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꺽정이가 허담의 말을 타고 동구 밖에 나가서 주마 놓고 돌아다니다가 해가 설핏할 때 절로 올라와서 말을 마굿간에 들여매고 말갈기를 쓰다듬어 주며 “내 일은 작별이다” 하고 말한즉 말이 꺽정이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이 머리를 건 들거리었다. 꺽정이가 마굿간 앞에서 돌아설 때 말이 구유 너머로 머리를 내밀 어 꺽정이의 머리 동인 수건 끝을 물고 지극지근 잡아당긴 까닭에 꺽정이가 손 을 머리 뒤로 돌리어 수건 끝을 빼앗고 다시 말 앞으로 돌쳐서서 웃으면서 “이 자식, 버릇없는 자식 같으니, 머릿수건을 잡아당기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이냐.” 하고 한 손을 둘러매니 말은 얼른 머리를 한옆으로 피하였다. “맞을까 보아 무 서운 게구나.” 하고 꺽정이가 둘러매던 손으로 말 목을 뚜덕뚜덕해 주면서 “ 작별이 섭섭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