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악당들이 너무 많다 外]] (1,4,3,3,1)

카지모도 2020. 12.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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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악당들이 너무 많다 外 단편 추리 2편>

 

 

<악당들이 너무 많다>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作-

 

***동우***

2017.11.18 00:06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Donald E. Westlake, 1933~2008) 의 '악당들이 너무 많다 (Too Many Crooks)'

 

넌센스 미스터리라고나 할까요, 코믹 미스터리라고나 할까요.

 

악한(villain)이라기 보다 귀여운 악당들. (제목 crook는 사기꾼이라지요)

 

대낮 은행강도 (본문에도 나오는 '개같은 날의 오후-Dog Days Afternoon-'는 알 파치노 나오는 영화였지요, 그 영화를 말하는 것인지는...)

 

이 작가의 여러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데, 이것도 넌센스 코미디 영화로 만들었으면 재미있었을듯. 

같은 제목의 영화는 여럿 있었다고 기억합니다만.

 

영어에 무식한 나, 원어로 읽는 맛은 꽤 상큼하였을텐데. ㅎ

좋은 주말을.

 

 

<27세기의 발명왕>

-휴고 건즈백 作-

 

***동우***

2018.01.06 03:17

 

주말, 어린이 모험소설 같은 SF 한편.

미국의 1세대 SF작가라고 할수 있는 휴고 건즈백(Hugo Gernsback, 1884~1967), 그의 이름이 붙은 휴고상(賞)은 SF 분야의 저명한 賞이라고 합니다.

 

27세기 발명왕 (원제는 '랄프 124C41+ 2660년의 로맨스')

1912년 즈음 상상하였던 미래는 저리 심플하고 나이브하였던가 보아요.

 

2018년 현재 상상하는 27세기.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 쪽일까.

그대는 어느 쪽으로 상상하시는 편인가요?

 

미래를 예측하는 세계관.

그로써 사람의 기질을 파악할수도 있ㅁ다는군요.ㅎ

 

생각건대 이쪽이나 저쪽이나 우리의 상상력 따위는 훨씬 뛰어넘은 그런 세상일거예요.

좋은 주말을.

 

 

<어린 여행객>

-작가미상-

 

***동우***

2018.05.25 23:31

 

게집아이들은 곧잘 가상의 인물에 자신을 대입하여 공상을 즐깁니다.

어떨 때는 백설공주가 되었다가 어떨 때에는 콩쥐가 되기도 하지요.

 

++++

<스튜어디스는 상냥하게 웃으며 수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는 가버렸다.

「보스톤에는 누가 마중 나오기로 되어 있니?」

프린스 교수가 물었다.

「아저씨 말로는 아저씨의 형인지 하는 사람이 집에까지 데려다 준댔어요. 거기에서는 뭐든지 나를 위해 일해줄 사람이 있고 아무 때라도 큰 요트를 탈 수 있대요. 그러나 이 얘기는 거짓말일 거예요. 틀림없이 아무도 나오지 않을 거예요.」

「설마? 수지야, 누군가가 꼭 나올 거야. 아저씨가 그런 거짓말을 할 리가 없잖니?」

「아저씨는 거짓말을 해요. 루시퍼 아저씨는 내가 길을 잃고 죽어 버리기를 원하고 있어요. 글쎄, 내 돈을 차지하고 싶대요. 아저씨가 술에 취하면 언제나 말해요. <이 걸림돌 같으니, 빨리 죽어라. 그러면 네 돈은 내 것이다.>라고요.」

이야기가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

「정말 루시퍼라는 이름이니? 그리고 네 돈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냐?」

「정말 루시퍼라고 해요! 어느 집안에도 꼭 마왕 루시퍼 같은 사람이 있잖아요? 아빠는 나에게 많은 돈을 남겨주셨지만 열여덟 살까지는 내 것이 아니에요. 아저씨는 나를 돌보면서 필요한 돈만을 쓸 수 있어요. 그래서 내가 죽으면 전부 아저씨 돈이 되는 거지요.」

프린스 교수는 소녀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디까지 진짜인가? 확실히 이 아이는 공상벽이 강한 것 같다. 

프린스 교수는 보스톤에 도착하면 누가 수지를 마중 나오는지 지켜보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중요한 원고는 그대로이다. 교수는 원고에 시선을 돌려 수지가 돌아가 주기를 바라며 페이지를 념겼다.

「테디 곰을 데려왔으면 좋았을텐데…….」

수지는 한숨을 쉬었다.

프린스 교수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럼 이제 테디에게 돌아가렴. 식사가 나올 시간이니 같이 있어 주어야지.」

「테디는 이름이 아니예요. 스모키예요. 그리고 같이 오지 못했어요. 가방에 넣었는데 루시퍼 아저씨가 꺼내 버리고, 그 대신 과자상자를 넣었어요. 보스톤에는 과자가 없다면서.」

「이상하구나. 보스톤에도 과자가 많이 있단다.」

「아저씨는 거짓말쟁이예요,. 글쎄, 과자도 들어 있지 않고 시계가 들어 있었어요.」

「시계?」

「아저씨가 방에서 나갔을 때, 상자에서 똑딱똑딱 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아저씨에게 물었더니 <시끄러워, 이 개구쟁이!>하면서 자물쇠를 잠갔어요.」

프린스 교수는 갑자기 목 뒤에 비수가 날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얼굴에 땀이 솟았다.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았다.

「수지야.」

교수가 불렀다.

「그 가방, 지금 어디에 있지? 네 좌석 뒤?」

수지의 머리가 옆으로 흔들렸다.

「아저씨가 공항에서 어떤 남자에게 맡겼어요. 보스톤에서 돌려준대요.」

갑자기 달가닥 하고 소리가 나며 기내방송이 시작됐다.

「여러분, 기장입니다.」

자신에 찬 쾌활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현재 고도 3600피트, 수평비행하고 있습니다. 속도는 600…….」

세상에는 이렇게 나쁜 짓을 하는 놈들이 있다. 

쨰깍째깍 시계의 초침소리가 귀에서 울리는 듯 하다.

프린스 교수는 기내를 둘러보았다. 

아아, 사람들이 이렇게 태평할 수가 있을까? 

공포와 싸우고 있는 중에도 교수의 머릿속에서는 원고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 

원고가 한 장 한 장 흩어져 가을 낙엽처럼 대지를 향하여 날아가는 게 눈에 선했다.

수지는 잡고 있던 손을 뿌리치고 앞쪽 일등석의 제일 뒷줄에 앉았다. 

「여기 있을래요.」

동요를 느낀 교수는 소녀에게 뛰어가서 손을 잡으려 했지만 소녀는 옆자리의 부인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허리우드의 여배우였다.

여배우는 눈을 찌푸리며 읽고 있던 각본을 놓고 말했다.

「스튜어디스 언니는 어디 갔니? 엄마가 이번에 출연하는 <루시퍼 아저씨>라는 영화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니? 엄마가 대본을 읽고 있을 때는 혼자 있게 해주렴.」>

++++

 

깜찍한 녀석 때문에.

프린스 교수, 십년 감수하였네요. ㅎ

 

좋은 주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