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같이 성난 거멍굴의 분원이 뜻밖에 제 발로 나타난 강호한테로 쏟아져, 쇠도리깨 곡괭이를 내리치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 밤은 깊고 매안은 멀며, 거멍굴 사람들은 한 무리로 여럿이고 강호는 혼자인데, 만일에 순전히 힘만으로 덤빈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 는 아가리로 그는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공배네를 토방에다 세워 둔 채로 보란 듯이 옹배기에다 미영걸레를 담아 가지고 나왔던 옹구네는, 투닥투닥 방망이질 몇 번을 시늉으로 한 뒤에 다시 춘복이 농막으로 들어간다. 자알 헌다. 오밤중에 방맹이질허고, 귀신 불를 일 있능가? 그네가 하는 일마다 못마땅한 공배네는 방망이 소리보다 더 크게 혀를 찬다. 그리고는 옹구네 따위야 무어라고 하든지 말든지 지게문짝을 잡아당겨 덜크덩 열고는 방안으로 들어선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