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달려온 선역꾼들이 꽝꽝 얼어붙은 겨울 땅을, 곱은 손을 불어 가며 가까스로 파 놓은 구덩이. 구덩이의 윗부분은 넓게 파서 외광이라 하고 그 아래로 다시 관만 들어갈 자리를 맞추어 판 곳은 내광이라 한다. 굴토를 끝내고, 긴 무명 띠에 의지하여 그 조붓한 내광에 조심스럽게 방향을 맞추고 겨냥을 하여 관을 넣으니, 광중은 마치 끼이듯이 알맞아서, 그 안에 아늑하게 들어가 누운 관은 얼핏 순하고 평화로운 어머니에게 안긴 것처럼 보였다. 드디어 부인은 한세상의 고단한 짐을 다 지상에 벗어 두고 홀가분히 조그맣게 저곳으로 돌아가 그 몸을 조용히 누인 것 같았다. 내광벽과 관 사이의 빈 곳을 석회로 메워 관 높이까지 채우며 보토를 하고는, 이 내광이 하늘 입구를 동천개로 덮으니. 방문을 한 번 닫은 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