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담배 피우는 여자>>>-김형경- (1,4,3,3,1)

카지모도 2020. 12. 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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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담배 피우는 여자>

-김형경 作-

 

***동우***

2017.12.15 04:19

 

'담배 피우는 여자'

처음 읽는 작가 김형경.

검색하여보니 1960년생 여성 작가로군요.

 

내가 담배 끊은지는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교복 입고부터 피웠으니까 내 끽연 연조도 상당할텐데 그닥 힘들게 끊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김형경 '담배 피우는 여자' 두 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7.12.16 04:40

 

[새벽 안개 사이로 담배 연기를 뿜으면 그것들이 서로 스며들면서, 반갑게 한 몸이 되는 게 보입니다. 어떤 생물이, 저토록 서로 스며들어, 기쁘게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담배연기의 저런 비쥬얼한 느낌은 별로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오래 전. 새벽 첫 담배의 맛을 기억합니다.

퍠부 깊숙히 담배연기를 삼키면 홀연 머릿속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

빙글 돌면서 기분좋게 추락하는 앗뜩함...

그리고 정신은 한결 명징(明澄)해지는 겁니다.

밥 먹고나서나 술 마시면서 피는 담배, 맛은 있지만 첫 담배에 비하면 대체로 구질구질한 맛이었습니다.

[“친정에 가 있는 동안, 그이가 밤마다 전화를 했어요. 당신이 담배 끊는 고통을 견디고 있듯이, 나도 당신이 보고 싶은 고통을 견디고 있다고, 서로를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열쇠는 온전히 당신이 쥐고 있는 거라고….” 마지막 말을 할 때, 그 여인의 목소리는 울먹이듯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게 인간이었을 텐데…. 그 때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중첩적이고, 그렇게 모순되고, 그렇게 나약한 게 인간의 본질일 텐데…. 이토록 하잘것없는 담배에 매달리곤 하는 것도 다 그래서였을 텐데…. 그 때는 참으로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그토록 하잘것 없는 담배에 매달리는 심리. <요즘에사 흡연을 하잘것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담배는 거의 금기영역으로 취급하여 만병의 원흉이고 모듬살이의 악독한 폐해(弊害)로 되었습니다만 예전 담배는 훨씬 자유로웠었지요.>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였던 남편.

 

[아내는, 자궁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아내가 다시 병에 걸릴까 봐…]

 

구차한 변명입니다. 마치 자신에게 편견은 없었던양.

 

허니문때 벌거벗은채 남편의 손을 부여잡고 담배를 끊겠다고 애걸하였던 기철이 엄마.

남편을 죽이고 싶다면서, 남편도 담배도 사랑한다는 기철이 엄마 역시 구차합니다.

혼잣말하는 여자, 담배피우는 여자.

["때로, 담배 한 대로 위안이 되는 일도 있지요.” 그렇게 말한 그 여인의 마음 깊은 곳을 짐작할 것 같습니다. 담배 한 대로 위안이 되는 서글픔, 중압감, 배고픔, 추위…. 이렇게 아무도 없는 새벽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울 때면, 일상의 발길에 걸리는 자잘한 돌멩이들이 모두 담배 연기와 함께 휘발되는 것을 느낀답니다. 남편의 늦은 귀가나, 저의 불면 같은 것까지도요.]

 

사람마다 가슴 속에 텅 비어버린 동굴 하나씩 가지고 있을겝니다.

소통할수 없어 단절된, 소외와 외로움의 공간.

결혼으로도 정사(情事)로도 행복(외피적)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그곳.

담배연기로 위무하는 공동(空洞)

 

우리 모두.

거기를 직시하기가 두렵거나 부끄럽거나 노엽기 때문에들 타인에게나 자신에게 위선을 떨고 위장을 하는겝니다.

일흔 넘은 나의 술, 과하다고 뭐라하지 마십시오.

내 동굴속 찬바람.

딴에는 심각하외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