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고등어>
-공지영 作-
***동우***
2020.05.21 20:05
공지영의 장편소설 ‘고등어’
연극으로도 공연되었고, 몇 번이나 재출간 된 공지영의 출세작이기도 하지요.
1980년대 아픈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청준들.
그들의 꿈과 절망, 그리고 그 좌절의 상처를 연민으로 담아낸 후일담(後日譚) 문학.
감성적이면서도 호소력 짙은 문체로 그려져 있는 몰입도 높은 소설입니다.
서른번 남짓으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함께 읽어요.
***may garden***
2020.05.27 21:10
책향기 폴폴나는 서가에 잠시 안착한 듯 합니다.
동우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요?
동우님의 고즈넉한 북가든.
종종 들르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동우***
2020.05.28 06:52
메이가든님.
전의 닉네임 메이블루님이라고 짐작하는데 맞는지요?.
반갑습니다.
리딩북, 요즘 좀 쓸쓸하지요? ㅎ
쥔장도 객들도 열정이 옛같지 않는가봅니다. ㅎ
자주 들러주십시오.
***may garden***
2020.05.29 13:29
오월의 끝자락
벌써 초여름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날씨입니다.
병원 가는 길 위에서
강렬한 햇살에 현기증이 일어 혼이 났네요.
동우님은 그래도 여전하시어요~
건강 더욱 잘 챙기세요.
코로나가 어서 사라지는 날이 오길 고대해 봅니다.^^
***동우***
2020.06.20 05:23
공지영(孔枝泳, 1963 ~)의 ‘고등어’
1980년대 엄혹한 시절, 부당한 시대를 온 몸으로 정면으로 대항하던 젊디젊었던 청춘들.
청춘의 사랑도 낭만도 아름다움도 모두 버리고 오로지 막연하고 뷸가해한 이념을 위하여.
그것은 세상을 뒤바꾼 혁명이었던가.
그리하여 세월 흘러 그들은 모두 행복한 존재들이 되었는가.
<바보 같은 게, 런던 노동자들이 비참한게 지하고 무슨 상관이란 말이야. 노동자들이 돼지우리 같은 곳에서 비비고 살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이라고 연구를 하고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발표하는 거야? 세계의 끄트머리 한심한 나라의 학생으로 태어나서 무슨 세상을 구원해 보겠다고 부모들 가슴에 못을 쾅, 쾅 박으면서 지랄들을 한 거야? 그래서 무슨 세상이 왔지? 어리석었어. 하다못해 그 시간에 운전이라도 배워두었어야지. 영어 회화를 익히고 그도 아니면 테니스를 치거나 샤갈의 그림이라도 보러 갔어야 해. 뱃속의 아이까지 죽여가면서 이루어야 할 일이 대체 무엇이었단 말이니?">
무리지어 대양을 헤엄치는 등푸른 자유.
아, ‘고등어 떼들‘
<그것은 환희의 빛깔이야. 짙은 초록의 등을 가진 은빛 물고기떼. 화살처럼 자유롭게 물 속을 오가는 자유의 떼들, 초록의 등을 한 탱탱한 생명체들. 서울에 와서 나는 다시 그들을 만났지. 그들은 소금에 절여져서 시장 좌판에 얹혀져 있었어, 배가 갈라지고 오장육부가 뽑혀져 나가고.>
한 때 대양을 자유로이 헤엄쳤던 등푸른 자유, 고등어.
이제는 소금에 절여져서 배가 갈라지고 오장육부가 뽑혀져 시장 좌판에 늘어져있는.
처절한 세월은 흘러 1990년 대의 뒤안길.
그들이 겪어낸 꿈과 절망, 사랑의 상처와 그에 대한 연민...
결국 은림은 죽는구나.
<그리고 그날 새벽, 오래 전에 잊혀진 약속처럼 첫눈이 내렸다. 하지만 은림이 본 마지막 세상은 어둠뿐인 메마른 도시엿다. 그 도시를 덮는 첫눈을 보지 못하고 내리 사흘을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어느 새벽 그녀는 명우가 잠깐 잠든 사이 눈을 감았다.
순간적이었지만 격렬한 악몽에 시달리다가 명우가 눈을 떴을 때 이미 그녀는 숨이 멎어 있었다. 잠이 든 것처럼 편안한 얼굴이었다. 명우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은 양초처럼 차가웠다. 목구멍이 꾸역꾸역 막혀 왔을 뿐 눈물은 조금도 흐르지 않았다. 그는 그 자세로 양초같이 차가운 은림의 손을 잡은 채로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었다.
창문을 푸르게 물들이며 동이 트고 있었다. 그가 눈을 들어 보니 회색빛 하늘이 납빛으로 가라앉으며 아주 먼 도시 저쪽에서부터 싸락눈 흩뿌리는 아침이 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깨어나지 않는, 그저 풀뿌리까지 하얗게 얼어붙는 어느 겨울 아침이었다.>
김명우, 노은림, 연숙, 여경, 은철, 건섭, 경식...
그 때, 그들은 짓푸른 대양의 파도를 헤치며 거침없이 헤엄치던 등푸른 고등어들이었다.
삶이 그러하였노니, 그대들 슬퍼하지 말라.
공지영의 ‘고등어’
함께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내 것 > 잡설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1일. 공룡을 물리친 컴퓨터 이야기. 거울 행성]] (1,4,3,3,1) (0) | 2020.12.19 |
---|---|
<<<울리지 않는 심금(心琴)>>> (1,4,3,3,1) (0) | 2020.12.18 |
<<<청수(淸水)>>> (1,4,3,3,1) (0) | 2020.12.16 |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 -조성윤. 숙명전환의 선물 -김미정 (1,4,3,3) (0) | 2020.12.14 |
<<<그대 하늘을 맛보았기 때문에>>> (1,4,3,3,1) (0) | 2020.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