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최인호 <지하형.. 술꾼. 사랑아 나는... 가족. 몽유도원도> (1,4,3,3,1)

카지모도 2019. 11. 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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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최인호]]

<지하 형, 미안해> <술꾼>

 

 

<지하 형미안해>

-최인호 -

 

***동우***  

2013.09.18 04:57

'최인호' '김지하'(1941~ )에게 왜 미안할까?

74 1월 긴급조치 제1체포사형선고.

 

1974 1월을 죽음이라 부르자오후의 거리방송을 듣고 사라지던네 눈 속의 빛을 죽음이라 부르자좁고 추운 네 가슴에 얼어붙은 피가 터져따스하게 이제 막 흐르기 시작하던 그 시간다시 쳐온 눈보라를 죽음이라 부르자모두들 끌려가고 서투른 너 홀로 뒤에 남긴 채먼 바다로 나만이 몸을 숨긴 날낯선 술집 벽 흐린 거울 조각 속에서어두운 시대의 예리한 비수를등에 꽂은 초라한 한 사내의겁먹은 얼굴그 지친 주름살을 죽음이라 부르자. -김지하, '1974 1'-

 

1979김지하는 감옥 안에서 박정희의 암살 소식을 들었다.

그때 김지하는 말하였다.

<처음 떠오른 생각은 무상하다는 것이었다저절로 혼잣말이 나왔다잘 가시오나도 뒤따라 가리다.>

그리고 김지하는 19991년도 이른바 '분신정국'의 와중에서 젊은이들에게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고 일갈하였다.

그로부터 그는 좌파로부터는 '변절자'가 되어버렸다.

 

<"젊은 벗들당신들의 신조는 종교인가유물주의인가육신을 경멸하고 영혼의 찬란한 해방을 광신하는 고대 종교인가육신의 물질성만을 주장하는 속류 유물주의인가?">

<"지금 당신들 주변에는 검은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그 유령의 이름을 분명히 말한다. '네크로필리아곧 시체선호증이다싹쓸이 충동자살특공대테러리즘과 파시즘의 시작이다이미 당신들의 화염병은 방어용 몰로토프 칵테일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파괴력이 아니라 상황과의 관계상실과 거기에 실린 당신들의 거의 장난기에 가까운 생명 말살 충동에서다">

<"당신들의 그 숱한 죽음을 찬미하는 국적불명의 괴기한 노래들당신들이 즐기는 군화와 군복집회와 시위때마다 노출되는 군사적 편제의 선호 속에서 그 유령이 이미 잠복하고 있었던 것이다당신들은 맥도날도 햄버거를 즐기며 反美를 외치고戰士를 자처하면서 파쇼를 역설하였다당신들의 군화와 몸짓은 이미 순발적 정열을 이탈하여 儀式化되었다나는 그곳에서 이미 오래전에 일본 연합 적군파의 몰락의 냄새를 맡을수 있었다이 모순을 어찌 할 셈인가그런데 한술 더 떠서 지금 당신들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자살은 전염한다당신들은 지금 전염을 부채질하고 있다열사 호칭과 대규모 장례식으로 연약한 영혼에 대해 끊임없이 죽음을 유혹하는 암시를 보내고 있다생명말살에 환각적 명성을 들씌어 주고 있다컴컴하고 기괴한 심리적 원형이 난무한다.">

 

김지하는 작년 대선 즈음에 박근혜 지지를 선언하였다.

그리하여 작금에 이르러 김지하는 좌파로 부터 만신창이로 짓밟혀졌다.

 

터널 속에 들어앉아 오로지 반원의 밝은 햇살부분만 뵈이는 일부 좌파들이여.

유혈과 죽음의 역사를 온 몸으로 살아낸 시인을 그대들 어느만큼 아는가.

저항에서 생명에 이른 시인의 저 도저한 철학적 사유를 얼마만큼 헤아리는가.

당신들이야 말로 시인에게 미안해 하라내 눈에 드러나는 사이비 좌파들이여.

 

***동우***  

2013.09.18 05:00

 

명절 인사예다가 눕힙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풍성한 마음 마음 그득한 한가위 되소서.

 

***eunbee***  

2013.09.18 08:35

 

등불 켜들고 마중오는 정경도박경리라는 이름도...전설 같아요. 이젠...

달라들어 입맞춤하던 최인호재미있네요.ㅋㅋ 주사만큼이나 곤란하고 심한 짓이지요?

 

최인호님의 김지하님에 대한 미안함이 만져지는 듯합니다.

많은 이유중 무작정인 미안함도 포함되었을 테구요.

 

동우님,

한가위라고들 하네요.

엄마랑 마루에 앉아 송편빚던 그 시절이 정녕 추석이었습지요.

지금은.... 해마다 조금씩 떨어져 나가버리는 송편 귀퉁이옵니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화안한 마음과오곡처럼 무르익은 행복 맛 보소서동우님!

 

명절이 오면늘 더 쓸쓸해집니다최인호님의 '미안함'처럼 무작정인 쓸쓸함도 있을테지요.

 

***동우***  

2013.09.19 05:42

 

술취하여 하는 키스버릇최인호도 그런줄 나도 이 글에서 처음 듣습니다.

감히 여성에게 그 버릇을 행사하고도 귀싸대기 맞기는 커녕 깨끗 운운의 느낌까지 심어주는 최인호의 테크닉은 실로 부럽습니다그려

시인 서정주가 그러했답니다. (이호철의 어느 글에선가 읽었는데)

이 냥반은 남자들에게도 그야말로 '프렌치 키스'를 구사하여 사람을 놀래킨다지요.

나도 술취하여 남성에게 입 들이댄적 없지 않을터이지만 갑자기 쑤욱 입 속 내용물이 밀고들어오면 얼마나 혼비백산하겠어요

 

옳아요은비님.

가엾다거나 미안하다거나 쓸쓸하다거나 하는 감정이 우러나는데대부분은 뚜렷한 이유가 없을겁니다.

저 김지하에 대한 최인호의 미안함 또한 그럴 것이고명절날 은비님의 쓸쓸함도 마찬가질겁니다.

은비님의 주위에는 일가붙이들의 친밀함이 포진하여있고살가운 아드님 내외와 함께 하시는 은비님의 명절이더라도 말입니다.

명절날의 쓸쓸함나 더욱 그러합니다.

내가 목소리 넣어야 겨우 들을수 있는 늙은 핏줄들의 숨결은 차라리 슬픔이지요.

그 슬픔 또한 무작정의 슬픔일겝니다

 

어제 전부치는 냄새 풍기기는 하더이다만 아기들이나 와야 까르르까르르 화색이 도는 날이 명절이랍니다

딸아이시댁 절사지내고 성묘하고 오늘 올수 있을런지.

 

어제 밤 보름달 둥실 떴습디다.

노란빛으로 파도 부서뜨리면서..

환한 마음과 오곡처럼 무르익은 행복 맛보소서.

(이름은 알지요만은비님

 

***정하***

2013.09.19 10:27

 

명문에 개칠실례로^*^.....잠시 어리둥절

폰은 헷갈리는 산구비길@@@

 

간밤 달빛 고와 달빛 덮고 잠 들었어요

동우님 답글 한켠에 눈물 훔치고 가요

 

비니미니 까르르~~~깃드는 한가위 오후이시길요

 

***동우***  

2013.09.20 06:39

 

명절 잘 쇠셨지요?

어제 아기들 오지 않고나는 아들녀석과 산길을 걷고 찜질방과 사우나에서 개겼지요.

 

나는 아예 폰으로는 자판 누를 염을 먹지 않아요.

짤막한 문자라면 모를까개칠 되어버릴까봐.

 

***송현***

2013.09.20 15:15

 

동우님 어제만도 걱정스럽던 추석이 연휴 첫날 고요하기만 합니다

정겨운 마음이 담긴 글 읽고 인사드립니다

동우 오라버니 늘 건필하세요

건강하시구요.

 

저는 김지하님의 난그림을 보았습니다

향기어린 문인의 그림이 어찌나 눈이 가던지요

요즘의 기교만 있는 그림들 보다.......

 

***동우***  

2013.09.21 06:28

 

송현님.

작은 아드님 군입대서껀추석 잘 쇠신것 들여다 보아 알지요.

나는 추석 당일에는 산길을 걸었어요.

가을 양광 아직 뜨거웠지만 초록빛으로 누워있는 바다랑 높다란 하늘에 흰구름은 가을빛 가득하였습니다.

비니미니 까르르 웃음소리와 할비와는 명절 다음날어제 어울렸구요.

 

으흠송현님.

나는 김지하를 폄훼하고 욕하는 사람들이 싫어요.

그들이야말로 경박하고 천박한 사람들입니다.

 

 

<술꾼>

-최인호 -

 

***동우***  

2015.06.03 04:38

 

어느 무렵 나도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김승옥 최인호 을 읽으면서 접기로 하였다.

내 재능을 절망하게 한 소설중 하나가 바로 최인호의 이 소설 '술꾼'이었다.

 

밤마다 아버지를 찾는다는 구실로 고아원을 빠져나와 술집을 전전하는 아이.

캴캴캴 웃으면서 음울한 술을 마시는 어른들의 절망을 아이를 빙자하여 은유하는 것일까비참한 현실의 분위기를 빗댄 것일까.

 

최인호의 다른 소설 '처세술개론'이나 '모범동화'에 나오는 어른보다 영악하고 간교한 아이들에게서도 느껴지는 기묘하고 으스스한 아픔...

술꾼은 아이가 술을 먹는 이야기일런지아이가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일런지.

술꾼 아이의 모습은 확연한데 저 아이가 찾으려하는 아버지의 알레고리는 무엇일까.

 

소설을 시작하는 첫 문장.

작은 아이의 머리가 술집 안으로 <들이밀려졌다.>

작은 아이는 무엇에 떠밀려 술집 안으로 들이밀려졌을까

 

최인호는 술을 먹을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처럼.

그리고 최인호에게는 아버지가 없었다.

나처럼.

 

나는 무엇에 떠밀려 술청으로 들이밀려졌을까

 

 

 

-독서 리뷰-

 

[[최인호]]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가족> <몽유도원도>

 

 

<사랑아나는 통곡한다>

-최인호 -

 

***동우***  

2016.03.27 04:25

 

휴일새벽 늙은이 투덜거림.

프리섹스니 원나잇이니 쿨이니 엣지니 쌈빡이니 새끈이니...

이기적이고 찰나적인 쾌락에 히히거리는 아해들아.

늬들이 사랑을 알아?        

행복을 알아?

 

최인호의 수필 '사랑아나는 통곡한다'

젊은이들에게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말들입니다.

어렴풋이나마 '아타락시아'의 오의(奧義)를 감지(感知)할수 있는 낫살로나마...

 

디즈렐리와 매리인은 처음듣는 이야긴데.

몇년 전 비 부슬거리는 페르 라세즈를 산책하던 은비님, '아벨라르' '엘로이즈'라는 이름을 들려 주었습니다.

두 연인기막히게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가족>

-최인호 -

 

***동우***

2016.12.03 09:33

 

가족이란 무엇인가요?

가족을 위하여 막중막강한 대업(대권)을 포기하기도 하는생활의 보루 삶의 근거 책임의 근거이기도 하고.

반면에 어른이 되어서도 간직하고 있는 '내면아이'의 공포와 불안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이런 말까지 하였었지요.

가정의 행복은 제악(諸惡)의 근원이라고.

 

修身齊家治國平天下.

긍정적인 가족관계를 박근혜 대통령이 영위하였더라면 하고 생각해봅니다.

최순실인가하는 아무개들을 향한 정신병리적인 의존성에서 비롯된 작금의 비극은 없었지 않았을까하고.

 

그렇다고 꼭 같은 핏줄이라고 하여 저절로 가족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가족의 탄생'이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고두심 공효진 엄태웅 문소리등이 나왔던.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끼리 사랑을 공유하고 결핍을 채우고 불행을 어루만지면서 그렇게 가족을 만들어가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최인호의 '가족'

아마 잡지 '샘터'에 가장 오랜 기간 연재되었을 겁니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최인호의 가족얘기들입니다.

텍스트 파일 몇 편 눈에 띄길래 업어다 올립니다.

오늘 내일 두편 분량,

나머지도 눈에 띄게되면 업어오겠습니다.

 

좋은 주말을.

 

삭제된 댓글입니다.2016.12.03 21:25

***동우***

2016.12.04 10:59

 

반갑습니다문학수하님.

문학수하...

文學 手下란 말씀

 

문의하심으로 책을 다시 펴보았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에세이집, '나의 소소한 일상'

그 대목을 베껴씁니다.

 

가정의 행복

<'이봐라디오 꺼줘.' 더 이상 그 공무원의 실실거림을 들을 수가 없었다나는 세금을 내지 않겠다감옥에 간다 해도 개의치 않겠다저렇게 둘러대고 있는 동안은 내지 않겠다미칠 정도로 화가 치밀어그리고 그저 분해 눈물이 나오는 것이었다그렇지만 역시 나는 정치운동에는 관심이 없다성격적으로 정치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정치로 인해 내가 구원되리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그저 귀찮을 뿐이다내 시선은 늘 인간의 집 쪽을 향하고 있다... 나에게 이 소설을 구상하게 한 것은 그 관리의 히죽거리는 웃음이다그 히죽거리는 웃음의 근원은 무엇일까이른바 공무원의 악의 지축은 무엇일까나는 그것을 더듬어가다 가정의 에고이즘이라고나 할우울한 관념에 부딪히고그리고 결국 다음과 같은 끔찍한 결론을 얻은 것이다가라사대 가정의 행복은 제악의 근원.>

 

그러니까개별을 벗어난 공동체의 최소단위인 '가정의 행복'.

그 이기주의를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이를테면 저 관료주의의 배후.

공익이나 공공정의는 아랑곳없이... 실실 웃으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여 다칠세라... 몸조심이나 몸보신...

 

부정입학의 배후에는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횡령의 배후에는 마누라 명품백을 사주기 위한 부부애가...

 

가정의 행복이 제악의 근원...

자신의 에고이즘을 가시처럼 아파하였던 다자이 오사무의 자의식.

행복한 가정을 영위하지 못한 다자이 오사무의 슬픈 패러독스가 있음직도... 

 

***동우***

2016.12.04 10:39

 

저런 소소한 것들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일겝니다.

 

머리칼 하나로 무성한 가시버시의 아웅다웅 오손도손... 아이 잠재우는 음치아내의 고운 자장가소리...제 새끼 부쩍부쩍 커가는 기적을 바라보는 감동어린 눈망울...늙은 노모의 아롱다롱한 사치가...자존심 센 아내를 감싸주었던 그윽한 배려의 추억이... 어느 도둑놈이 채 갈 어린 딸내미를 바라보는 조금의 서글픔이...

 

가정.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따스한...

제선(諸善)의 근원이며 제악(諸惡)의 근원이여.

 

 

<몽유도원도>

-최인호 -

 

***동우***

2016.12.29 10:23

 

삼국사기의 도미설화.

 

"사람의 정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마마그러나 신의 아내 같은 사람이라면 죽더라도 마음을 고쳐먹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랑을 향한 대왕 여경의 집착.

아랑의 절색에 마음을 빼앗겼다기보다 아내의 정결을 추호도 의심치 않는 도미부부의 사랑에 대한 질투 때문이었을 겁니다.

 

모든 신화에는 원형이 있을터인데그 옛날 백제 땅에 저처럼 맑은 어떤 삶의 자리가 있었겠지요.

온갖 신의가 무참하게 파괴되는 꼬라지를 목도하는 세밑.

도미 이야기를 올립니다.

 

***동우***

2016.12.30 04:21

 

설화에는 체제관이나 가치관의 수호를 위한 교훈적 요소가 들어있을겁니다.

효행이나 충성이나 절개와 같은.

때로 서사 얼개 속에 인문적이라기보다 자연본능적인 분위기도 짙게 느껴집니다만.

 

도미의 아내에 대한 절대적 신뢰.

여자의 정조란 믿을 수 없다는 대왕 여경.

 

이유없는 고난.

 

"이제 주의 손을 펴서 그의 모든 소유물을 치소서그리하시면 정녕 대면하여 주를 욕하리이다." (1:11)

욥을 무너뜨리려는 사탄에게 하나님은 시험을 허락합니다.

그러나 욥의 믿음은 굳건하였습니다.

그 댓가로 욥은 하나님으로부터 이전보다 갑절의 부요함을 얻었고 백사십세까지 장수하고 행복하게 죽었습니다.

살아 생전에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몽땅 누렸던 겁니다.

 

<맹인은 화모를 쓰고 있었으며 눈부시게 화려한 복장에 늠름한 풍채를 갖고 있었다그뿐 아니라 더욱 더 놀라운 것은 그 남편이 더 이상 소경이 아니라 두 눈을 활짝 뜨고 있음이었다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온몸은 눈부시게 보였다뿐만 아니라 소경의 아내 아랑은 그의 남편 곁에 바짝 앉아 있었는데 그들이 평소에 보아온 분소의를 입은 늙은 노파의 모습이 아니었다그들은 그처럼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일찍이 본 적은 물론 들어본 적도 없었다아랑은 남편의 곁에 앉아서 남편이 부는 피리 소리에 맞추어서 그들이 이미 들어 알고 있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랑의 정절과 도미의 믿음.

저들의 사랑저 세상에서나마 큰 상이 있었을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