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체로 사약할 때 주는 약이 먹고 죽으라는 약이지만 인삼, 부자와 같은 순한 약이지 비상과 같은 독약이 아니므로 약 먹인 뒤에 뜨거운 방에 두거나, 약 먹 인 위에 독한 술을 먹이거나 하여 약기운을 한껏 발작시키더라도 용이하게 죽지 않는 사람이 많아서 도사가 약사발을 연거푸 안기다가 진력이 나면 수건, 말고 삐, 활시위 같은 물건으로 목을 졸라 죽이게 하여 사약이 교살로 변하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이었었다. 이때 도사가 임형수의 소망을 좇아서 약을 술에 타서 한 사발 가득히 부어 주니 임형수가 공손히 받아들고 "이 술은 주인으로 손님에게 권하지 못하는 괴상한 술이라 나 혼자 먹소. " 하고 허허 웃고 나서 한숨에 들이 마시었다. 임형수는 본래 주량이 한정없는 사람이라 한 사발 술로는 술 먹은 기 색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