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최인호]]
<처세술 개론> <타인의 방> <젊은날의 초상>
<처세술 개론>
-최인호 作-
***┗동우***
2012.12.17 05:17
최인호 (崔仁浩, 1945~)의 처세술 개론.
파일 눈에 띄어 얼른 업어와 올립니다.
관계와 시대를 살아가는 액추어리티와 함께 현실에 대한 신랄한 풍자...
함께 읽어요.
***teapot***
2012.12.18 08:58
잘 읽었읍니다. 이것이 전체입니까?
어느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지요?
좀 무식한 질문같은데 최인호씨는 예전에 "영자의 이야기"인가 뭔가 섰던 사림 맞지요? 팔 하나 없는 영자~
다 잊고 있었던 이야기인데 이런 기억이 나는군요. 맞게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동우***
2012.12.19 06:07
티팟님께서는 미국 정착하신지 꽤 오래되셨지요?
그래도 그 옛날 한국 계실적 접하였던 소설들 기억이 남아 있는가 보아요.
소설가 최인호(崔仁浩, 1945~ )는 내 연배의 작가(나는 티팟님, 47년생이라오)로 6,70년대 젊은 신예로 문명(文名)을 날렸었지요.
왜 '별들의 고향'이라고 티팟님도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개발독재시절 산업화 그늘의 인간군상을 무척 도회적인 세련함으로 감각적인 톤으로 소설을 쓴 작가.
티팟님, ‘영자...’는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한때 유명하였던 '영자의 전성시대'
영자의 전성시대는 최인호가 아니라 조선작이 쓴 단편소설입니다.
최인호가 도회적 세련된 모습이라면 조선작은 좀 거친 톤으로 그 시절 어두운 군상들을 그려냈지요.
'영자의 전성시대'
다음 리딩북, 티팟님께 올려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시절 그 모습도 또한 우리에게 남은 흔적, 일종의 트라우마이기도 할겁니다.
좀 불편하시더라도 읽어 보시기를.
처세술 개론.
깊이 학습하사 어지럽고 미묘한 관계들, 모쪼록 자알 헤쳐나갑시다려.ㅎ
<타인의 방>
-최인호 作-
***동우***
2013.09.16..
최인호 (1945~ )의 '타인의 방'
房.
고등학교시절, 보생의원에는 많은 방이 있었지만 거기 나만의 공간(방)은 없었다. <입원환자 밀리면 이리저리 쫓겨 다니기 바빴었다. 그 때 나는 정말 내 방 갖기를 얼마나 소원하였던지.>
소설 '제8요일'을 읽고서 '방'이라는 제목의 어쭙잖은 희곡을 구상하여 습작에도 미치지 못하는 글을 공책에다 긁적거렸었다. <제8요일의 주인공 남녀는 사랑을 나눌, 사방 벽으로 막혀진 한뼘 공간을 그토록 찾아헤맸으나 실패하고 만다.>
방이란 개별로서의 단절이면서 개별끼리의 소통의 공간이다.
고독, 사랑....혹은 소외..
방은 관계를 은유한다.
관계에 길들여져 익숙해지는 공간.
혹은 관계와 단절된 고립의 공간.
그곳이 방이다.
'타인의 방'은 관계의 따뜻함이 사라진, 얼어붙은 동굴.
관계가 파괴된 방이다.
아내가 문을 열어주며 맞는, 관계의 따뜻함을 기대하면서 돌아 온 남편.
어쩌면 바깥 세상의 낯선 것들로부터 도망쳐 불이나케 익숙한 곳을 찾아 돌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관계가 파괴된 방, 그 방은 또 다른 단절과 소외의 공간으로써 그를 맞는다.
또다른 단절의식, 그의 자아에 접수되는 방의 온갖 사물들은 지난 날의 그 익숙한 것들이 아니다.
낯선 것들이다.
그의 자의식은 환각 속에서 허둥댄다.
이윽고 그는 관계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하나의 사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녀는 곧 잊어버린 것이 없는 대신 새로운 물건이 하나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물건은 그녀가 매우 좋아했던 것이었으므로 며칠 동안은 먼지도 털고 좀 뭣하긴 하지만 키스도 하긴 했었다. 허지만 나중엔 별 소용이 닿지 않는 물건임을 알아차렸고 싫증이 났으므로 그 물건을 다락 잡동사니 속에 처넣어 버렸다.]
***저녁산책***
2013.09.21 08:57
동우님! 명절 잘 보내셨지요?
폭퐁우같은 집안일들이 휩쓸고 간후, 지금 우유를 듬뿍 넣은 커피와 음악과 함께 하니 꿀맛입니다.ㅎ
제 경우, 내 방이 갖고 싶다고,, 그리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나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낀 순간부터 사춘기가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동우님 말씀대로 소외와 단절의 공간이지만..나와 혹은 누군가와 소통의 공간이기도하는.
그래서 방을 소재로 많은 작가들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것 같습니다.
이 소설속 남자는 철저히 소외와 단절속에서 끝나버렸내요 ㅜ 불쌍한 사람 ㅜ
방은 유한하지만..그 안 자체내에서는 무한한 에너지가 존재할수도 있겠지요.
쓰시다 만 동우님 방 이야기가 언젠가는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동우***
2013.09.22 04:36
우리나라 명절은 우리나라 여성제위의 수고로움에 대하여 깊이 고마워해야 합니다.
폭풍우같은 집안일 휩쓸고 간 후의 고요로움.
우유 듬뿍 넣은 커피의 향취와 주위를 감미롭게 감돌고 있는 음악..
일 치루어 낸 보람과 더불어 그것 하나로 저녁산책님에게는 충분한 보상의 시간이 아닐까 하는.. ㅎ
저녁산책님.
그 옛날 친구집을 둘러 보아도 보통 형편의 집에서는 자기만의 방을 갖기가 어려웠지요. (요즘이사 자식들도 적을뿐더러, 웬만큼 사는 집이라면)
중학 3년때 자하문밖(부암동) 신흥주택가에 형과 하숙을 하였었는데, 고등학교 적에는 고정된 나의 공간 그 하숙방이 정말 그리웠습니다.
정말 그럴거예요, 방은 무궁무진한 소재를 갖고 있지요.
아득한 옛날 동굴의 군거적 삶으로 부터 시작하여, 영화나 드라마의 반 이상은 방에서 이루어지는 서사일겁니다.
소통 뿐 아니라 기원하거나 갇히거나 감시되거나 소외되거나....(감옥 병실 막사 선방 기도실...)
어제까지 무의식 속에 익숙하고 따뜻함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공간이 홀연 낯설고 차거운 곳으로 변해버리는, 타인의 방.
의식에 떠오르는... 사랑이 꺼져버린 어떤 상황의 끔찍스러움.
하하, 저녁산책님.
방 이야기하려면 이야기꺼리 넘칠 거예요, 누구나.
저녁산책님 또한.
***저녁산책***
2013.09.26 07:11
명절 지내고 동우님방에서 제일 처음 읽은 글이었는데..
어제 작가님이 돌아가셨다는 뉴스가 오늘 조간 신문마다 일면을 장식하고 있네요.
마치 친척 오라버니가 돌아가신듯ㅠ
참 아쉽습니다.
아직 청년의 나이인데..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동우***
2013.09.27 06:16
저녁산책님.
며칠, 그의 소설에 집중하였던게, 무슨 예감이 있었던지.
편히 주무세요, 인호형.
<젊은날의 초상>
-최인호 作-
***동우***
2013.09.18 04:30
1970년대 전반.
개발독재의 광풍, 산업화 도시화로 도시의 뒷골목에는 네온이 휘황하였지요.
그 시대를 풍미하였던 작가 최인호(1945~ )를 아시나요?
아니면, 조선일보 연재소설 '별들의 고향'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연재가 끝난후 상하 2권으로 발간된 책은 100만부나 팔렸다지요>
그도 아니라면 이장호감독 안인숙 신성일 주연의 영화 '별들의 고향'의 '경아'를 기억하시는지? <이장희의 노래와 더불어>
내 또래 즈음이라면 이 수필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잡지들도 낯익을 것입니다.
최인훈, 황순원, 박영준, 김승옥, 황석영, 김국태(정치인 故김근태의 가형), 이문구, 방영웅, 최인훈, 고은, 김병익, 김치수, 김현, 김주연, 조해일, 조선작, 염무웅, 황석영, 손창섭, 이호철, 유경환, 손장순, 강은교, 박성룡, 이장호, 마종기, 유경환, 이장희, 김주영, 송영, 한수산, 박범신, 하길종, 곽지균 .... 문학과 지성, 현대문학, 월간문학, 창작과 비평, 예문관...
체제의 반대편 지사연(志士然)하는 식자들로 부터는 상업주의<말초적 감각과 감상으로 시대의 비판정신을 마비시켰다고>로 매도 당하였고, 체제 쪽으로부터는 '퇴폐주의'라고 폄훼되기도 하였던 '별들의 고향'
그러나 '경아'는 시대의 리얼리즘이었고 그 감성 또한 문학의 아름다움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최인호는 훌륭한 작가입니다.
경아.
우리들이 함부로 소유했다가 함부로 버리는, 도시가 죽이는 여자.
[그래, 경아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여자인지도 몰라. 밤이 되면 서울 거리에 밝혀지는 형광등의 불빛과 네온의 번뜩임, 땅콩 장수의 가스등처럼 한때 피었다 스러지는 서울의 밤, 조그만 요정인지도 모르지. 그래, 그녀가 죽었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죽인 것이야. 무책임하게 골목골목마다에 방뇨를 하는 우리가 죽인 여자이지.]
그 옛날 나의 경아에게도 인사합니다.
경아여 이제야말로 헤어질 때가 가까어 왔으니, 잘 가시오 경아. 그리고 안녕.
***송현***
2013.09.20 22:55
ㅎㅎ 영화매니아 동우님 눈이 삼삼하시죠?
별들의 고향 영화간판에 고향이 한자였지요?
중간중간 나오는 음악들이며 느끼한 대사들 ...ㅎㅎ
서울내기 최인호의 작가의 라이프히스토리가 맑게만 느껴집니다
동우님도 서울내기.......
***동우***
2013.09.21 06:32
하하하, 맞아요 송현님.
"아저씨, 추워요. 안아 주세요"
그 느끼한 대사들....
서울에는 정작 서울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지요.
서울내기 다마내기.
경아리....
송현님.
아시다시피 나는 부산내기랍니다.
한때 다마내기 였던 적 있었지만.ㅎ
***eunbee***
2013.09.27 22:48
은희경의 '빈처'의 처께서는 짜증스러울 정도로 착해서,
여자가 너무 싱검싱검하니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까지 합니다.
그 고운결의 심성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말예요.
맑은 물 같기도, 약간 싱거운 듯 고소하고 따순 숭늉같기도 한 그 여인을
끝내 나는 사랑하게 되었지요.
진홍빛 술 한 잔 차려두었어요. 지금.
최인호 님의 영원한 여행길을 위한 축배로.
예정된 이별이라해도 이별은 가장 슬픈 일이에요.
한 세상 사는 일, 그리 길지도 않건만, 가슴 저미는 서러움 왜 그리 많은지요.
***동우***
2013.09.28 05:00
짜증스러울 정도로 착한 아내의 내면이 어떠한지.
어쩌면 부글부글 끓는 용광로일지도...
그 내면을 다독이지 않는다면 '노라'가 되고, 은희경의 또다른 '아내의 상자'가 되지요.
일생 착하게 살아온 아내가 남편 이빠진 호랑이가 되었을 다 늙마에 홀연 비수를 뽑아요.
영리하고 현란한 재능의 은비님이야 부글거리면서 사실 분은 아니시지만. ㅎ
잘가요, 최인호 형.
진홍빛 술한잔으로 최인호의 영원한 여행길에 축배를.
누구나 예정되었던 이별을 하는 것이니까, 옳아요 은비님. 축배가.
한세상 사는 일, 가슴저린 서러움마저 없다면 그 또한 밋밋할 것.
사랑하는 이들과의 영결이 슬플지언정, 그 슬픔이란 삶이 외롭지 않다는 어쩌면, 행복한 오열일런지도 모르지요.
9월도 저물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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