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대?"가까이 다가온 그림자 하나가 원뜸의 깔담살이인 것을 알아보고는 짐짓 그렇게 목청을 냈다. 깔담살이와 함께 오는 사람이 누구인가 궁금했던 것이다. 깔담살이도 옹구네를 알아본 것 같앗다. "여가 왜 있당가요?""응. 나 집이 가니라고오. 저물었네? 어디 갔다 온디야?"나이 든 사람은 옹구네 곁을 휙 스쳐 잰 걸음으로 저만치 질러 가고, 깔담살이는 옹구네한테 붙잡혀 몇 마디 대꾸를 하느라고 뒤쳐졌다. "저 냥반이 누구냐?""광생당 진의원님 아니싱교."그러먼 그렇제. 옹구네는 손뼉이라도 치고 싶었다."진의원님이 왜? 이 밤중에.""아이고, 나 얼릉 가 바야요. 시방 아무 정신이 없고마는.""원뜸에 뫼시고 가냐?""작은댁 애기씨 때미.""오오."어서 가 바라. 옹구네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손짓으로 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