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2012년 11월 단상>
***동우***
2012년 11월 23일
1.
대통령 뽑기.
작금 후보들, 실체는 아니보이고 풍문만 횡행(橫行)한다.
주장과 비난은 난무하는데 어느 놈이 암까마귀이고 어느 놈이 숫까마귀인지 가리사니를 잡을수가 없다.
토론과 검증과정이 실종되어, 저들이 시방 위선(僞善)을 부리고 있는지 어떤지 가려내지를 못하겠다.
2.
나는 예순 줄의 부산사람.
내 또래는 날더러 ‘왼쪽으로 삐딱한 놈’이라고 눈을 흘기지만 젊은 친구들은 ‘수구꼴통’이라고 혀를 차지 싶다.
무슨 이념이나 사상(思想)은 커녕, ‘보수는 좋은 걸 지키는 것이고 진보는 나쁜 걸 고치는 것’이라는 정도에 머무는 것이 고작 내 정치적 사고의 수준이다.
‘다소 리버럴한 보수꾼’ 쯤이라면 무난할까마는 내 정치적 색깔은 그처럼 모호한 것이다.
정치판을 향한 관심이나 흥미도 그닥 열렬한 편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대통령 뽑기에 있어서도 보혁(保革)이나 여야(與野)를 막론(莫論)한다.
부끄럽지만, 내 선택은 어떤 정치적 신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로 인상비평(印象批評)에 따른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겠다.
인상이 좋은 사람, 일단 그 면모(面貌)에 거짓이 없는 사람이 나는 좋다.
3.
위선(僞善)이야말로 정치꾼의 전매특허, 정치행위에 있어서 필수악(必須惡)일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위선이란 대부분 레토릭이어서 눈 가리고 아웅이기 십상.
유화적 포즈로 중화된 독재적 카리스마, 정직한 외양 속에 감추어진 권모술수, 패미니즘의 가면을 쓴 난봉꾼, 성공신화로 분칠한 편법과 부정의 역정도 있을 터인데.
인간성을 들여다 보는 나의 눈은 비교적 매서운 편이다.
그런 이미지조작으로 만들어진 인상(印象)이란 대체로 내게 간파되어지고 만다.
위선이 없었던 사람, 노무현 전(前)대통령의 마음을 감히 그려본다.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리기 직전의 그 마음은 어떠하였을까.
MB등에 비하여 그는 지나칠 정도로 위선적 사람이 아니었다.
정치적 입장을 차치(且置)하고 나는 그런 노무현을 존경한다.
4.
스물네 시간의 일거수 일투족, 한 점 숨김없이 대중(大衆)에게 자랑스레 내보일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시발새발 짜증내고 방귀끼고 하품하고 트림하고 똥누고 섹스하고 술먹고 헛소리도 하는, 그 디테일한 일상의 가지가지 모습는 부끄러운 것은 아닐지라도 썩 내보이고 싶은 것들은 아니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일지니, 나남없이 사는 인생이 서로 크게 다를바 없다.
한살이(一生)를 오로지한 절대선(絶對善)이나 절대미(絶對美)로서 살아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박정희 안에는 애국자도 있고 친일파도 있고 소비에트도 있고 미국도 있고 민족주의도 있고 독재자도 있고 팔난봉도 있고 영웅적 면모도 있고 아버지도 있다.
그런데 집단적사고(集團的思考)는 인간살이의 이중적인 아이러니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확증편향.
한 인간의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의 단편(斷片)을 잘라내고 확대하여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
5.
기성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캐릭터를 원망(願望)하였다.
그리하여 안철수라는 맞춤맞은 인물이 혜성처럼 등장하였다.
선함과 정직함과 성실함이라는 정치판의 희소성의 가치가 국민적 정서에 어필한 것이다.
좋은 학교를 나와 빼어난 두뇌로 컴퓨터 백신을 만들었고, 정직하고 성실한 노력에 의하여 성공한 사람이라는 후광(後光).
깻잎머리, 약간 튀어나온 아래 입술, 선량한 눈빛...
그야말로 반듯반듯하고 착하디착한 인상이다.
어눌한 듯 조곤조곤한 어투로 말하는 상식과 공정과 진심과 선의와 정의...
그의 언어는 다소 몽롱하기는 하였지만 일견 순결하기는 하다.
자신의 인상(印象)처럼 안팎 공히 깨끗하고 선한 사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런 안철수의 면모(面貌)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꼬이기 시작하여 하나의 세력, 커다란 집단을 이루었다.
바야흐로 그의 집단은 그를 더욱 독야청청(獨也靑靑)한 경지로 끌어 올린다.
그의 인간성과 그가 걸어온 역정에는 눈꼽 만치도 도덕적 흠결(欠缺)이 없는 양.
범부(凡夫)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특수한 인종(人種)인 양.
그렇지만 느끼건대.
귀족적인 성장과정, 버블로 급등한 주식의 사회환원, 다운계약서, BW(신주인수권부사채)문제, 딸의 호화유학등....
그의 안티 황아무개씨가 나열한 그의 흠결에는 (여늬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예사롭게 행위 할만한, 불법은 아닐지라도) 개연성(蓋然性) 없지 아니하다.
그러나 사업하는 사람으로써 세태와 풍속과 관습이 그러하였고, 돈 있겠다 사랑하는 무남독녀 외동딸 풍요로운 유학생활 좀 시키면 어떤가.
그렇다고 ‘계층이동의 희망이 없고 부의 대물림이 교육을 통해 더 심해지고 이런 닫힌 계급사회는 정의롭지 못하며 미래가 없고 절망적이다.’라는 정치적 수사(修辭)를 늘어놓지 못할 바 없다.
그런데 그의 집단은 그를 지극히 고결(高潔)한 인물로 치장하고 화장(化粧)하여 높이높이 띄어 놓았으니 그것이 문제로다.
민통당의 문재인과의 단일화가 어떻게 되든 이제 정치적 야망을 버리지 못할 안철수, 하루가 다르게 정치인다운 노회함이 더해져 가는 그로서는.
저 드높게 휘날리는 상징조작(象徵操作)의 깃발을 어찌 하려는지 심히 불안하다.
정치적 선택이란 절대악과 절대선을 판별하는 행위가 아닌데, 안철수를 절대선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
***홍애(虹厓)***
2012.11.23 14:58
누구도 지지하지 않지만, 박그네가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둘 중 누구라도 제 표를 줘야겠지만.
근간에 인상, 그저 제가 사람 표정만으로 마음이 간다면 安은, 어쩐지...
그 안이, 양파같아질까 심히 염려.
까면 또 있고 또 있어, 매력덩이로 보이다가
요즘의 행태 그저 슬쩍 보는 것으로는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냐는 노파심이 생김은 어째야하나요. ㅎㅎ
***┗동우***
2012.11.26 05:14
하하, 홍애님.
내 얘기가 바로 그 얘기.
내용물은 과연 어떤지, 양파같아질까 염려, 까보아도 아무 것도 없으면 어쩌나하는...
천재적인 두뇌, 지극히 善하고 성실한 인간성, 공명정대하고 정의로운 삶, 창의성으로 꽉 차있는 생각들...이 시대 이 나라에서 참으로 흠결이 없는 사람.
안철수가 장삼이사보다야 나은 사람이겠지만, 그렇게 완벽한 인격과 수양을 갖춘 사람일까?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 역시 이 시대를 호흡하고 이 세대상황 속에서 성장하여 성공한 사람인데.
나는 그걸 이른바 안빠들의 상징조작 이미지로 느꼈던 겁니다.
주위에서들 하도 그러니 그 자신 착각의 자기확신같은게 돋아났음직도. 하하
안철수의 생각. 기성정치판의 생각들과 전혀 다른 매우 참신하고 혁신적인 비젼이 있는걸까.
그가 과연 그토록 개혁적인 인물일까,
그런 그가 의표를 찔러, 엊그제 후보를 사퇴하더군요.
아름답게.
차기를 바라볼까요?
사퇴성명을 보니 그 이미지 그대로 이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어프로치할 듯은 합디다만.
그러나 홍애님.
안철수라는 한 인간의 내실에 관계없이 그의 등장은 이 나라 정치판에 순기능을 끼쳤습니다.
정치쇄신이라는 명제를 던졌지요.
그거 하나로 안철수는 정치인으로서 유능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을겁니다.
그 힘이 상징조작에 근거한 것일지라도.
***┗홍애(虹厓)***
2012.11.26 12:07
어제는 26년이라는 강풀만화를 근간으로 한 영화를 봤습니다
저는, 이 시대 우리들이 원하는 사람은 그리고 대통력직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반성할 줄 아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인간이 되어서 고대 소설 영웅이야 될 수 없지요
우리들이 바라는 영웅도 어떤 실수나 과오 없이 항상 선과 의지만 가진 인간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슬프게도 저 사람이 꼭 그 그릇에 맞아, 하는 인물을 만나지 못합니다
그러니 저 또한 누구를 찍겠다거나 누구를 지지한다고도 하지 못하고 의심부터 합니다.
지난 시간 동안 돌아가는 나랏꼴 새 대통령이 만능으로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지 않지만 저는 지난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시 찍으려 하는 인물에게는 돌아섭니다
어쨌든 제 인상이라는 편견도 제 그릇밖에 안 되겠지만 반성하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아버지의 딸이.. 아웅산 수지가 되기란 무척이나 어렵지요
그네씨에게 그걸 원하긴 너무나 요원한 일이고, 그러나 그 세력들이란 새마을 시간과 서울의 봄의 시간 속에 면면히 이어온 힘 센 것들의 무리라는 건 제게 확실합니다.
저는 그걸 싫어하고 있지 무엇을 지지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동우***
2012.11.28 05:04
홍애님.
광주의 5월을 소재로 한 영화.
이창동감독의 박하사탕은 정면으로 광주를 다룬 영화는 아니었지만 좋았고, 오래전 장선우감독의 ‘꽃잎’이라는 영화가 참 가슴 시렸다는 기억.
그 외의 광주영화는 죄다 실패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화려한 휴가’ 역시 참 시시하였는데, ‘26년’ 이 영화는 어떠할지...
과연 그러합니다. 홍애님.
생래적으로 그 면모에 영웅적 웅자(雄姿)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 어디 있겠어요?
시대와 상황이 영웅을 만드는 것이겠지요.
유신에 이은 광주.. 그리고 신군부 독재의 긴 세월.
그것을 오로지 질곡과 아픔의 시간으로 인식하는 바가 우리에게는 없지 아니할겝니다.
뼈를 깎는 반성과 혁명적 청산과정없이, 그 힘의 여력으로 연연하게 이어져 내려오는 구시대의 몰염치한 찌꺼기들..
그에 대한 정서적인 혐오감 이해하고도 남지요.
그러나 홍애님.
현 대한민국이 앙시앵 레짐으로의 회귀는 가당치 않지 않습니까?
세계사적으로나 국민의 의식적으로나 이 나라 정치 구조적으로 그건 불가능 한것.
나는 세상이 점점 나아지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믿는 사람입니다.
때로 반동(反動)도 있겠지요만,
혐오는 혐오로되 미래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맙시다, 홍애님. ㅎ
***잉크***
2012.11.23 19:39
정말 정말 정말로
정치에 좀더 깊은 관심을 두어야 할 판입니다
그 동안은 무식한 아줌마로서 흥얼흥얼 찍었는데
내 귀한 아이 또는 귀한 손녀가 힘차게 열어갈 세상의 기반이라도 닦아주는 심정으로..
대체 누굴 밀어야 하나요~?
***┗동우***
2012.11.26 05:20
잉크님.
박근혜가 된다고 과거 엄혹한 유신으로 회귀할수도 없고, 진보적인 인사가 된다고 해서 혁명적인 개혁이 이루어질 수도 없고,
보수냐 진보냐, 복지냐 성장이냐, 여냐 야냐를 따져봐야 부질없어야 하는데.
결국 현실과 현상에 근거한 근거한 보수나 진보일터인데, 정치 만능주의 이 나라의 정치는 너무나 과열되어 있습니다.
정치성향이 인간성과 인간관계에 이와 같이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겁니다.
박근혜 지지를 표방하면 상대진영 지지자들에게는 일단 정서적으로 적이 되어 버립니다.
요순(堯舜)의 백성들은 왕이 누구인지 정치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채 태평성대를 누렸다지 않습니까?.
좋은 세상이 오로지 좋은 정치에서 비롯된다면 그것은 비극이겠지요.
그러나 정치가 미래의 틀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말씀처럼 우리 손주들이 힘차게 열어갈 세상의 기반을 만드는.
좋은 세상을 꿈꾸는.
‘금서’라는 어여쁜 손주를 가진 할머니의 마음, 나 역시 내 손주 비니미니의 세상은 모쪼록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할비랍니다.
잉크님.
잘 생각해서 찍읍시다.
나는 좀 더 지켜 볼랍니다.
***melon***
2012.11.24 23:47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안철수씨가 사퇴를 했군요.
전 젠더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여성 대통령의 탄생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그런 저는 선거권이 없습니다. ㅎㅎㅎ
***┗동우***
2012.11.26 05:38
선거권이 없어도 멜론님은 분명한 한국인.
나는 정치성향이 진한 편은 아닙니다만, 소위 ‘빠’들은 싫습니다.
노사모, 박사모, 안빠, 문빠, 우빨, 좌빨 ....
무슨 소명의식에 들떠서 핏대를 세우고 쉰 목소리로 부르짖는 그들 집단.
즤들만이 정의와 공정과 미래가치를 보유한양.
집단의 목적의식에 취한 그들은 오로지 ‘무찌르자!’의 정서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나는 정치토론을 즐겨 봅니다만, 표방하는 바가 ‘사망유희’라던가, 죄 무슨 토론배틀...
무슨 타이틀매치도 아니고 토론에 무슨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어야 합니까?
목적에 입각한 주장만이 있는데 토론으로 무슨 생산성이나 효율성이나 창의성을 기대할수 있겠어요?
진실이야 어떻든, 사실관계야 어떻든 말빨 세고 논리에 강한 놈이 장땡입니다.
전문적인 지식이야 뒷전이고 논리적 사고의 훈련을 받은 놈의 논리적 말빨 하나만 있으면 이기게 마련입니다.
내 보기에 그 논리라는 것도 성급한 일반화, 유비추론, 논점이탈등 오류 투성인 경우가 한둘 아닙디다.
그 토론배틀로 어떤 진영은 고무되고 여론이 됩니다.
나치 여론조작의 귀재 괴벨스가 말했다지요.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멜론님은 짐짓, 젠더문제에 관심있어 여성대통령을 기대한다고 말씀하시지만.
김일성왕조 타도, 북한인권..
멜론님은 그런 분야의 최전선 보수논객임을 뉘 모르리오? 하하하
나는 이른바 좌편향 인사들이 내보이는 확연한 색깔에 비하여 보수쪽의 인사들은 자신의 색깔을 확연하게 내 비치지 않는다는 느낌올시다.
마치 조금이라도 진보적인 색채가 없으면 무언가 뒤 떨어진, 무언가 지식이 모자란 듯 평가를 받는 듯한 두려움이 있는 듯,..쭈뼛쭈볏. 하하
내 보기에 보수 쪽에는 참다운 보수를 표방하는, 이를테면 용사(勇士)가 없어요.
멜론님은 박근혜 지지를 크게 외치세요. 선거권 없으시더라도. ㅎ
외국에 계시는 멜론님께서 대한민국 사회의 건강함에 일조하시는 바랍니다.
***┗melon***
2012.11.26 15:11
동우님, 전 우선 자신보다 선배를 향하여 막 말하는 무리들이 싫습니다. 구역질 나는 그림을 그리고 낄낄 거리는 무리들을 혐오합니다. 그들은 그것을 표현의 자유이고 예술이라고 합니다만, 표현의 자유와 외설, 그리고 낙서의 구분은 어디입니까? 그들 스스로가 그렇다 하면 그런 겁니까? 우리는 그들의 자위행위를 나오는 구역질을 참으며 지켜 보아야 합니까? 정말 토악질이 나 참을 수 없는 지경입니다.
전 그래서 상놈들의 막되먹은 사회를 혐오 합니다. 순하고 선한사람은 어떤 고난도 선하고 순하게 참아 넘깁니다. 순한 사람들이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체면도 도덕도 있는 양반이 리더가 되는 사회라야 되지 않겠습니까? 품위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이 거친 사람은 싫습니다. 악에 받혀 거품을 물고 쌍욕을 해대는 사람이 정말 싫습니다. 듣는 것 보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점잖게 커서 온화한 사람이 좋습니다. 사회를 뒤집어 엎는 사람보다, 사회를 선도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사람이 존중 받는 사회를 원합니다. 그것이 어느사회이든 절대 인권이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인권을 유린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누구나 알다시피 표리가 있는 분 입니다. 저도 유신땐 그분을 비판하고 어린나이에 가두에 서서 최류탄에 눈물 흘린 경험이 있습니다만 이 나이가 되어서 처음으로 그나마 김씨왕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를 이나마 발전시킨 공이 그분과 그후로 이어지는 군부출신 대통령들께 없다고 단언 할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공과 폐를 저울질 하자면 결과로 봐서 역시 공이 많음을 인정 해야겠지요. 뼈 빠지게 부지런히 일하는 북한 인민이 게을러서 굶어 죽는게 아닌걸 아니까요. 그들을 리드해온 리더들의 역량이 오늘날 결과적으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 어려서 부터 천주교 신자고 청소년 시절에 제가 살던 응암동 본당 신부님이 함세웅 신부님이시라면 제가 그 시절 무척 존경했던 그분께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짐작 되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저의 진보파에 대한 실망은 정권을 잡은 후에 일어난 그들의 행적 입니다. 백의종군하며 한 민주화운동 인줄 알았는데, 그들역시 정권과 출세에 혈안이 되어 있더군요. 많이 실망 했습니다. 진실과 화해 운운 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자기들 위주로 바꾸는 걸 보아왔습니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닌 줄 알고 있습니다.
전 제 측근중에 과거 박대통령때 형제들이 월북했다하여 간첩혐으로 수감되어 7년을 복역하신분 밑에서 일을 했는데, 나중에 모여서들 하시는 말씀이, 이제는 우리 세상이 되었으니, 우리도 단맛좀 보자였습니다. 그 소리 듣고 너무 실망하여 당장 사표 던지고 나와서 지금의 회사에 있습니다.
박근혜씨=박정희 대통령 100%지지라는 룰 또한 웃기는 방정식 입니다.
전 어쩌면 이화창씨의 원칙론에 더 공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젠더의 문제는 지구상에서 그 인권을 유린당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 입니다. 북한의 인권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북한의 여성들이 겪는 인권유린 또한 심각한 정도입니다. 이런 것을 언급하지 않는 시람은 어느 한 나라의 리더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여성의 교육을 반대하는 탈레반을 비판한 글을 블러그에 올렸다고 17살 소녀가 공격을 당했습니다. 여러 남자가 17살 소녀를 폭행 하고 총격을 가했습니다. 그것도 신의 이름으로... 이게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 그 탈레반은 서방세력의 아시아 침탈을 비판하며, 그 탈레반 세력은 북한정권과 동맹입니다.
북한 정권과 손을 잡자는 사람들은 보수입니가? 진보 입니가?
저는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씨보다는 그래도 차라리 박근혜씨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쪽의 김씨왕조는 절대타도의 대상이기 때문 입니다.
물론 저의 의견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는 의미 입니다. 북한의 인권을, 북한의 여권을 말하지 못하는 후보 보다는, 여성이 대통령이 되어 세계의 알게 모르게 스스로를 비하하도록 훈련 받아진 여성들이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가 되어도 나라가 확 바뀔일은 없지만, 기본 이념만큼은 확실히 해야 한다는게 저의 생각 입니다. 저 자신은 양반도 아니고, 기득권 세력도 아닙니다만, 우리 아버지께서 반공포로 출신이시고, 우리 외할아버지께서 독립군 출신으로 반공의 최전선에서 싸우시다 장렬히 전사하신 호림부대 6대대 대대장 김현주이시기 때문 입니다.
P.S. 내일 동경 YMCA에서 열리는 시국공연에 제가 사회를 봅니다. 우리 신문사에세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연사는 대한민국 선진화 재단 이사장 박세일씨 입니다.
***┗동우***
2012.11.28 05:45
나 역시 집단을 이루어 거품 물고 개혁을 부르짖는 치들의 목쉰 구호를 경멸하고 혐오합니다.
죄 영악한 논리로 무장한 검투사들에게서 한 줌 품위를 기대하기는 요원합니다.
이 나라 근대화에 자랑스러운 것 전혀 없나요?
옳습니다, 멜론님.
줆주려 죽어 나가는 저 북녘땅의 동포들.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정치이고 국가일진대, 초근목피 산야를 찾아 헤매는 판에 무슨 사상이고 이념입니까?
주체사상도 하루 이틀이지,이념을 붙들어 안고서 옥쇄(玉碎)를 하려면 저희나 할 것이지, 수천만이 연대하여 이념의 城을 배게삼아 죽어나가야 하는 겐지.. 원.
신재보수(身在保守) 언재진보(言在進步)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선이지요.
사는 양식은 죄 부르주아 문화를 만끽하면서 입으로는 진보의 가치를 부르짖는 사람들도 한 둘 아니지요.
목적의 절대성, 생각이 다르면 악이고 오로지 적일 뿐입니다.
‘똘레랑스’라니, 이 나라에서 감히 그것을 꿈꿀수나 있나요?
김지하와 김중태.
그 옛나ㄹ, 엄혹한 시절 이들의 영혼은 피흘리면서 민주를 꿈꾼 사람들이지요.
그 늙은 투사들 속이 없어 진보인사들을 꾸짖을까요.
진보의 어느 논객의 말마따나 이들이 과연 추한 말년, 더럽게 늙은 늙다리들인지요.
김지하는 유신의 종식을 감옥에서 맞이하였답니다.
“100일 참선했다. 101째 교도소 특별방송에서 박정희 죽었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내 안에서 뭐가 떠오르냐, 인생무상. 안녕히 가십쇼. 나도 곧 뒤따라 갑니다. 그리고 웃었다. 한 번도 박정희 용서한 적 없다. 미워했지, 그런데 그런 말이 어떻게 나와. 김수환 추기경이 정부 추도사하는데 마지막에 '인생무상' 그때 소름끼치는데…그 뒤로 박정희 욕 안했다.”
그는 또 말합디다.
“이 땅의 생각 없는 젊은이들, 이들을 선동하는 세력들의 퇴행적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느낀다.”
하하, 멜론님.
시인은 늙지 않았습니다.
시 한수로, 그만 지껄이겠습니다.ㅎ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내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 오는 삶의 아픔
살아 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 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unbee***
2012.11.25 22:02
보수와 진보의 성향은 타고 난다고 했던가요.
내가 철들고 부터의 기억으로는 오로지 진보대열이었습니다.
정치를 아는 것도, 관심도 그닥이건만,
그냥 항상 왼편으로 기우는 것이 타고난 것이었다면 그말에 고개 끄덕일랍니다. 하하하하
체 게바라의 특성이 내겐 다분히 내재되어있습니다.
너무 거창한 비유인감? ㅋㅋ
내겐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이 매우 크게 남아있지요.
나는 그분의 순수함을 참으로 좋아했어요.
순수함은 어리석음이다 라는 등식이 뚜렷한 정치판에서는 어울리지않는 사람.
***┗동우***
2012.11.26 05:49
은비님.
보수적 성향과 진보적 성향.
말씀처럼 어느 정도 기질적으로 타고 난다는데 동의 합니다.
이론적 기초에 의하여, 오직 사유함으로써 하나의 신념체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닐테지요.
타고 난 성격과 경험(내면아이를 포함한)에 의한 측면이 오히려 신념체계 형성에 더 영향이 클 듯 합니다.
이를테면 사회주의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모습인 ‘계급모순에 대한 철저한 증오’는 이론적 사유로서 이르게 되는 정서는 아닐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은비님.
가끔 생각하는바, 커뮤니스트였던 내 아버지.
그 분은 과학적 사회주의라기 보다 공상적 사회주의가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나 역시 다소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낫살 먹으면서 문득문득 느껴지는 바는 나는 역시 보수꾼이구나 하고 느낀답니다. ㅎㅎㅎ
60년대 전세계적 학생운동에서 좌파의 숭고한 아이콘. 체 게바라.
그 사람은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한 의사였는데, 오토바이 여행에서 보고득고 겪은 남아메리카의 현실에서 용약 형명아로 떨처 일어나...
실로 체 게바라와 같은 사람이 특출한 위인입니다.
노무현 같은 이도 참 특별한 인격이었지요.
정치를 비속화시켰다지만 이 나라 정치사에 그 이만큼 위선이 없었던 사람 어디 있을라구요.
정말 순수하였지요.
불쌍함, 부당함을 향한 연민에 있어서 은비님이나 나는 같은 종족올시다. ㅎㅎㅎ
하하, 그런 의미로 우리는 왼편.
***큰서방***
2012.11.26 11:29
그동안 잘 계셨지요?
주말마다 잘 지켜온 궂은 날씨의 반복이 월요일인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한층 더 겨울을 느끼게 되겠지요.
아니, 동우님 계시는 부산은 덜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은 이미 얼음이 몇차례 얼고 녹고를 반복하였습니다.
오랫동안 화실에서 살다가 마치 동면을 마치고 나온 동물처럼,
아직도 전시회의 후유증(?)을 털어내지 못함도 남아있습니다.
저는, 한참동안 블러그등에 잡기일망정 글쓰는것조차 게을러져 있습니다.
첫화면에 나오는,
이쁜 손녀들의 모습도 바뀌고 (이젠 손녀사위 보시게 될것 같습니다.ㅎ) ...
마음에 닿는 글, 여전히 쓰시고.....
문득 동우님의 블러그에서 이글저글을 풍족한 마음으로 둘러보고 갑니다.
참, 저는 '머리없는 진보..., 좌빨(?)성향' 이 아니고 싶습니다. 하하하...
***┗동우***
2012.11.28 05:51
반갑습니다. 큰 서방님.
아니, 이곳보다 거기가 그렇게 북녘이던가요?
벌써 얼음이 얼고 녹고 하다니.
전시회 마치고 난후의 기분 어떠하실까.
그 옛날 연극판 기웃거릴적, 마지막 공연 끝나고 막이 내린후의 그 헛헛함.
그 기분 상기하여 대충 짐잣해 봅니다.
핫핫핫, 큰서방님.
우리 손주들, 사윗감 있으면 소개시켜 주시지요.
이제 슬슬 블로그도 기지개 켜시지요. ㅎㅎ
큰서방님의 좌빨 성향은 내 모르는바 아니지요. 하하하
그러믄요, 큰서방님이야 머리없는 진보는 어림없으신 분..
자주 뵈어요.
***향편***
2012.12.05 00:36
멜론님과의 대화 보면서 이거다!, 싶었습니다.
입장과 이해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대화가 가능하고 또 방청도 가능하다는 걸요.
내가 이해하는 진실과 다른 견해엔 조소부터 하는 나쁜 버릇은 저도 있거든요.
저는 정치에 제 또래 누구 못지 않게 관심이 있지만 표명은 잘 안합니다. 어쩌면 들어줄 마음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동우***
2012.12.05 06:39
향편님.
전에 서민정님한테도 말한 바 있지만 386 이후 세대들은 역사나 정의에 대한 일종의 책무의식이랄까, 진보적인 생각의 강박 같은걸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광주의 트라우마이겠지요.
사회주의를 꿈꾸지 않은자 젊은이 아니고,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자 아니하는자 늙은이 아니라지요? (ㅎㅎ 처칠의 말입니까? 젊어서 맑시스트, 늙어서 보수꾼운운...)
멜론님은 동경의 신문사에 근무하시는, 나보다 한연배 아래이지만 향편님보다는 높은 연배의 여성분입니다. 굉장한 미인이시고...ㅎㅎ (책부족 추장님과는 일본체류시 친하였던 분이기도..언제 한국 나오시면 소개해 드릴께요.)
그리고 북한 권력세습과 인권상황에 대하여 무척 혐오와 분개하시는 우파논객이기도 하지만(이른바 종북좌파와의 토론에서 이 이의 칼날은 자못 날카롭지요), 멜론님 젊었을적 서울시절에는 반유신 투쟁에 최루탄 가스에 익숙한 분이기도 하답니다.
향편님, 나는 어제 저녁 대선후보 토론을 들으면서 저 멜론님의 심경에 십분 동감하였어요.
면전에다 대고서 '박근혜 널 까부수러 나왔다 (노골적으로 이 말입디다.바로)'는 이정희의 그 살벌함.
그 옛날 유신보다 그 살벌함이 나는 더욱 무시무시하였어요.
거기에는 한점 똘레랑스운운, 포용운운, 화합운운, 역사발전운운의 여지는 없었어요.
피바람 몰아치더라도 과거를 숙청하지 아니하고서는 한발짝도 나아갈수 없다는 완고함이 느껴져서....
나는 평소 선연하게 자신의 색깔을 밝히고 똑 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이정희를 유시민류보다는 훨씬 좋아하였는데 어제 저녁의 그녀는 등에 소름이 끼칩디다그려. ㅎ
그래요, 향편님.
우리 생각들의 손을 맞잡읍시다.
***┗향편***
2012.12.10 00:15
저는 이정희보다는 유시민을 좋아하는데 아니 유시민은 여전히 좋아하고 이정희는 좋아해본 적도 없네요.ㅎㅎ
이정희의 민통당, 역사적 책무인 양 희생자적 임무수행이라 스스로는 자못 비장하지만 통진당 분당 후, 진보내에서의 좁아진 입지, 포지셔닝하는 꼼수 훤히 보이는 듯해 얄미웠어요. 목적은 스스로를 태워 정권교체에 거름이 될 것처럼 말하지만 다른 속내,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진정한 진보당으로써의 역활 수행을 한 정당, 그런 포석을 둔 거 같아서요. 조용히 물러난 또 다른 진보당 유시민, 심상정과 차별화가 필요하잖아요.
아 전 심상정을 좋아해요^^(뜬금없는 커밍아웃ㅋ)
***┗동우***
2012.12.10 05:25
하하, 향편님.
얘기했잖아요? 내 정치적 평가는 오로지 인상비평에 의한다구요.
유시민과 이정희에 대한 것 역시.
심상정은 내게도 인상이 괜찮아요. ㅎㅎㅎ
춥지요? 북녘은.
여기도 영하의 날씨.
산사나이 향편님이야 요만한 추위 아랑곳일까마는.
건강하고 밝은 한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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