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제3의 강둑. 종신형]]
<제3의 강둑>>>
-우양 기마랑스 로사 作-
***거울이***
2012.11.12 23:24
올리신 글들 자주 찾아 읽는 동우님의 독자입니다.
좋은 글 읽도록 해주시는 동우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처음 접하는 이 소설. 왠지 슬프고 너무 허전합니다.
인간의 삶이란 정처없는 부초. 그렇게 한평생 살다 가는 거겠지요. ㅠ ㅠ ㅠ
***┗동우***
2012.11.13 07:12
거울이님을 비롯,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 오히려 내가 고맙지요.
페이지 뷰의 숫자는 나의 즐거움입니다. ㅎ
동감합니다,
이 소설, 참 슬프고 허전합니다.
이 소설은 오래전 출판된 이문열이 선정한 단편소설집에 수록된 소설. (이문열은 내게 최고의 작가는 아니에요.ㅎ)
참고로 이문열의 짧막한 작품해설을 옮겨 놓습니다.
++++
<외로운 떠돎으로서의 삶>
-이문열-
사람은 대지의 한 모퉁이를 골라 돌과 나무로 집을 짓고 머문다. 새처럼 깃을 들이고 나무처럼 뿌리를 내린다. 그러나 머문다는 것, 뿌리를 내리고 깃을 들인다는 것은 기실 갈망이 빚어낸 우리의 주관적인 환상일 뿐이다. 떠나지 않는 집, 영원히 머무는 땅은 없다. 오히려 헤매임과 떠돎이야말로 우리 존재가 내던져진 본래적 상황이다.
또 사람은 이런 저런 이름으로 무리를 짓고 그 무리 속에 자신을 감춘다. 무리가 자신의 외로운 존재를 보충하고 확대해 준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역시도 믿고 싶은, 혹은 믿기 위한 미신을 뿐이다. 어떤 이름으로 무리를 짓고 관계를 맺건 인간은 결국 혼자이다. 외롭게 태어나고 외롭게 살다가 외롭게 죽는다. 존재의 단절들 사이에는 창이 없다.
삶에 눈뜬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한평생 우리를 인도할 가치의 별을 찾아내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와같이 속절없는 우리 삶의 진상에 대한 쓰라린 인식이기도 하다. 기마랑스 로사의 '제3의 강축'은 바로 그런 쓰라린 인식을 변형과 과장의 기법을 통해 가슴 섬뜩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 사람만이 탈 수 있는 조각배와 강물 위에서의 생활은 외로운 떠돎으로서의 우리 삶을 상징한다. 일상 속에 특징없이 살아가던 화자의 아버지는 어느 날 느닷없이 바로 그런 우리 삶의 진상을 아무런 설명없이 스스로 연출한다. 그런 문제적 인간의 실재 여부는 이 소설의 리얼리티 획득에 아무런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상징성을 활용한 리얼리티의 변형은 전통적 리얼리즘의 기법보다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특히 작품의 말미에서 자신의 부름에 다가오는 아버지의 조각배를 보고 머리카락이 비쭉 설 정도의 공포를 느끼며 도망치는 화자에게서는 상징성과 리얼리티의 절묘한 만남까지 보게 된다.
브라질 출신의 작가 로사는 어린 시절을 두메산골에서 보냈는데 이때의 생활이 후에 그의 작품에 큰 형향을 미쳤다. 의학을 전공하고 고향에서 진료에 종사하다가 외교관이 되었다. 보고타. 파리 등지에서 근무하다가 시인으로 먼저 데뷔한 후에 소설을 쓰기 시작하였다. 독특한 조어와 난해한 문장으로 유명한 로사는 '위대한 두메 산골-미로'로 브라질 문단에서 부동의 위치를 확보하였다
++++
이문열은 인간실존 일반에 대하여 말하고 있지만, 이번에 나는 '아버지'로 대입하여 읽었습니다.
낫살 들수록 이상하게 그런 느낌이 드는군요. ㅎ
왜,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이 있지요?
여자의 고향 금성보다 남자의 고향 화성이 더욱 쓸쓸한 별일 듯,
남성의 내면에 자리잡은 집단무의식...
<종신형>
-마르틴 A 넥쇠 作-
***eunbee
2012.11.13 22:13
부모. 자식. 아버지. 아들.
인생의 굴레. 인연과 관계의 사슬.
종신형.....
그런데 이렇게도 좋은 소설들을 동우님은 어떻게 만날까?
책속에 빠져서, 글 속에 갇혀서 당신의 종신형벌을
다른 색깔로 바꾸며 살고 있나보다. 하하핫.
***┗동우***
2012.11.15 05:41
은비님.
이것도 역시 '이문열 선정 단편문학선집'에 있는 소설이에요.
'여성의 삶'이라는 테마는 모파상 '여자의 일생'을 비롯하여 많은 작가들이 즐겨 썼지요.
아무래도 '남자의 삶'이란 '여자의 삶'보다는 드라마의 색채가 선명하지 않은듯. ㅎ..
앞의 '제3의 강둑'도 나는 남자(아버지)라는 이미지로 읽었습니다. ㅎ
얼마전 책부족의 젊은 벗이 '남자가 잘 늙는 다는 것'을 언급하였기에..좀 생각이 깊어졌던가 보아요.
눈 밝혀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쓸만한 txt 파일들 제법 업어 올수 있답니다.
내 창고에 상당히 주어다 모았지요.
읽고 싶은 주제 있으면 말만 하시우, 은비님.
기꺼이 내 손가락 품 팔리다. ㅎ
***┗eunbee***
2012.11.15 11:25
네~ 살다가 읽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런데 동우님,
질문도 알아야 할 수 있다는 것, 뭐가 읽고 싶은지 알아야...ㅠㅠ
동우님이 올려놓으신 글을 읽는 것도 벅차서 두어번씩 읽느라 바빠욤~ ㅎㅎㅎ
***불루보트***
2012.11.14 07:31
오늘 새벽엔 잠도 안오고 이제 이벤트 거의 종료되어 동우님 방에서 남의 글 훔쳐보는 재미 알고 갑니다
이벤트란 감기 말입니다.
전 남의 글은 거의 훔쳐 보지 않는데....아무튼 재미있다는 거 알았습니다...ㅎ
그리고 혹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읽으셨으면 그 줄거리 언제 한번 게재해 주시면 안될까요?...게으른 사람의 부탁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는데 동우님은 절대 이벤트하지 마세요...요즈음 이벤트는 기간이 좀 길어서......힘드실겁니다^ ㅎ
오늘도 모바일과 함께 좋은 하루 되십시오
***┗동우***
2012.11.15 05:55
감기가 좀 잦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블루보트님.
몸 불편한 와중에서도 블루보트님의 왕성한 필력은 절륜하올시다. ㅎ
도쿠가와 이에야스.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내 블루보트님께 적극 권하고 싶은 소설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大望'을 말입니다. (블루보트님 이미 읽으셨을 것 같지만.ㅎ)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莊八)의 이 대하소설, 그 옛날 정말 흥미롭게 날밤 세워 읽었던 소설입니다.
일본 전국시대,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이르는 그 숨막히는 드라마.
실로 삼국지에 버금가는 스릴과 서스펜스... 일본문화의 진수를 엿볼수도 있지요.
나는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보다 오히려 이 소설에서 일본을 느낄수 있었답니다.
한번 펼치면 절대 책장을 덮지 못할겝니다.
이 소설이 대중소설이냐, 역사소설이냐 하는 논쟁은 부질없습니다.
좌우간 재미있어요, 완독 후에는 일본에 대한 이해가 한결 깊어지리라 확신합니다.
블루보트님.
나는 이에야스에 관하여 지껄일 깜냥이 되지 못해요.
흥미도 없거니와.ㅎ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무수한 소설과 전기와 평론과 영화와 드라마와 만화로 나와 있지만,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위의 '대망'을 꼭 권하고 싶습니다.
집필하시는 블루보트님의 작품에도 도움되는바 적지 않을거예요.
날씨가 부쩍 차워졌습니다.
감기 빨리 훌훌 털어버리시기를.
***┗불루보트***
2012.11.15 09:58
장문의 답글 감사합니다.
대망, 꼭 읽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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