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만큼 옹게는, 동산이 한나 나오드래. 그래 다리도 아푸고해서 풀밭에 앉었는디. 마침 거그 꺼멍 소 한 마리허고 삘헌(붉은) 소 한 마리가 나란히 엎대어 누워 있어. 배를 깔고. 점심밥 먹고 새김질이나 허고 그러고 있었등가 모르제."그걸 보고 원효 대사가 물었어."너 어뜬 소가 몬야 일어나겄냐?"그렁게 사명당이, 잠깐 지달르시라고 그러고는 괘를 요렇게 빼봉게 화괘가 나와. 불 말이여. 불은 빠알간 안헝가?"옳지."하고는"저 삘헌 소가 몬야 일어나겄소."했단 말이여?"그러냐? 나는 꺼멍 소가 몬야 일어나겄다."스승의 말씀에, 어디 보자, 허고 조께 있응게. 아니 꺼멍 소가 펄떡 일어나네 그려. 아, 이거 웬일이냐, 이상허다, 내가 괘를 잘못 뺐능가."화괘가 나왔으면 뻘건 불잉게 삘헌 소가 몬야 일어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