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봉이가 온 것을 본 승재는 히죽 얼굴을 흐트리고, “으응! 왔구먼!” 하면서 이 사람으로서는 격에 맞지 않게 급히 달려나온다. 마음이 다뿍 죄었던 판이라 반가움에 겨워, 저도 모르게 그래졌던 것이겠다. 승재는 맞닥뜨리 싶게 계봉이게로 바로 달려들더니 쭈적 멈춰 서서는 그 다음에는 어쩔 바를 몰라하다가 요행 계봉이가 내밀어 주는 손을 덤쑥 잡는다. 둘이는 다 같이 정열이 가슴속에서 용솟음쳐 두근거리는 채 눈과 눈이 서로 맞는다. 말은 없고, 또 필요치도 않다. 숨소리만 높다. 이윽고 더 참지 못한 계봉이가 상큼 마룻전으로 올라서면서 승재의 가슴을 안고 안겨 든다. 그것이 봄의 암사슴같이 발랄한 몸짓이라면 마주 덤쑥 어깨를 그러안고 지그시 죄는 승재는 우직한 곰이라 하겠다. 드디어, 그러나 곧 두 입술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