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원은 강모가 이 집을 떠나 만주로 갔다는 그 말을 들은 날로부터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이 조왕에 정화수를 올린 다음에는, 갓 지어 푼 밥을 강모의 밥그릇에 담아, 조왕단의 정화수 앞에 노았었다. 그 밥이 곧 강모였던 것이다. 먼 곳에 가서도 부디 배 곯지 말고, 무사히 돌아와 따뜻한 이 밥을 식기 전에 먹기 바라는, 마음 지극한 정성이 오붓하게 담긴 밥그릇. 그것은 출행한 가장이나 가족을 둔 집안의 아낙이 조왕에 반드시 갖추어 올려야 하는 기도 의례였다. 몸인 밥. 조왕님. 올에는 할머님이 작고허셨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방이 어둠침침하여 동이 트지 않은 섣달의 스무나흗날 새벽, 효원은 복받치는 설움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세상에 세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