군화>(1908), <마틴 이든>(1909), <버닝 데이라이트>(1910), <달의 계곡>(1913)  19편의 장편소설, 500여 편의 논픽션, 200여 편의 단편소설을 창작했다그중 <야성이 부르는 소리>, <바다의 이리>, <늑대개>는 세계적인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늑대개>는 에단 호크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었다전 세계에 가장 많이 번역 출간된 미국 작가 중 한 명인 잭 런던의 작품들은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평단의 홀대에도 불구하고미국 문학 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작가로 손꼽힌다연간 1만 통이 넘는 편지를 받는 유명인이자전 세계를 여행한 모험가스포츠맨대중연설자로서도 열정적 삶을 살다 1916 11 22일에 마흔 살의 생을 마감했다.    

 

<모순에 찬 삶>

잭 런던은 마흔 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작가로 활동한 16년 동안 그는 19편의 장편소설, 18권의 단편집, 8권의 자전적이고 사회비평적인 책들을 써냈다잭 런던은 어쨌거나 지난 세기말 미국 문학계의 중심인물이었고그의 삶은 물론 작품들도 온갖 모순들로 가득 차 있다이를테면 낭만적 사회주의자인가 하면 베스트셀러 작가로 극단적인 사치를 즐겼다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서술에서 보면 적자생존이라는 원칙에 충실한가 하면 다른 한편으론 사내다움육체적인 힘에 대한 예찬도 뒤섞여 있다형상적인 화려한 언어로 씌어진 흥미로운 소설들을 남겼는가 하면 신문이나 잡지출판사들의 청탁에 따라 쓴 잡문들도 적지 않다작품에 대한 미친 듯한 열정은 결국 그 자신을 얽어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치열한 문학적 열정 덕택에 그의 여러 대표작들은 높은 문학적 수준에 도달했지만차츰 대량으로 작품을 써대면서 비판적인 시각을 잃어갔다.

 

<사회주의자로서의 잭 런던>

런던은자본가 계급이 생존에 위협을 느꼈을 때 얼마나 극단적으로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나올 수 있는가를 동시대 미국의 어떤 지성인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1937년 레온 트로츠키는 강철군화의 소련판이 첫 출간됐을 때, "그 당시 어떤 마르크스주의 혁명가도 자본과 노동귀족 사이의 불길한 야합의 가능성을 그처럼 완벽하게 예견한 사람은 없었다"라고까지 단언했다지식인들에 의해 주도되는 이른바 '위로부터의 혁명'을 통한 사회변혁 사상은 런던의 특징으로도 대변된다그러나 한편 1902 7런던은 영국의 소외당한 계층들의 삶을 살펴보기 위해 하층민의 세계로 잠적하기도 한다런던의 이스트엔드 구역에 방을 얻고미국 선원으로 신분을 위장하고는 떨어진 옷을 입은 채 슬럼가의 주민으로 변신한 것이다런던은 스스로를 연구자라고 생각했다런던은 이렇게 하여 사회 르포 밑바닥 사람들을 썼다그는 참여자의 관점에서 충실히 사정을 보고하려 했다이 슬럼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일종의 새로운 인간유형들을 이루는데런던이 묘사한 것을 보면 시끄럽고 신경질적이며 흥분 잘하고요리조리 따지기 좋아하고알콜중독에 빠지기 쉽고둔감하며어리석게 변해버린 인간들이다하지만 그는 분명 이 밑바닥 사람들 편이었다이들이 처한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상황을 드러냈고이들을 그릇된 경제관계의 희생자들로 묘사했다.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는가(1903)에서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경제학의 논쟁보다사회주의의 논리성과 필연성에 관한 어떤 명철한 증명보다 나에게 심각하고 확고한 영향을 미쳤던 것은어느 날 나락의 구덩이가 내 주변에 벽을 쌓고 나는 그 속으로 끝없이 미끄러져 내려가 맨 밑바닥에서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던 그 경험이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런던>

런던은 자신이 불안정하고 참담한 노동자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하곤 했는 데후에 작가가 되고 나서는 이 믿음이 유혹으로 바뀌어 차차 낯선 모습으로 변해갔다이 유혹은 성공이었다. 1909년 한 해만도 황야의 부름은 무려 75만 부나 팔렸다이 책으로 런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영화산업도 그의 작품에 눈을 돌려 1913 바다 늑대가 영화화된 것을 시작으로, 1914년에는 한 해 동안 네 편의 작품이 영화화되었다미국에서만 1913년부터 1958년까지 런던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 무려 42편이다.

1913년 런던은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가장 많이 돈버는 작가라고 스스로 일컫기에 이른다이렇게 황야의 부름이 대성공을 거두자 런던은 여러 번 비슷한 주제의 작품을 쓰게 되는데, 1906년 발표된흰 이빨 White Fang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하지만 엄청난 수입에도 불구하고 그는 평생토록 빚에 쫓기며 살았다성공한 작가로 살려니 수입보다는 지출이 더 늘어갔다이 무렵 몰려드는 친구며 손님들을 맞을 수 있도록 피드몬트 산 언덕에 큰집을 하나 얻었는데손님이 자꾸 늘어 일 주일에 100여 명씩 되었고 살림규모는 그가 감당할 수 없으리만큼 커져만 갔다.

++++

 

***동우***  

2016.02.16 04:26

 

잭 런던의 '불을 지피다'

내용도 문체도 하드보일드 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잠에 빠져들었다개는 그의 앞에 마주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길고도 느릿느릿한 황혼 가운데 짧은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도무지 불을 피울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인간이 저렇게 눈 위에 주저앉아서 불을 피우지 않는 일을 개는 아직 경험한 적이 없다어둠이 주위를 덮어오자 개는 불이 사무치게 그리웠다개는 앞발을 번갈아 들어올리며 낮게 으르렁거렸다그러다가 주인이 호통을 칠까 두려워 금방 귀를 숙이곤 했다그러나 그는 도대체 아무 말도 없다이윽고 개는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그리고 조금 더 있다가 그의 옆으로 기어가 시체의 냄새를 맡았다개는 털을 쭈뼛 세우며 뒤로 얼른 물러났다싸늘한 하늘 아래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며 뛰어노는 것 같다개는 거기서 그렇게 울부짖으며 서 있었다그러다가 몸을 돌렸다캠프가 있을 것처럼 짐작되는 방향으로 개는 뛰기 시작했다자기에게 먹을 것과 물을 공급해줄 다른 인간을 찾아 개는 빠르게 길을 따라 뛰어갔다.>

 

영하 75 .

노출된 손가락은 순식간에 얼어서 마비가 되어버립니다.

성냥을 잡을수가 없어 불을 피울수 없습니다.

개를 죽여 그 뱃속에 손을 녹여 보려고 시도하지만 칼도 잡을수가 없습니다.

영리한 개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곤 주인에게서 도망갑니다.

이제 죽을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잠에 빠져듭니다.

주검의 냄새를 맡은 개는 또다른 산 인간을 찾아 길을 따라 뛰어 갑니다.

 

자연은 냉혹한건가요?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다.

자연은 냉혹한 것이 아닙니다.

인간 따위를 초월한 하나의 법칙일 뿐이지요

완벽한.

신이 자연을 창조하였다면 그 기반은 한치 빈틈없는 물리학이었을테지요.

과학은 법칙을, 종교는 섭리의 맥을 찾느라인문(人文)은 끊임없이 탐색할 뿐입니다.

그리고 살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과 강인한 의지는 자연속에서 태어난 생명이 가진 잔인한 아름다움또 하나의 법칙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하디'가 나오는 영화 '레버넌트'

나로서 아주 좋은 영화였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다양한 카메라 워크로 대자연의 엄혹한 환경 속의 한 인간의 생존의지를 보여주는 스크린은 훌륭하였습니다.

곰에게 사지가 찢긴 몸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초인적인 생존의지.. 그건 복수집념에서 우러나온 것이었지요.

그 영화에서도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죽은 말의 배를 갈라 내장을 끄집어내고 그 안에 들어가 밤을 지새는 장면이 있습니다.

 

***꼬비에뚜***  

2016.02.16 10:50

 

'자연은 냉혹한 것이 아니라 인간 따위를 초월한 완벽한 법칙'이란 말씀은

잭 런던의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 전체를 흐르는 주제 같군요멋진 표현이십니다.

 

<레버넌트>에서 죽은 말 속에 들어가는 장면은 1956  <최후의 총격(The Last Hunt)>에서 주인공 로버트 테일러가 들소가죽을 뒤집어 쓰고 눈보라의 밤을 지새우다가 얼어죽는 모습을 차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학교 때 명화극장에서 본 것인데 너무도 강렬한 장면이어서 언젠가 한번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소재였는데...

 

***동우***  

2016.02.17 00:35

 

모처럼 들러주셨군요.

반갑습니다꼬비에뚜님.

어쭙잖은 문장멋진 표현이라하시니 기분 좋습니다.

 

최후의 총격로버트 테일러 나오는 영화라면 보기는 보았을텐데 기억에 떠오르지는 않는군요.

영화에도 관심있는 꼬비에뚜님이라 더욱 친밀감이 느껴집니다그려.

나도 왕년의 영화광이라고 자부하고 있답니다어설프지만..

 

레버넌트화면 말고는 나는 별로 평가하고 싶은 영화가 아닌데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는가 봅니다.

촬영하면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무척 고생을 한 흔적은 역력하였지만.    

 

여기 들러주시는 김인주 목사님도 굉장한 영화매니아인데함께 책 뿐 아니라 가끔 영화 이야기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자주 들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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