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배는 휘적하게 일어나며 공배네한테 말했다. 밤바람이 어둡고 습한 자락을 쓸며 거멍굴 틈바구니마다 들어차, 벌써 바깥은 짓눌리게 검었다. 웬만하면 구름이 있어도 달빛을 아주 막지는 못하여 희미하게나마 발밑에 비추어질 보름 근처련만, 성난 구름장이 얼마나 두텁고 무겁길래, 이렇게 달 없는 밤보다 더 캄캄할까. 공배는 이 어둠 속에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 바람이 쓸어 내리는 낯바닥에 눈물이 번진다. 애민 놈 저테 베락맞는다드니 니가 그짝 났구나. 아 왜 허도 안헌 투장을 너보고 했을랑가도 모른다고 무작정 끄집어야 했다냐. 당골네 푸네기 저테 섰다가 무단히 너부텀 잽힌 거인디, 모난 독(돌)이라 정을 맞은 거이냐 어쩌냐 시방. 모질게도 내리쳐서 병신되야 불지 알고 내가 기양 애간장이 다 녹아 부렀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