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조선작 (1,4,3,3)

카지모도 2019. 11.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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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조선작]]

<영자의 전성시대> <고압선> <미술대회>

 

 

<영자의 전성시대>

-조선작 作-

 

***동우***

2012.12.19 05:32

 

한시절, 영화로도 대히트하였던 ‘조선작(趙善作, 1940~ )’의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

텍스트 파일 눈에 띄길래 얼른 업어다 올립니다.

 

산업화 도시화 현대화로 눈이 팽팽 돌아갔던 개발독재시절.

그 뒤안길에는 ‘경아’(최인호 원작의 ‘별들의 고향’)도 있었고 영자도 있었습니다.

작가는 다소 풍자적으로 들려줍니다만, 가엽기 그지없는 그 영자의 인생.

함께 읽어요.

 

***teapot***

2012.12.19 07:32

 

지금 생각하니 이 글은 이야기만 들었었던 것 같고(아니 읽었었나?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 "별들의 고향"을 읽었었나 봅니다, 신문에 연재도 됐었나? 아무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까맣게 잊고 있던 이야기들을 갑자기 하려니 생각이 막 엉기워져 있읍니다.

미국 온지가 35년 정도 됐으니 이 땅에 산날이 한국에서의 날보다 더 길어 그 중간이 많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읍니다. 이땅이 고향 같기도 하고 한국이 고향 같기도 하고요.

이 긴 글을 다 쓰시나요, 아님 카피 앤 패이스트를 하십니까?(별게 다 알고 싶은 티팟이지요?ㅋ), 저 위해 올려 주셨다해서 감동 먹고 갑니다.

독후감은 쓰라 하지 마시고요~ㅎㅎㅎ

감사합니다.

 

***┗동우***

2012.12.20 07:20

 

35년이라면, 까마득한 세월이지요.

이를테면 일제 식민기간 '일제 36년'을 생각해 보면..

이제 캘리포니아가 오히려 고향같으실듯.

그래도 엿보아 압니다.

티팟님은 음식솜씨나 우리말 구사등은 한국사람으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리안의 유대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겠지요.

 

티팟님.

'별들의 고향'은 아마 '한국일보'에 연재되었을거예요.

소설 뿐 아니라 별들의 고향 영화도 대히트 하였지요.

주연이 신성일과 안인숙인었던가...

 

어쩌면 '영자의 전성시대'는 영화로도 보신건 아닐까 추측합니다.

지금은 원로배우가 된 송재호가 남자주인공, 영자역은 염복순..

 

개발독재시절, 한 여자의 질곡.

결국 외팔이 창녀가 된.

 

하하, 티팟님.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뿌듯한데 설마 독후감을, 어디 감히. 하하하

리딩북, 물론 카피 앤 패이스트이지요.

독수리 타법을 겨우 벗어난 주제에 이 긴 글을 어떻게 한자한자 두드려 씁니까? 그래.ㅎ

오래 전부터 인터넷 서핑하여 예제서 한글 텍스트파일들 주어 옵니다.

내 창고에는 역사, 문학, 철학등등 자료들 수두룩 하답니다.

 

참, 어제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당선.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 첫 부녀대통령...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쪼록 좋은 대통령으로 좋은 정치로 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압선>

-조선작 作-

 

***동우***

2014.10.14 05:31

 

조선작(1940~ )의 ‘고압선’

조선작은 주로 고도성장의 독재개발 한창이던 1970년대 공돌이(工員)들이나 창녀 버스차장 때밀이 개백정등.. 중심부에서 밀려난 주변부인물들을 등장시켜 소설을 썼습니다.

전에 '영자의 전성시대'를 포스팅하였었지요,.

 

그런데 '고압선'의 인물은 영자 류(類)보다 어둡지는 않습니다.

복덕방 영감쟁이의 저 정도의 능청스러운 행각은 사기(詐欺)라고 할수 없을겁니다.

나도 부동산을 좀 압니다만, 부동산매입의 대원칙은 어디까지나 ‘Decide For Yourself (스스로 결정하라)입니다.

거간꾼이나 매도관계자의 달콤한 말은 죄 거짓으로 상정하고, 발품 귀품 눈품을 팔아서 '매매 단디' (철저하고 꼼꼼하게) 따지고 살피지 않고 덥석 물었다간 낭패 당하기 십상입니다.

 

예나 이제나 서울장안에 내 집 한칸 갖기는 저리 난망한가 봅니다.

그래도 저 시절만 해도 사람들은 참 순박하지요.

 

<“참말 우리 동네는 저 고압선이 문제거리야. 주민들이 전기회사에 진정을 해서라도 저걸 다른 곳으로 옮겨가도록 하든지 더 높이 올려달라고 하든지 해야지. 이거 어디 불안해서 사람이 살 수 있나”>

 

전기는 국가기반시설로 여겨서 감히 공권력에 찍소리 못하는.... 낮게 드리운 고압선에 사람이 감전되어 죽었는데 요 정도의 푸념으로 그치다니요.

요즘 같으면 어림반푼 어치도 없을겁니다.

 

그 시절 얼마나 많은 따라지들이 독재개발의 부당함으로 고통을 받았겠는지요.

작금의 부자는 거의 다 그 무렵부터 한몫 챙길 터를 잡았겠지만 말입니다.

 

심신의 고통이나 경제적 손실이 예견되면 당연히 그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하고 실질적 피해가 발생하였다면 합당한 배상을 하여야 하는데,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의 구호에 치어 끽소리 못하였던 사람들...

 

혐오시설, nImby- not in my back yard- 우리 뒷마당에는 안돼요!

선호시설, Pimfy- please in my front yard- 우리 앞마당에다 해주세요!

 

요즘은 오히려 너무나 목청들이 커서 탈이기도 하지요.

밀양 송전탑문제, 요즘 어떻게 돌아가는지.

 

 

<미술대회>

-조선작 作-

 

***동우***

2016.02.12 04:41

 

재작년인가, 1학년짜리 손주 비니가 다니고 있는 연산동의 연일초등학교를 찾아 갔습니다.

학교행사로 학예회가 열린다고 해서요.

1층 강당에서 많은 학부형들 사이에 끼어앉은 할비, 제 학급 발표무대에서 대표로 사회를 보면서 인사말씀을 하는 큰 손주 비니에게 당근 감동하였지요. 하하

노란 조끼와 까만 스커트들을 입고 오카리나와 리코더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병아리같은 아이들의 영롱함, 물론 귀보다는 눈이 즐거운 무대였습니다.

 

후속 프로그램이야 볼 것 있나요, 제 어미에게 위치를 물어 3층 비니의 교실을 찾아 올라갔습니다.

복도의 유리창을 통하여 교실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공연복을 입은채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있더군요.

그런데 교실의 풍경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너른 교실에 20명 남짓한 학급인원, 일인용 책상도 매우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었고, 알미늄 식판에 담긴 밥(무슨 덮밥이었던가)과 반찬은 깔끔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노란 귤 하나도 담겨 있었구요.

 

창 밖의 할비를 발견한 비니가 화들짝 놀라면서 쫓아 나와 할비 손을 잡고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면서 함께 나온 제 단짝 친구를 할비에게 인사시킵디다.

마침 담임 선생님도 밖으로 나오셨습니다.

‘우리 할아버지예요’하고 비니는 담임선생님께 할비를 소개하여 주었습니다.

비니의 선생님께 할비는 깊숙이 허리를 굽혀서 절을 하였지요.

 

비니의 교실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저출산과 그리고 옛과 달리 교육에 투자하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여유로움을.

아, 우리 비니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구나하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그 옛날 나의 국민학교(부산 범일동 언덕받이 피난민국민학교에 입학하여 서울 정능의 숭덕국민학교를 거쳐서 혜화국민학교를 졸업한)를 생각하면 말입니다.

아니, 세월 흘러 비니 어미의 1980년대의 동삼초등학교를 떠올려보더라도.

 

그 옛날.

빼곡하게 들어찬 과밀학급.. 교실 하나에 오전반 오후반 하여 번갈아 들락거리면서 공부하였던 적도 있었지요.

그 시절 제 반 아이들 이름을 죄다 외우고 있는 선생님이 계셨던가요?

2인용 좁아빠진 나무책상은 칼로 경계를 그어서 영토다툼을 하였고, 급식이라니요?

김치국물 벌겋게 새어 나오던 벤또, 그나마 못싸오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구요.

 

조선작 (趙善作, 1940~ )의 이 소설은 1974년 경 발표되었습니다.

그 시절 교육현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미술대회'

딴에는 반지빠른 처세를 자랑하는 교장도 교감도 당하고 말았군요.

어디 교육현장 뿐이겠어요? 그때만 하여도 어두컴컴한 곳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시절이었어요.

그만큼 어리숙하게 당하는 경우도 참 많았구요.

 

구선생이나 강선생처럼 양심적이고 사명감있는 교사도 없지 않았을테지만, 내 기억 속 선생님들 중에는 끄집어 낼 만한 분이 얼른 떠올라지지 않는군요.

그건 순전히 마음을 열 줄 모르는 내 탓이었을겁니다만, 아 그때 그 순간 내게 누군가 한사람 멘토가 있었더라면하고 시시때때로 중얼거리는.. 이 낫살먹도록 늦되빠진 못난이입니다. 하하

 

그런데 작금 교육현장에서 가장 심각하게 대두된다는 왕따나 이지메문제.

한 아이를 골라 여럿이서 집중적으로 괴롭힌다는... 그런 기억은 별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안그래도 도처에 끔찍한 것들 널려있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그런 종류의 잔인함이 아이들에게는 심리적 사치였었을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