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584

천승세 (1,4,3,3,1)

-독서 리뷰- [[천승세]] -천승세 作- ***동우*** 2015.01.10 04:25 낫살 든 감성의 말랑함일꺼나. 예전에 '혜자의 눈꽃'을 읽었을 적에는 좀 심드렁하였더랬습니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창밖으로 눈덮힌 겨울들판을 무연하게 바라보는 듯, 몽롱한 슬픔으로 아름답습니다. 월 이천원 사글세 셋방 판자집의 가난 저편 언덕 숲속에는 화려한 고급 호텔이 늘펀하게 앉아있습니다. 우이동 골짜기 겨울산의 설경. 궁핍의 감각으로도, 시린 아름다움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백지장처럼 새하얀 얼굴. 크고 맑되 생기가 없는 눈. 그리고 퍼런 힘줄이 드러나도록 깡마른 손목, 치마 끝에 드러난 맨발의 여인. 걸으면서 무시로 오줌을 지리는 혜자의 어머니는 폐병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어린 혜자가 바지주머니에다 두..

내 것/잡설들 2020.03.22

[[키다리 아저씨, 한 소년]] (1,4,3,3,1)

-독서 리뷰- -진 웹스터 作- ***동우*** 2018.05.09 22:22 '키다리 아저씨 (Daddy-Long-Legs)' '진 웹스터 (Alice Jane Chandler Webster, 1876~1916)' 가 1912년에 발표한 소설 대부분 소년소녀시절에 접하였을 듯. 그러나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키다리 아저씨'라는 제목은 누구나 알고 있을겁니다. ‘키다리 아저씨’는 가난한 소녀의 ‘파트롱’이라는 대명사로까지 굳어진 이름입니다 연극으로 뮤지컬로 영화로도 여러번 만들어졌지요. 키다리 아저씨는 고아 소녀 쥬디의 얼굴없는 후원자. 소설은 쥬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쓴 편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늙어 칙칙한 내 마음밭에 청춘의 명랑함 끼쳐주는 소설 '키다리 아저씨' 파일 분량을 보아하니 대략 다섯번 쯤..

내 것/잡설들 2020.03.18

홍당무 (1,4,3,3,1)

-독서 리뷰- -쥘 르마르 作- ***동우*** 2018.05.03. 00:15 '쥘 르나르 (jules renard: 1864~1910)'의 '홍당무(Poil de carotte)' 텍스트 파일 눈에 띈 이 유명한 성장소설, 어린이 날 즈음하여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으로 올립니다만. 신데렐라류의 동화가 아니로군요. (나는 처음 읽습니다) 1894년에 발표된 소설, 작가 자신의 소년시절 에피소드를 소재로 하였다고 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유머스럽지만, 어린 홍당무는 행복한 어린이는 아니로군요. 19세기 말 프랑스의 시골마을의 어느 가정. 떠받듦 받는 어린이라는 개념은 언감생심... 첫회부터, 어떤 대목에서는 잔혹동화 같기도 한 어른 소설입니다그려. 분량을 보아하니 대략 다섯번 쯤으로 나누게 될듯 합니다. 함께..

내 것/잡설들 2020.03.17

[[시인들의 첫사랑]] -1.2- (4)

-독서 리뷰- [[시인들의 첫사랑]] 1 -김용택. 장석주- -김용택- ***동우*** 2016.01.03 10:43 손주 두 녀석, 한 사흘 할미할비 비비대고 치대다가 엇저녁 즤어미 어미닭 병아리새끼 몰고가듯 데리고 돌아갔습니다. 갑자기 고즈넉함에 잠긴 밤 나는 술을 마시고 내처 일요일 아침까지 긴 잠을 잤습니다. 내일 쯤 다시 먼 나라로 떠나보낼 따님, 어느 벗님네도 좀 스산하시리라. ㅎ 섬진강 시인 '김용택 (1948~ )의 첫사랑 이야기, 뒤늦게 올립니다. 내 또래 시인의 가슴 속에 저리 애잔하고 사랑스럽게 남아있는 그 강과 그 산과 그 강변과 그 풀꽃들과 그 감나무와 밭의 넓적한 토란잎.. 그것들 없는 나는 시시때때로 섪습니다. 어떨 적에는 노엽기까지 하였답니다. '그 여자네 집' 의 저 설레임..

내 것/잡설들 2020.03.16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1,4,3,3,1)

-독서 리뷰- -J. M. 바스콘셀로스- ***동우*** 2018.04.09 00:19 섬광처럼 번뜩 떠오르는 어느 순간의 영상. 철들기 전 가난하고 거친 환경 속, 슬프고도 아름다웠던 단상들. 기억속 그 색감 건조할런지 모르겠지만 아아, 이제 늙어 포옥 안아주고 싶은 따순 옛것들. 조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로스(Jose Mauro de Vasconcelos: 1920~1984)의 자전적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My Sweet Orange Tree). 대여섯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8.04.12 22:33 작가 '바스콘셀로스'은 이렇게 이 책의 헌사(獻辭)를 이렇게 썼습니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어떤 형태로든 알게모르게 아이들에게 슬..

내 것/잡설들 2020.03.14

[[서기원]] (1,4,3,3,1)

-독서 리뷰- [[서기원]] -서기원 作- ***동우*** 2013.06.25 05:25 6.25 아침이다. 내 나이 예순의 반을 넘어, 어느 새 예순세해 전이로구나. 그때 세살짜리, 무슨 뚜렷한 전쟁 그림들 기억 속 남아 있을까. 상처는 오히려 전쟁 연후에 덧나 피 고름을 흘린다. 6.25. 나는 (생사불명으로) 영원히 아버지를 잃었다. 그리하여 어머니와 세남매의 의식(意識)은 중심의 무게없어 척박(瘠薄)하였을 것이다. 우리들 정신적 성장 또한 자못 무참한바 없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동족상잔의 전쟁. 어제까지의 이웃들.. 사람들은 홀연 증오의 이빨을 드러내고 폭력을 휘둘렀다. 서로 죽이고 서로 죽었다. 한반도에 연연(連延)한 삶의 형식, 전통적 가치관 따위는 여지없이 파괴되어 초토화되었다. 풍비박산 난..

내 것/잡설들 2020.03.13

[[아르투르 슈니츨러]] -1.2- (1,4,3,3,1)

-독서 리뷰- [[아르투르 슈니츨러]] -아르투어 슈니츨러 作- ***동우*** 2015.06.01 05:33 아르투르 슈니츨러 (Arthur Schnitzler, 1862~1931)의 '장님 제로니모와 그의 형' (Blind Geronimo and His Brother- Der blinde Geronimo und sein Bruder 1902년 발표) 이 소설을 처음 읽었던게 교과서에서였던가. 도둑이 되었을지라도 우애를 회복한 형제의 저 기쁨에 울컥 감동하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죽는 개구리. 젊은이의 저 심리는 인간성의 음습한 곳에 자리잡은 가장 추악한 것이고 저 무책임한 냉소적 장난은 악의 여부와 상관없이 씻을수 없는 죄악입니다. 까를로와 제로니모. 죄책감과 의무감에서 우러난 ..

내 것/잡설들 2020.03.13

선우휘 (1,4,3,3,1)

-독서 리뷰- [[선우휘]] -선우 휘 作- ***동우*** 2013.03.27 05:03 1971년에 발표한 선우휘(鮮于 輝, 1922~1986)의 '묵시(黙示)' 나는 선우휘의 소설을 좋아한다. 상황문학, 행동문학등으로 일컬어지는 선이 굵은 작가이지만 보수언론인으로 폄훼되기도 한다. 논객으로서의 그의 글도 좋다. (선우휘는 수많은 논설을 썼다) 춘원(이광수)과 서낭이라는 시인(서낭은 가공의 인물일 것..) 어떻게 역사를 살아야 하는가. 행동가적 처신과 내면적 인간으로서의 존재방식.. 서낭과 그의 아들 서파라는 의사. 소극적이고 탐미적인 삶의 자세... 또다른 비약.. 한 시절의 전위(前衛)는 필경 보수꾼이 된다. 그것은 낙오가 아니다. 처칠인가 아니면 칼 포퍼가 말했다던가. 라고. ***teapot*..

내 것/잡설들 2020.03.13

르 클레지오 (1,4,3,3,1)

-독서 리뷰- [[르 클레지오]] -르 클레지오 作- ***동우*** 2016.03.30 04:33 2008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소설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Jean Marie Gustave Le Clezio, 1940 ~ ) 꼬비에뚜님 댁에서 '르 클레지오'를 처음 읽었습니다. '세상 밖으로 또는 오를라몽드' 참 좋게 읽히는 소설, 늙은 재 속에 그나마 투명한 서정 한 줌 남아있는지 애잔한 감성을 자아냅니다. 버려진 극장 오를라몽드. 소녀 아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평안한 곳, 태아가 되어 스스로 갇힌 womb(자궁) 공간입니다. 고요와 평화와 아름다움이 깃든 고색창연한 古城입니다. 유년의 행복한 기억이 고스란히 보관된 다락방입니다. 회색빛 도회의 소음이 없는 푸른 바다와 하..

내 것/잡설들 2020.03.13

이순원 (1,4,3,3,1)

-독서 리뷰- [[이순원]] -이순원 作- ***동우*** 2016.01.02 04:48 이순원 (1957~ )의 '먼길'. 일본 드라마를 보면 가독(家督)을 물려준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적자(嫡子)나 아들이 없으면 데릴사위나 양자를 들여서라도. 그 대물림은 대체로 지위라거나 생업이나 기술등 육적(肉的)이라거나 물적(物的)인 현실적 의미가 강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대(代)를 잇는다는 어떤 근원적 에토스의 측면, 일종의 영적(靈的) 측면에서의 명제인 것입니다. 물질주의의 현실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자주 느끼는바, 공맹(孔孟)의 도(道)의 구현에 있어서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훨씬 고상한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닐까요 합니다만. 격동의 근세사를 겪은 우리나라. 특히 6.25 동족상잔의 세월.... ..

내 것/잡설들 202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