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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亂中日記 (15) -李舜臣-

계사년 6월 (1953년 6월) 6월 초1일 [양력 6월 29일] 아침에 탐후선이 들어왔다. 어머니 편지도 왔는데. 평안하시다고 한다. 다행 다행이다. 아들 의 편지와 조카 봉의 편지가 한꺼번에 왔다. 명나라 관원 양보가 왜놈의 물건을 보고 기뻐 날뛰었다고 한다. 왜놈의 말안장 하나를 가지고 갔다고 한다. 순천부사·광양 현감이 와서 봤다. 탐후선이 왜놈의 물건을 가져 왔다. 충청수사 정걸 영감이 왔다. 나대용·김인문·방응원과 조카 봉도 왔다. 그 편에 어머니가 평안하심을 알았다. 다행다행이다. 충청수사 정걸 영감과 함께 조용히 이야기하였다. 저녁밥을 대접했는데, 그 편에 들으니, 황정욱·이영이 강가로 나가서 같이 이야기했다고 한다. 한심스러움을 이기지 못하겠다. 이 날은 맑았다. 6월 초2일 [양력 6월..

<R/B> 亂中日記 (14) -李舜臣-

4월기록에없음 계사년 5월 (1953년 5월) 5월 초1일 [양력 5월 30일] 맑다. 새벽에 망궐례를 하였다. 5월 초2일 [양력 5월 31일] 맑다. 선전관 이춘영이 임금의 분부(유지)를 가지고 왔다. "적의 퇴로를 차단하고, 적을 섬멸하라"는 것이었다. 이 날 보성군수 (김득광)·발포만호(황정록) 두 장수가 와서 모이고, 나머지 여러 장수들은 정한 기일을 물렸기 때문에 모이지 못하였다. 5월 초3일 [양력 6월 1일] 맑다. 우수사(이억기)가 수군을 거느리고 왔는데, 수군들이 많이 뒤떨어져 한탄스럽다. 선전관 이 춘영이 돌아가고, 이순일도 왔다. 5월 초4일 [양력 6월 2일] 맑다. 오늘이 곧 어머니 생신날이건만 이런 적을 토벌하는 일 때문에 가서 축수의 잔을 올리지 못하니, 평생 한이 되겠다. ..

[[마크 트웨인]] (1,4,3,3,1)

-독서 리뷰- [[마크 트웨인]] -마크 트웨인 作- ***동우*** 2013.05.22 04:53 미국 제일의 작가라고 회자(膾炙)되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 '캘라베라스의 고명한 뛰는 개구리' (原題는 '짐 스마일리와 뜀뛰는 개구리') 이 단편은 마크 트웨인의 출세작이랍니다. 그후 마크 트웨인은 ‘톰소여의 모험’ ‘미시시피 강에 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 미국적 해학과 신천지 미국적 모험담 가득한 작품들로 명성을 떨쳤지요. (‘왕자와 거지’도 그가 썼지요) 톰 소여, 허클베리핀, 왕자와 거지등은 소년소설로 어린 시절부터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할겝니다. '캘라베라스의 고명한 뛰는 개구리' 이 소설을 생생한 구어체로 읽을수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우리말로 읽으면서도 끼..

내 것/잡설들 2021.01.28

<R/B> 亂中日記 (13) -李舜臣-

(** 날짜는 알 수 없지만, 계사년 3월 22일 이후 별도의 장부터 적혀 있다.) 예하에 내릴 공문. 이제 섬오랑캐의 변고는 오랜 옛적부터 아직 들은 바 없고, 역사에도 전해진 것이 없습니다. 영남의 바다와 여러 성은 그 위세를 보기만 하고서도 달아나 무너졌으며, 각 진의 크고 작은 장수들은 한결같이 움츠리고 물러서 산골에 쥐죽은 듯이 숨어 버렸습니다. 임금은 서쪽으로 피난가 버리어 연이어 삼경을 함락하였습니다. 오랜 옛적부터 아직 들은 바 없는 흉변이 우리 동방예의의 나라에 차례로 미치었습니다. 영남 바다의 여러 성에는 왜적의 위세를 바라보고는 달아나 무너지니, 석권할 힘을 주게 되었습니다. 임금의 수레는 서쪽으로 옮겨 가고, 백성은 고기밥이 되고, 연이어 삼경이 함락되니, 종사는 버려지고 오직 나는..

<<<空과 色의 그림자>>> (1,4,3,3,1)

-독서 리뷰- -정건영 作- ***동우*** 2018.09.28 01:05 정건영 (1940~ )의 '空과 色의 그림자'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라” 色이 물질이고 순간이라면 空은 추상이지만 영원인가. 물질이나 추상이 다르지 않고 순간이나 영원이 다르지 않음이란 말가. 어허, 반야심경의 오의를 내 감히 더듬을수 있으랴마는... 存하는건 죄다 허무란 말씀인지, 부처여. 그러면 어디에 존재하는게 존재인가, 섭리여. 色으로 살랴, 空으로 살랴... 살아 色이요 죽어 空인줄로만 아는 미물, 아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정건영의 불교적 소설 '空과 色의 그림자'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8.09..

내 것/잡설들 2021.01.26

[[피츠제럴드]] (1,4,3,3,1)

-독서 리뷰- [[피츠제럴드]] -피츠제럴드 作- ***동우*** 2013.07.25 06:12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Francis Scott Key Fitzgerald, 1896~1940) 이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나는 피츠제럴드를 많이 읽지 못하였다.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로 보았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영화로 보았다. 그의 문체가 훌륭하다고 (무라카미 하루키도...) 하던데 영어를 모르는 내게 영문의 아름다움은 개발의 편자. 이 단편의 번역은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환락과 혼돈의 시기를 겪은 후의 성숙함이랄까..쓸쓸함.. 같은 분위기가 짙게 느껴진다. 그런 정서가 이를테면 피츠제럴드의 것일런지. '다시 찾은 바빌론' 세상사 그러한가. 어떤 이에게는 아름답고..

내 것/잡설들 2021.01.26

<R/B> 亂中日記 (12) -李舜臣-

계사년 3월 (1593년 3월) 3월 초1일 [양력 4월 2일] 잠간 맑다가 저녁에 비왔다. 방답첨사(이순신)가 왔다. 순천부사(권준)는 병으로 오지 못했다. 3월 초2일 [양력 4월 3일] 온 종일 비왔다. 배의 봉창 아래에 웅크리고 앉았으니, 온갖 회포가 가슴에 치밀어 올라 마음이 어지럽다. 이응화를 불러다가 한참 동안 이야기하다가 그대로 순천의 배로 보내어 병세를 살펴 보게 했다고 한다. 이영남·이여염이 와서 원균 영감의 비리를 들으니, 더욱더 한탄스러울 따름이다. 이영남이 왜놈의 작은 칼을 두고 갔다. 그 때 이영남에게서 들었는데, 강진의 두 사람이 살아 왔는데, 고성으로 붙들려가 문초를 받고 왔다고 했다. 3월 초3일 [양력 4월 4일] 아침에 비왔다. 오늘은 답청(삼짇날 돋아나는 싹을 밟음)하..

내 친구 영길이 (1,4,3,3)

-잡설- - ***동우*** 2010.11.10 1. 시대. 역사적 소명. 벗님들의 치열하였던 청춘. 그 때 나는 무얼 했던가 영길이라는 이름의 메타포. 내 어줍잖은 청춘의 변증(辨證). 그것을 빌미로 끄적인다. 2. 내 나이 스무 두엇 무렵. 어떤 부류(部類)엔가 속(屬)하여는 있었을까. 관계이거나 시대이거나 세상이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덜 익은 내면적 정의(定義) 어느 항목(項目)에라도. 알고 있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무엇엔가 취(醉)하여는 있었을까, 당(當)하는 생(生), 그것은 아픔이었을까. 그리하여 맞닥뜨릴 생(生)이란 공포의 미지(未知)였을까. 관계는 서로들 천박(淺薄)하여 한소절 귀띔해 줄 멘토(mentor)는 있지도 않았을 뿐더러 나의 기질(氣質)은 너무나 비..

내 것/잡설들 2021.01.24

<R/B> 亂中日記 (11) -李舜臣-

계사년 2월 (1593년 2월) 2월 초1일 [양력 3월 3일] 종일 비가 내렸다. 발포만호(황정록)·여도권관(김인영)·순천부사(권준)이 와서 모였다. 발포진무 최이가 두 번이나 군법을 어기었으므로 군률로써 처벌했다. 2월 초2일 [양력 3월 4일] 늦게야 개었다. 녹도가장·사도첨사(김완)·흥양현감(배흥립) 등의 배가 왔다. 낙안군수(신호)도 왔다. 2월 초3일 [양력 3월 5일] 맑다. 여러 장수들이 거의 다 모였는데, 보성군수(김득광)이 미쳐 오지 못했다. 동쪽 상방으로 나가 앉아 순천부사·낙안군수·광양현 감과 한참 동안 의논했다. 이 날 경상도에서 옮겨온 공문에 포로 되었다가 돌아온 김호걸과 나장 김수남 등이 명부에 올린 수군 여든 여 명이 도망 가버렸다고 하며, 또 뇌물을 많이 받고 잡아오지 않았..

<<<도시>>> (1,4,3,3,1)

-독서 리뷰- -작가미상- ***동우*** 2018.11.24 08:02 작가미상의 SF, '도시(The City)' 어떤 광경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2만년 동안 죽어있는 도시. 길고도 긴 세월 동안 폐허(廢墟)로 남아있는 어느 도시를. ++++ ++++ 그러나. 도시는 완전하게 죽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죽음 속에 깃들어있는 존재 이유, 그것은 복수였습니다. 2만년 전, 지구인이 가져온 질병으로 행성의 주민은 남김없이 멸절하고 말았습니다. 그 옛날 산 것들 복수의 염원만이 도시의 시스템에 투사되어 도시는 2만년 동안 음울한 침묵으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언젠가 방문할지도 모를 원수(怨讐)의 도래(渡來)를. 어느 날, 드디어 그들 지구인이 방문하였습니다. 도시의 시스템은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내 것/잡설들 2021.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