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푸른 발톱 밤이 더욱 깊어진 한고비, 안서방네가 보퉁이를 보듬고 주춤주춤 뒤따르는 고샅길은, 발부리로 더듬어 간신히 한 걸음씩 나갈 만큼 어두웠다. 구름만 두텁지 않았으면 달이 있는 밤이라 이보다는 걷기에 나았을 것이지만 오늘 밤은, 다행인가, 불행인가, 비 먹은 구름이 스산하게 두꺼웠다. "작은아씨." 어둠 속에서 안서방네는 강실이를 부르며 보퉁이를 건네준다. 이제는 강실이 혼자 가야 한다. 묵묵히 그것을 받아드는 강실이 손이 검불처럼 힘이 없어 휘청 하마터면 떨어뜨릴 뻔하였다. 이 기운으로 어뜨케 단 한 발이나마 낯선 넘의 길을 디디시꼬잉. "부디 몸조심 허시기요." 업어다 디릴 수만 있다먼 얼매나 좋으까. 천리라도 만리라도 내가 따러갈 수만 있는 형편이라먼, 산을 넘고 물을 건네도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