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38 1993. 10. 1 (금)
명절- 핏줄끼리 모이는 날.
관계들을 확인하여 안도의 한숨을 쉬는 날.
어머니를 중심으로 가야숙모네와, 부산 내려온 대구고모의 손녀까지 모여 명절의 예배.
媛이에게서 전화.
어머니 곁에서 얼근하게 술이 오른채 사직동 처가.
장인 장모를 중심으로 처가 식구들.
맥주에 취하여 사직동의 한 방에서 달디 단 낮잠을 잔다.
이렇게 가을 명절은 저물다.
陽光.
가을.
그리고 휴일.
TV에 출연한 육군 장교 부부.
반듯반듯한 LIFE STYLE.
교과서적으로 살아갈수 있는 그 단정한 사고의 틀.
17039 1993. 10. 2 (토)
기억력의 쇠퇴.
기억 창고에다가 이제 어떤 구체화된 수치적 개념으로 사물을 보관 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렵게 되었다.
직관적인 이미지나 색감으로서 기억시키는 편이 효율적이다.
나이를 먹으면 뇌세포의 기능은 저하되는 반면 직관력은 예민해 지는가.
연휴는 그렇게 흘러간다.
英이는 동창들과 고등학교 때 선생님 산소에 가고.
俊이는 독서실 가고.
나는 비디오 테이프 빌려다 뒹굴고.
아침저녁의 써늘함.
한 낮의 햇빛의 따가움.
그러나 가을.
토요일.
목욕하고 기도.
17040 1993. 10. 3 (일)
금년도 아카데미 각색,여우주연,미술상을 받은 JAMES IVORY감독의 'HOWARD'S END'
안소니 홉킨스, 엘마 톰슨,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출연.
한세기쯤 전의 전형적인 영국 상류층의 가정사를 성실하게 재현하였다.
다이나믹한 극적 요소없이, 이런 잔잔한 재료를 가지고 참 꼼꼼하게도 직조해 놓은 작품.
그러나 영국인의 의식구조나 행동양태를 이해하기에는 내 조선 된장 냄새는 너무나 짙다.
그렇다고 나는 된장냄새는 제대로 맡을줄이나 아는지?
오후 TV드라마에 눈을 빠뜨린채 술을 마신다.
드라마- 잘 난척 '드라마따위'하고 경멸하는 척 폼을 잡아봐야 내 의식구조는 아줌마들과 거기서 거기이지 뭐.
잠, 긴 잠.
아랫배 쪽의 동네와 뒷꽁무니 쪽 동네의 형편이 썩 좋지않다.
연휴 마지막 날.
그렇게 저문다.
17041 1993. 10. 4 (월)
'폭풍 속으로'
패트릭 스웨이지, 키아누 리브스 출연.
자유를 위한 모험.
파도타기, 스카이 다이빙, 은행털이..
버러지같은 일상을 벗어나 드높은 창공과 거대한 파도에 몸을 맡긴다는 자유.
'내 목에 밧줄이 걸리기 전에'를 다시 읽는다.
금당사건의 흉악범 박철웅.
허영과 자기과시,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힌 삶의 종장은...
허깨비 삶, 그의 예수까지도 허영이었을 것.
첫 출근일.
슬픈 반복의 여가는 그렇게 흘러가 버렸다.
몸을 꿈틀거려, 아니 정신을 꿈틀거려서 새로운 무엇을 창출해 보려 하지만 늘 실패하고 마는 여가.
새벽의 목욕.
예수 그리고...
17042 1993. 10. 5 (화)
출근한 회사에는 그래도 긴장이 흘러 그 긴장이 정신을 당기기도 하여 무위의 여가보다는 나은 구석이 있다.
이 곳에 정신적인 무엇이 있었으면 금상첨화 일테지만.
아서라. 여기는 조선소이고 게다가 대선조선이다.
러시아.
보수적인 민중들이 옐친의 개혁 노선에 거센 반발.
폭동이 일어나 수백명이 사망하였다.
거기서의 보수란 바로 공산주의로의 회귀.
어느 나라나 어느 집단, 또는 어느 가정에서나 보수꾼은 수구세력이며, 자신이 익히 익숙한 그 논리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고집쟁이들이고 새로운 것에 맞닥뜨리는 것이 무서은 겁쟁이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의 진보꾼은 또한 어떠한가.
사적인 불만을 호도하여 개혁이라는 너울을 쓴, 기존의 질서에 순치되지 뭇하여 순응치 못하는 심술꾼.
溫故而知新.
中庸.
예수님은 철저한 진보꾼은 아니었다.
오히려 보수꾼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을까?
현대신학의 명제의 한편에 이 또한 있을 것.
목구멍을 간지르는 기침, 호흡법으로 다스릴 것.
17043 1993. 10. 6 (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俊이에게 사준 책인데 내가 읽어도 유익하다.
사물에 대한 연상으로서 영어 어휘를 익히도록 만든 책.
암기력 자신이 없는 내게 이런 방법도 효과적일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가장 자신할수 있었던 것은 암기력이었는데.
이제 오십고개가 저만치 보인다.
카잔차키스의 '성 프란치스코' 재독을 마치다.
하나님의 어릿광대, 하나님의 거지.
가난, 사랑, 평화.
어떤 때는 불교도같이, 어떤 때는 실존철학자 같이, 어떤 때는 범신론자같이.
하나님의 올가미에 갇힘으로서 진정 자유로왔던 크리스찬.
俊이 시험중이고 英이는 곧 중간고사.
어제 J와 약속한다.
俊이 시험 끝날때까지 우리는 TV와 결별키로.
17044 1993. 10. 7 (목)
바람은 자지 않는다.
필리핀 쪽으로부터 태풍 하나가 북상중.
SB-399 공시운전은 또 순연.
17045 1993. 10. 8 (금)
미열과 기침.
2공장 철구공장의 칼라시트 교체공사 품의 올린다.
대행히 오레엔탈 공영으로 결재가 났다.
LS우사장에게 체면은 선 것이다.
연일의 강풍에 공시운전을 집행하지 못하여 P상무 는 공연히 어수선한 포즈이고.
카잔차키스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다시 읽기 시작하였는데 소설적으로는 참 무미건조하고, 그 중에는 번역 문체의 어설픔도...
그 번역자가 안정효인데도 그렇다.
17046 1993. 10. 9 (토)
SB-399 공시운전 출항.
오전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부터 흘러나와 내 마음에 소롯이 담기는 노랫소리 하나.
엘리 아멜링이 부르는 슈베르트의 가곡 '바위위의 목동'이다.
너무 좋아서 시내나가는 박영범 편에 레코드 구입을 부탁하였으나 구하지 못하고 돌아온다.
슈베르트... 슈베르트...
이 가을, 안경 쓴 수줍은 그대는 어디에 숨어 계신가.
俊이는 시험 끝나고 英이는 제법 열심히 공부하는 포즈.
17048 1993. 10. 11 (월)
일요일, 엘리 아멜링의 레코드를 구하려고 시내를 돌아 다닌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L.P는 없고 컴팩트 디스크라는 내게 생소한 미디어만이 있을 뿐이다.
이제 턴테이블이란 음향기기는 예전의 유성기처럼 흘러간 골동품이 되어 버렸나?
상업주의 속을 아무리 헤매여도 구해지지 않는 예술 한조각.
구할수 없으니까 더욱 아멜링의 노래는 내게는 별이 되고 꿈이 된다.
결국 아멜링은 포기하고 미국의 소프라노 체릴 스튜더가 부른 슈베르트 가곡집과 하리 베라폰테의 L.P를 구입한다.
그리고 재일교포 이양지의 소설 '해녀'.
오후 마루에 앉아서 맥주를 들이킨다.
슈베르트를 듣고, 베라폰테의 칼립소를 들으면서.
내가 사랑하는 이러한 일락.
새벽.
먼 수평선에 도열한 눈 부신 밝은 불빛들.
오징어잡이 어선들.
사도행전 11장.
기도.
17049 1993. 10. 12 (화)
이동도서관에서 고원정의 '빙벽' 8,9권을 빌린다.
소설은 클라이막스를 치달아 흥미를 더해간다.
현철기, 박지섭, 군대의 거대한 조직의 매카니즘, 정치 모리배들.
그리고 부당한 정권이 만들어 놓은 부당한 상황들...
英이는 어제부터 시험.
제법 공부하는 폼을 잡고 있으니 걸기대!
俊이는 스스로 大山이란 호를 취하였다.
건방진 녀석같으니.
17050 1993. 10. 13 (수)
고원정의 '빙벽' 완독하다.
고인철은 통신중대장을 박도기중사로 오인 사살하고, 현철기는 그를 구하려다 다리를 잃고 군대는 반골인 그를 영웅으로 만든다.
그러나 현철기가 누구인데 그런 수법에 순응하랴.
그는 동맥을 끊는다.
결국 그 완강한 빙벽에 최후의 인간적인 저항을 시도한 것이나 죽어서 그는 軍神이 되는 아이러니로 소설은 대미를 이룬다.
지금의 문민정부는 참으로 값진 것이다.
17051 1993. 10. 14 (목)
이양지의 소설 '해녀', '나비타령' 읽다.
처녀작으로 두 번이나 아꾸다가와상 후보에 오른 작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살면서도 결코 일본인이 되지 못하는 여성적 의식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문학적 분위기와 등장인물의 감정묘사는 지극히 일본 문학적이다.
17052 1993. 10. 15 (금)
서해 위도 여객선 침몰.
2백여명 사망.
선박의 사고는 실로 아주 사소한 것에서 유발된다.
선박검사의 형식, 특히 정부대행검사인 S.E검사의 형식성이 문제이다.
검사받을 그때뿐 그 MAINTENANCE 있어서는 젬병인 현실이다.
선주나 선원의 S.O.L.A.S 정신은 경제논리에 침식 당한다.
노조위원장 징계위원회 순연.
그는 곧 기소될 것이다.
17054 1993. 10. 17 (일)
현장 각 직반마다 가을 야유회 한창.
올여름 날씨는 그토록 궂었건만 가을 날씨는 시리도록 청명하다.
서해여객선 침몰 사고.
언론과 여론이라는 것의 선정적 선동성.
그간 선장이 도주하였다고 그를 매도하고 지명수배를 하는등 모든 화살을 선장과 선원들에게 퍼부어대더니 정작 그들의 시체가 인양되자 언론도 경찰도 검찰도, 나를 비롯한 입방아꾼들도 머쓱.
아, 이렇다. 대중이란.
절대절명의 상황에서 스스로의 생명을 가치있게 결정할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극히 수가 적어서, 나는 물론 그러한 범주에는 들지 못할 것이나.
17055 1993. 10. 18 (월)
휴일의 여가.
내게 조금이라도 남아있을지도 모를 창조성향은 처박아 둔채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무위의 시간.
소인배의 여가.
성경을 읽다가 예수님을 생각하면.
문득 떨쳐 일어나라고 떨처 일어나라고 저 깊은 어디선가 소리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 당나귀는 아니 당나귀에 담겨있는 저급한 정신은 아랑곳 않는다.
마주하는 가시버시의 못난 면만 서로에게 확대되어 어필하고...
그저 비디오 영화나 보면서 도망가 숨을 뿐이다.
'용서받지 못한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제작,감독,주연.
진 핵크만, 리차드 해리스 출연.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이런 수준의 영화에 작품상이라니 다소 어이가 없다.
때로 아카데미는 나를 웃긴다.
개과천선하여 가난한 농민으로 살고있는 악당, 창녀들의 청부살인업자로 다시 총을 잡는다.
형편없는 영화라는 얘기가 아니라 작품상은 너무 했다는 얘기.
17056 1993. 10. 19 (화)
SB-403 진수.
날씨는 한결 써늘해지다.
다큐멘타리 'YS 사태'.
녹화된 프로그램을 본다.
유신 말기의 발악.
1979년 그 당시 나는 기획관리실 대리직책의 직장인.
부마사태때의 기억 한토막.
오세건과 시민회관 시향 정기연주회에 갔다가 계엄령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바람에 군지렁거리며 군인들의 기세 삼엄한 거리를 걸어 돌아왔었고, 내게는 한 시대의 종장을 감지할 능력도 겨를도 없는 한 마리의 소시민일 뿐이었다.
그 숨가쁜 역사의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농익은 복숭아 빛 아침 놀.
17057 1993. 10. 20 (수)
을종인사위원회의 위원 노릇하는 것 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
내가 뉘라서 타인을 裁斷할수 있으랴마는, 그러나 나 역시 남을 비평하기에는 서툴지 않다.
술좌석에서의 특정인 안주삼기, 또는 어떤 사람의 가치를 내가 만든 사고의 틀 속에 가두어놓고 재단하기....
노조위원장 JS봉의 을종인사위원회.
지난 번 불법 쟁의에 대한 것인데 그는 이미 고소당하여 검찰에 송치되어 기소를 앞두고 있다.
회사 사규에 의한 인사위원회의 징계 결정은 사직으로 몰고가려는 저의인데..
17058 1993. 10. 21 (목)
핵.
인류는 원자를 발견하고 그 안의 엄청난 에너지를 해방시켰다.
그러나 인류는 그 힘을 관리해낼 만큼 성숙하지는 못하여 문제이다.
중공이 지하에서 핵실험을 하고, 북한의 핵보유는 남한의 긴장이고, 쏘련은 동해에다가 핵 폐기물을 버리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 창조하신 피조물의 깊은 비밀을 숨기고 계실 것인데 자꾸만 인간은 그 오의를 밝혀내려고 몸부림이다.
그 몸부림에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라는 명분도 없다.
노골적인 힘의 과시일뿐.
서면기업 KS용 사장.
내게 주려고 오징어 두축을 현도장에 맡겨 놓았다.
슈베르트를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하는 조선쟁이치고는 고상한 취미의 사람.
목욕, 뜻밖에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
일전에 산 레코드판.
체릴 스튜더가 부르는 슈베르트의 가곡들.
눈물이 날만큼 아름답다.
17060 1993. 10. 23 (토)
나는 결코 사교적인 성격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를 향한 진정이 있으면 극진한 친절을 나타내기에는 자신이 있다.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임대하는 TENSION METER의 실랑이를 해결하고, 동양세멘트의 협조를 얻어낸 것은 이런 내 친절한 마음씀의 결과.
이런 쪽 내 성품의 일단이 기쁘다.
JS봉 을종인사위원회.
해고와 손해배상 청구 결정.
모처럼 일찍 돌아온 英이.
요즘 다소 의기소침.
지방대학이라는 자의식과, 음악을 향한 열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제 상황에서 장래를 향한 어떤 좌절감을 느끼고 있음직한 포즈를 아비짜리는 읽고 있다.
그러나 딸아 스스로의 사고의 한계를 좁히지 말거라.
생각하기 나름, 행동하기 나름이다.
3시 기상.
구두닦고, 슈베르트를 울리게하여 들숨 날숨을 깊게 100번.
소리내어 에베소서 읽고, 불끄고 어둠에 잠긴다.
17061 1993. 10. 24 (일)
토요일, 도심을 지나 감천 동양세멘트.
시험실에서 SB-395 BALLAST용 모래의 염도 측정.
동양세멘트의 H과장이라는 사람의 친절한 응대.
혹 사조산업의 H차장과 친척이 아닌지.
이름도 비슷, 용모도 비슷.
오후 부차장 회식.
하리 횟집에서 오기로 한 봉고가 오지 않아 노심초사.
19명만이 참석하여 먹고 마시고 노래방, 그리고 맥주.
17063 1993. 10. 26 (화)
어제 이른 아침 정말 오랜만에 어머니 집에 오신다.
독감예방주사를 맞히려고.
일일이 주사를 놓아 주신다.
함께 둘러앉아서 아침을 드시다.
나와 英이가 집을 나선후 돌아가셨는데.
어머니 표정 밝으시고, 포즈 명랑하여 출근하는 발걸음은 마냥 가볍다.
고원정의 '빙벽'을 반납하고 KAL 폭파범인 김현희의 '나도 여자가 되고 싶어요'와 이동철 '꼬방동네 사람들' 빌리다.
늦은 오후 미장원가서 머리카락 자르고, 바로 옆의 목욕탕 가 며칠 묵은 때를 벗겨낸다.
야구와 축구.
삼성은 해태에 지고, 한국은 일본에 깨졌다.
17064 1993. 10. 27 (수)
다시 읽는 이동철의 '꼬방동네 사람들'은 진정 흥미롭다.
산업화의 그늘, 도시의 뒷곁에서 똥구더기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건 입솜씨로 펼처진다.
어떤 주제나 구성이나 메시지가 없이 그저 리얼한 그 동네의 에피소드만 읽어도 몇권의 소설에 버금간다.
황석영이 말한바 그의 글은 '원광석'이라는 평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참, 황석영에 대한 검찰의 구형은 무기징역, 1심에서 8년형.
英이 만원버스 안에서 소매치기 당하다.
제 용돈과 할머니에게서 얻은 6만원.
전문 쓰리군은 아닌 듯, 떠나는 버스 차창으로 돈만 뺀 빈지갑이 던져 들어오더란다.
베토벤 '라즈모브스키'
게반트하우스 현악사중주단.
17066 1993. 10. 29 (금)
保革의 구도.
저것은 보수다, 이것은 진보다하는 단순명료한 구분은 어렵다.
나는 중도좌파 쯤 될까?
비내리는 금요일.
모처럼 맞는 가을비.
나의 부박한 신앙.
예수여, 도우소서.
17068 1993. 10. 31 (일)
김현희의 글.
어처구니없는 북한이라는 체제에, 정권의 권력이라는 비도덕적인 속성에, 한 개인의 무력함에, 자본주의의 우쭐하는 허영에, 그리고 한 예쁜 여자의 역정에.
재미있게 읽었다.
오후 5시.
남포동에서 PS곤 , JN영 , KH근 만나다.
자갈치 횟집에서 소주를 시발로 늦도록 마신다.
유치하지만 때로는 번득이는 한줌 에스프리는 있었던가.
흠뻑 취하여 택시타고 돌아오다.
혼곤한 잠.
술을 들이 붓고, 그냥 마비시켜서 쓰러져 잠드는 것.
그런가, 그런가..
마비인가.
육신과 영혼을 마비시켜.
그렇게 한 인생을 보내는...
나의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