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나, 이런 이야기도 있잖습니까? 공자께서 일찍이 무리와 더불어 천하를 주유하실 때 , 난을 만난 나라의 변방에 이르셨는데, 아비규환으로 피비린내 자욱한 마을이 온통 적군의 말발굽에 짓밟히고 창칼에 도륙이 되어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려. 그 와중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손에는 어린 자식, 앞에는 늙은 부모, 잡고 끌고 아우성인데, 저만큼 어떤 사람이 두 아이를 양팔로 붙안고 사뭇 섧게 섧게 울더니만 단호히 한 아이를 떼어 놓고 아이만 데리고 피난을 가더랍니다. 돌아보지도 않고, 돌아보면 차마 갈 길을 갈 수 없어 그랬겄지요. 공자가 제가를 시켜 남겨진 아이한테 가서 그 연유를 물어오라 했습니다. 다녀온 제자는 아내도 없는 처지의 그 사람이 데리고 간 아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