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돌이의 집 안방에 집안 식구가 모여 앉았다. 돌이는 “이 자식, 어디를 가려거 든 말이나 하고 가지, 그런 법이 어디있나? 망한 자식 같으니.” 하고 오래간만 에 돌아온 아들을 금시에 내쫓을 것같이 골을 내더니 아랫목에 일어 앉아서 아 들의 얼굴을 바라보느라고 병까지 잊은것 같고 갖바치는 돌이의 옆에 가까이 앉 아서 빙그레 웃고, 섭섭이는 문 맞은편 동생 옆에 붙어앉아서 동생의 입은 옷을 만져보고, 또 돌이의 여편네는 어린아이 젖을 물리고 문앞에 앉아서 아이의 얼 굴을 건너편으로 내밀며 “언니, 인제 오셨습니까? 그 동안 저는 어떻게 기다렸 는지 모릅니다.” 하고 어린아이 대신 말하고 웃었다. 꺽정이는 여러 사람을 돌 려보는 중에 병든 아버지의 야윈 얼굴과 어린 동생의 가냘픈 몸을 자주 바라보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