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날 밤에 돌이와 삭불이가 선이의 집 안방에서 자게 되었는데, 선이 내외가 돌이를 유심히 보는 까닭에 돌이가 얼마 동안 겸연쩍어서 말이 적었으나 선이의 안해가 “총각, 이리 가까이 오구려.” “총각, 이야기 좀 하구려.”하고 연해 ‘ 총각, 총각’하며 다정하게 구는 까닭에 돌이가 마침내 조심성이 풀리어서 너털 웃음을 치며 반죽 좋게 이죽거리게까지 되었다. 삭불이가 간간이 실없는 말을 던지어 여러 사람을 웃기었는데 돌이를 가리키며 “저 함흥 떠꺼머리가 인제 양 주 대적이 될 터이야. 요지왕모 같은 색시를 훔치려는 것을 보지.”하고서 ‘하 하’하기도 하고 “저 떠꺼머리가 맘속에 큰 걱정이 있는 모양이야. 옥황상제하 고 벗 못하는 걱정.”하고서 ‘하하’하기도 하고, 선이의 안해가 돌이더러 총 각, 총각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