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6월 (1592년 6월) 6월 초1일 [양력 7월 9일] 맑다. 사량도(통영시 사량면 금평리) 뒷바다에서 진을 치고 밤을 지냈다. 6월 초2일 [양력 7월 10일] 맑다. 아침에 떠나 곧장 당포 선창에 이르니, 적선 스무여 척이 줄지어 머물러 있다. 둘러싸고 싸우는데, 적선 중에 큰 배 한 척은 우리 나라 판옥선만 하다. 배위에 다락이 있는데, 높이가 두 길은 되겠고, 그 누각 위에는 왜장이 떡 버티고 우뚝 앉아 끄덕도 아니 하였다. 또 편전과 대·중·승자 총통으로 비오듯 마구 쏘아대니, 적장이 화살을 맞고 떨어졌다. 그러자 왜적들은 한꺼번에 놀라 흩어 졌다. 여러 장졸이 일제히 모여들어 쏘아대니, 화살에 맞아 거꾸러지는 자가 얼마인지 헤아릴 수도 없다. 모조리 섬멸하고 한 놈도 남겨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