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1992. 11

카지모도 2016. 6. 2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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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04 1992. 11. 1 (일)


인사명령.

CT용, KC원 대리 승진.

이광섭차장은 待遇라는 딱지가 떨어지지 않아 P상무에게 항의하는 모양이나, P상무는 예의 그 유치한 논리로서, 오히려 성격운운하며 사람을 더 무참하게 만든다.


토요일, 맥주 몇병 사들고 집에 돌아오니 J도 없는 집에 彦이와 俊 친구들 와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 차려준다.

왕성한 식욕의 고등학교 1학년의 소년들.


나는 마루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P/C 앞에 둘러앉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 웃음에는 어떤 내용들이 묻어 있을까.

웃음의 색깔들은 어떤 것일까.

인생을 향한 어슴푸레한 인식의 색깔은 어떤 것이며, 어떤 고뇌의 언저리를 서성거리는 무엇은 없을까.


16706 1992. 11. 3 (화)


인제병원, 대여섯장의 X-RAY 찍고,주사맞고, 약타고, 물리치료랍시고 전기담요 위에 허리를 붙이고 누웠다가..

X-RAY상으로는 허리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안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

오늘은 병원에 가서 오른 손과 팔의 통증을 어필해야겠다.


俊 성적, 곤두박질.

영어는 학급1등이지만 그 외는 모두 중간치.


16707 1992. 11. 4 (수)


CT용, KC원 의 대리 승진주 마시다.

CT용은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포즈고 KC원 은 13년만의 대리승진을 자괴적인 쓴 웃음으로 받아들인다.

고등학교 교사인 아내에게 이제 겨우 대리라는 직책이 열등감의 해소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라고.


인제병원, 전기물리치료를 받으니까 한결 시원한 느낌이다.

오른 팔도 물리치료.


16708 1992. 11. 5 (목)


오리엔탈 이사장으로부터 전화, 2공장 내업공장 건물의 구조와 촌법이 틀리다고.

부랴부랴 2공장에 가서 확인해 보니, 아뿔사.

지붕에는 모니타 부분이 있고, 건물의 폭도 자그만치 2M이상 차이가 난다.

칼라시트 추가금액이 자그만치 1300만원.

기본품의와 계약품의를 모두 득하고 난 뒤, 계약서의 날인만 남겨놓은 상태인데.

2공장의 현장 체크만 믿고 한것인데 2공장 LW규차장은 책임회피.

확인하지 않은 나의 잘못이고 어차피 내가 풀어야 할 사안인데 Sh 씨의 불같은 호령을 고스란히 당하게 생겼다.

도면을 그리고 명세표를 만들어 물량을 뽑아 추가공사금액을 산출하여, 어두운 거리를 지나 중앙동 오리엔탈 사무실을 찾아간다.

1100만원으로 네고하여 다시 사무실 돌아와 품의서를 만든다.총 공사비 5100만원.

내일 사장이 일본 출장 떠나기 전까지 결재를 득하여야 한다.


이발도 목욕도 병원도 생략이다.


16709 1992. 11. 6 (금)


이른 아침 미팅을 마치자, 결재판을 직접들고 P이사방, Sh 씨방 들어가 생각보다는 적은 닥달을 받고 결재를 마친다.

그 서류를 일단 사장 방에 들여 놓고 한숨을 돌린다.

오후 일본 떠나기전 사장은 싸인을 한다.

이사장 불러 계약까지 마친다.


결국 어제도 병원에는 가지 못하고 만다.


16710 1992. 11. 7 (토)


허리와 손목.

물리치료의 효과가 실제로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기분학적으로는 많이 나아진 느낌.

맑은 날씨.

SB-394 공시운전.


신문은 미국 대통령에 클린턴의 당선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미화하여 지면의 반이상을 채운다.

의붓아버지 밑에서 불우한 청소년시절을 보낸 수재.

그러한 환경 속에서 신념, 낙천, 의지, 꿈, 용기등 지극히 미국적인 덕목을 잃지 않고 대통령에 이르게 하는 미국 사회 시스템은 매우 긍정적인 측면이다.

만일 우리나라같으면 어림도 없는 얘기일 것.


S형 어머니, D광약국 민이엄마와 함께 전라도 해남행의 J는 캄캄한 새벽 4시50분 집을 나섰다.


16711 1992. 11. 8 (일)


내년도 근로자의 날 정부표창 대상으로 선정된 기계반 이진구반장의 추천서 작성을 위하여 면담, 그의 살아 온 역정을 듣는다.

24년 근속, 눈물 어린 드라마.


ISO 2000 시리즈.

이런 국제 표준 인증을 획득한다는 것은 회사로서는 획기적인 전환이 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하여는 사주의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보수적인 자본가의 오만과 고집이 팽배애 있는 회사로서는 요원한 노릇인데 어쨌든 정책적으로라도 ISO 9000을 추진하여야 한다.


나의 직장이라는 곳은 내 커다란 무엇을 전부 걸어 성취할 어떤 대상은 아니다.

한낱 생존의 방편, 그리하여 내 업무 스타일은 적당주의와 편이주의로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토요일, 퇴근하여 술마시고 쓰러져 잠든 사이 J는 해남에서 돌아왔다.


16712 1992. 11. 9 (월)


일요일, 하루 종일 P/C 앞에 앉아서 아래한글 워드를 익힌다.

사무실에서 쓰는 세종 워드와 근본 구조는 대동소이.

LOTUS 1,2,3 역시 사무실에서 쓰는 MULTI PLAN 과 로직이 비슷하다.

어떤 통일을 기하여 표준을 이룰수는 없는건가.


눈이 침침하도록, 오른 팔의 통증이 다시 살아나도록 P/C 앞에 앉아서, 미친 듯 몰두하는 이 성격이 결코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월요일 새벽, 며칠 묵은 때 벗겨 낸다.

흩뿌리는 늦가을비.

기도.


16713 1992. 11. 10 (화)


이진구 반장의 공적서를 머리를 쥐어 짜 작성한다.

덧칠하고, 개칠하여 창작소설을 만들어 내야하는 이 작업에 신경질이 나기도 하는데.

완성하여 읽어보고는 꼭 대통령 포상이라도 받을듯하여 홀로 흐뭇해한다.


퇴근하면서 LD찬씨와 좀 마시다.

엉터리 로맨티스트, 그의 영화 이야기는 그러나 재미있다.

모정, 바람부는 언덕의 제니퍼 존스,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하는 그 이야기를 풍부한 제스추어와 함께 풀어내는 LD찬씨의 연기력?


16714 1992. 11. 11 (수)


한겨울보다 늦가을 갑자기 밀려온 추위가 더욱 춥다.

사무실의 썰렁함, 이럴때의 보일러는 얼마나 고맙겠는지.


오늘 SB-393 예비시운전 출항에 항만청의 제동이 걸린다.

여태 아무런 탈이 없던 것이, 개항질서법의 파일럿 승선확인서, 임시운항허가증운운하며.

여하튼 이현령 비현령의 관료주의라니.


시편 56.


16716 1992. 11. 13 (금)


장님이 되는 것과 귀머거리가 되는 것.

둘 중의하나를 택해야한다면 어떤 쪽을 택하겠는가.

색깔을 보지 못하는 것과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

이 두가지는 모두 받아들이는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것들은 입보다는 선량할 것.


그런데 나는 아마 귀머거리 쪽을 택할 듯.

J를 보는 것이 낫지, 듣는 쪽은 별로 즐겁지 아니하므로.

그리고 완벽한 침묵 속에 바라보이는 그 적막의 세계는 신비하게 아름다울 것도 같다.


늦잠, 허둥지둥.

나는 이것이 싫고, 여성다운 나긋함없는 J의 쇳소리가 싫다.


16717 1992. 11. 14 (토)


허리는 이제 탈이 나도 단단히 난 모양일까.

병원에 다닌 효과도 잠시 다시 맹렬한 아픔이 있다.


허리를 쓰지 못하는 남자,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활동 자체의 문제이다.

활동의 문제라는 것은 직장등, 경제적 능력의 상실까지의 문제인 것이다.

그 지경까지 악화하게 두어서는 아니되겠다.

CT용과 그가 효험을 보았다는 시청앞 한약재가게에 가서 약재를 사려한다.


에레미야 애가.

기도.


16718 1992. 11. 15 (일)


토요일, SB-385 수산 대학교 실습선은 1년이 넘도록 선대에 버티고 있다가 드디어 어제 진수.

수산대학교 총장은 英이 학교라서 그런지 인상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


부차장 년초 제주도 건은 속속 탈락자 속출하여 무산시킬 수밖에 없다.

설계부 친구들의 끔찍한 이기주의.


모처럼 집에 온 彦이, 俊이와 힘께 데리고 나가 집밑에 있는 쇠고기 뷔페가 가 고기들 구워 멕이고 맥주 사들고 돌아와 P/C 앞에서 히히덕.

사촌형제 함께, 수학시험이라고 俊이 방에서 늦도록 공부.


일요일 아침, 8시 넘도록 곤히 자는 아이들 깨우지 못하고 나는 회사로 향한다.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정경화의 신들린 아르키.


기도드린다.

사랑으로 회복하게 하소서.

모든 죽어진 것들을 사랑으로 회복케 하소서.


16719 1992. 11. 16 (월)


마음, 마음이란 것은 어디 있을까?

그 마음이 가랑잎처럼 부대껴 어디에 근거하고 있음이 마음이란 것일까?

아주 미세한 바랍 결에도 그 부대낌은 쉬지 않는다.

어디에 뿌리를 둔 그것을 마음이라 하는가?


오오, 마음이여. 너는 평안치 못하구나.


일요일, 종일 P/C 앞에 앉아있고, 감정의 미묘함은 상황을 절망적으로 인식하고 그 시꺼먼 마음의 아가리 앞에서 무서움에 떨고 있다.


아아, 주님의 마음은 과연 어디에서 구할수 있단 말인지.

그 예수 그리스도의 평강한 마음만을 획득할수 있다면.


꿈, 꿈,

꿈의 세계 속에도 조금의 평강한 이미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새벽, 핏빛 놀.

기도.


16720 1992. 11. 17 (화)


P상무의 방에서 내 자리까지 훤하게 들리는 그의 전화 통화내용.

전라도 고향의 누이동생인듯한 상대와 얘기하는 그 내용인즉슨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봉양에 대한 큰아들의 불효함을 누이는 토로하고 P상무는 그에 대하여 형을 변호하고 있다.

젊었을 때, 뉘라서 늙음을 절박하게 생각할까.


생명이 왕성할 때 아무도 죽음을 명상하지 않는다.

늙음은 오직 늙는 그 자신의 실존일 뿐이다.

죽음과 가까이에서 실존의 고독한 늪에 잠겨있는 사람에게, 그의 피붙이, 피가름들의 孝라는 것은 진실로 중요하다.

효는 실로 人倫之大本이다.

그리고, 형을 폄하는 누이를 다독거리며 형을 옹호하는 P상무의 태도는 훌륭하다.


아, 피붙이라는 것, 가족이라는 것.

나는 이 의미의 완성에 있어서 성공하지 못하였음이 늘 슬픈 것이다.


16721 1992. 11. 18 (수)


게임 디스켓 잔득 얻어와 INSTALL.

아이들의 호기심, 흥미를 유발케하는 요소가 얼마나 많은 시대인지, 내 어린시절 밀짚모자 테두리의 영화필름을 전지불에 비추이며 놀던 시절과는 너무나 다르다.

그런데 빈약하였던 그 시절, 소박하였던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풍요롭지 않음으로하여 더욱 풍요로왔다.

소년은 가난하므로 꿈을 꾸고, 노인은 피붙이의 정들이 알뜰하여 안돈하였다.

필름조각, 사금파리, 동화책 한권, 리시버라디오의 음악 한소절에서 소년이 꿈을 꿀수 있었던 그때, 소년에게는 가족이라는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이라는 기본단위가 고향으로서의 정신적인 근거가 되었다.


산업사회, 모든 것은 흩어지고 재정비되어 다시 끼리끼리 모였는데 정작 핵심은 빠져버렸다.

객체화되고, 정신의 아름다움은 유물론에 짓밟혀 신음을 하는데, 물질적인 흥미거리만이 널려있다.


그러나 어찌하랴.

거대한 수레바퀴에 한 줌 티끌로 묻어 함께 돌아가는 나의 푸념이란...


16722 1992. 11. 19 (목)


부산시 환경보건 연구원에서 각종 검사장비를 탑재한 공해검사차량 끌고 와서 체크, 방지시설은 부적절 판정을 받다.

2공장 내업공장 북쪽 벽체 칼라시트 공사 착수.

SB-394 한진해운 강재운반선 출항.


DYMO로 NAME PLATE를 TAPING하고 가져와 디스켓 정리한다.

일목요연하게 차곡차곡 가지런히 정리정돈하는 것, 나는 이와 같은 세척강박적인 청결의 신경증세를 갖고 있다.

반면 그와 정반대의 혼돈과 무질서의 어떤 카오스적인 정신세계 또한 있다.

상반되는 두 개의 기질.

어쩌면 이런 신경증세로서 내 정신세계의 어떤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숨어있지 않을런지.

상반되는 두 개의 기질의 충돌. 심층심리에 각인되기까지의 어떤 드라마.

나의 진정한 감정모체 , 그리하여 나는 세척강박에 시달리다가는 급변하여 어떤 카오스를 열망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나의 생명, 나의 원형질은 결코 정신분석의 대상 따위가 아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창조주와 관련되어 있다.


16723 1992. 11. 20 (금)


때로 짙고 소름이 돋을만큼 짙은 그리움에 가슴 저릴 때가 있다.

내 인생에도 그리워 할 누군가가 있음에 공연히 콧등이 시큰해지기도 한다.

나와 한때 관계를 맺었고 이제는 소식도 끊긴채 어딘가 살고있을, 혹은 이미 죽었을 그들.

젖엄마, 사이상아저씨, 양재서, 김상영, 이형환형, 여수중선생.....

느닷없는 얼굴들, 기억 저편에 까마득하게 묻혀있다가 갑작스레 떠오르는 예기치 못한 그리움의 습격.


어머니께 가야지, 가야지하고만 있는 아들짜리.


俊이 코리아 해럴드 받아 보겠다고.

필경 도움이 될 것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얼마나 기특한가.


초겨울 비, 비 맞은 강아지 꼴이 되어 퇴근하여서는 공연히 J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이것 역시 내 비좁음.


새벽 목욕하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1번.

기도.


16724 1992. 11. 21 (토)


어머니를 뵙고 온 한밤중에는 늘 슈베르트를 듣는다.

어머니라는 발음 안에는 언제나 슈베르트가 들어있어 맑은 시냇물 소리가 난다.

칠십넷의 어머니.

디트리히 핏셔 디스카우는 슈베르트의 맑디맑은 영혼을 노래하고 제럴드 무어의 피아노는 샛별의 방울소리로 그에 화음하는데, 어머니라고 입술로 혀로 목구멍으로 발음할 때 거기에는 언제나 슈베르트와 닮은 무엇이 있다.


날씨 부쩍 추워지다.

CT용이 준 한약이 효험이 있는건지 허리는 다소 나아진듯도 하다.


토요일 늦잠, 그러나 마음은 어둡지 아니하다.


16725 1992. 11. 22 (일)


토요일 일과후, CT용 KC원 에게 컴퓨터를 강의.

열마디 하면 알아듣는 그들과 한마디로 대번에 이해하는 俊이.

俊이의 두뇌는 우수하다.

집중력과 의지력만 갖춘다면 문제가 없다,


16726 1992. 11. 23 (월)


일요일 종일 P/C 앞에 앉아서 게임정리.

꼭 50여종의 게임들 목록을 만들고 게임마다 간단한 코맨트붙여서 BATCH FILE로 만들어 입력한다.

컴퓨터는 간편 신속 정확하다.

그런데 그 과정의 로직에 정신이 팔려 오히려 또하나의 일거리를 만드는 나.

워드를 이용하여 한줄 글을 쓰지도 않으면서 LOTUS다, P/C TOOL이다, DOS같은 컴퓨터 로직에만 푹 빠져있으니.


월요일 아침, J의 쇳소리, 英이 귀신소리, 나의 돼지소리.


16727 1992. 11. 24 (화)


썰렁한 바람이 아랫도리를 스산케 한다.

다가오는 겨울.


확실히 그렇다. 이 인생 자체에 본질적인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변적이고 죽고야 마는 사물에 무슨 영원한 가치가 있을손가.

모든 관계, 모든 대상, 모든 불후의 명작이라는 예술을 궁구해 파고 들어가면 궁극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한줌의 허무 덩어리.

막연히 살아간다?

숨을 쉬니까, 그저 살아진다?


아니다. 존재케 하는 것.

생명의 핵심, 영원불변의 것.

그런 것이 인간에게는 있는데, 나는 그것이 있음을 명확하게 끄집어낼수는 없으나....

그것은 아마 피조물의식으로 인식되어 지는 그런 것... 나는 누군가에 의하여 만들어진 생명이라는 인식... 창조주에 대한 기억....


초겨울 신새벽, 俊이 채상 앞에 불밝혀 앉다.

시편 119.


주께서 나로 소망이 있게 하셨나이다.


16728 1992. 11. 25 (수)


한일환경 방지시설 개조공사.

2내업 지붕 칼라시트 공사.

명사실업에 방진망 주문.


SB-393 인도 출항.

이로서 강재운반선의 건조는 모두 끝났다.


퇴근하면서 J를 불러내 하리 횟집에서 모듬회 한접시 시켜놓고.

맛있게 맛있게 먹는 J를 보며 소주를 마시는 나는 흐뭇하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언행을 달리하자고, 달리하자고......


오늘 노조창립일, 휴무.


모차르트의 아름다움.

천진무구한 아름다움.

가끔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는 세상에 내려온다.

하나님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주시려고 그런 천재를 가끔 내려보내 주신다.


16730 1992. 11. 27 (금)


매서운 날씨다.

중부 어느 도시는 영하 7도까지 떨어졌다.


사무실에는 보일러를 돌려 스팀이 나온다.

그러나 부산의 학교들은 난로가 없다.

추운 교실에서 아이들은 공부한다.

어른인 나도 이리 추운데 俊이가 춥지 않을리 없고.

英이는 서클의 재미에 추위따위는 느낄 겨를이 없을테고.


16731 1992. 11. 28 (토)


이제 사전의 글은 읽을수가 없다.

돋보기를 걸처야 비로소 글씨가 떠오른다.

시력뿐이 아니고 모든 것이 전과 같지 않음을 느낀다.

이제 지는 해를 바라보는 길목에 서 있다.

이룬 것없이, 살아낸 것 하나만으로 대견하게 여긴다면 그게 어디 추호라도 가당할까보냐.


CBS '새롭게 하소서'

SBS 코메디 전망대의 앵커역을 맡은 김경태장로와 그 부인 오신근 전도사.

함께 감사하며 기뻐하고 기도하며 신앙 속에 해로하는 부부의 아름다움.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그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가시버시는 얼마나...

나는 얼마나 부러운지...

'새롭게 하소서'는 내게 많은 은혜를 끼친다.


춥고 바람부는 날씨.

칼라시트공사는 이틀째 중단.


16732 1992. 11. 29 (일)


SB-396 진수, 수산대학의 해양탐사선, 소형선이다.

모처럼의 대차진수인데 끌어당기던 터그보트의 WIRE ROPE가 텅!하고 끊어진다.

다행히 배는 자력으로 미끄러저 내리고 인명사고는 없었다.


토요일 오후, 곽종도와 바둑을 두고, 하이타이와 휴지를 사들고 LD찬씨 신축한 집에 간다.

옛날 그의 집에 비하면 대궐같은 집이다.

맥주 마시고 돌아온다.


가열되는 대통령 선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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