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아우라지 가는 길> (3.3.1)

카지모도 2024. 1. 17. 06:44
728x90

 

-독서 리뷰-

 

<아우라지 가는 길>

-김원일 作-

 

***동우***

21.11.20 04:04

 

김원일 (金源一, 1942 ~ )의 장편 소설 ‘아우라지 가는 길’

1998년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그동안 리딩북에 김원일의 여러 작품을 올린바 있습니다만, 김원일 문학의 색감은 6.25, 분단문학, 실존, 역사, 기억, 이데올로기같은 어휘들로 표상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 ‘아우라지 가는 길’은 그와는 궤를 달리합니다.

 

자폐 청년 마시우의 역정..

아우라지는 그의 고향이며 그가 꿈꾸는 순수한 세계.

 

짧고 힘있게 끊어지는 단문으로 그려지고 있는 이 소설.

그러한 문장으로 자폐아로 버림받아 도시를 헤매이는 밑바닥 삶으로부터 그 오염된 것들을 극복하는 주인공 시우의 소박하지만 고귀하게 빛나는 영혼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1990년대의 역사적 사실과 그 즈음의 세태의 액추어리티를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김원일의 장편소설 ‘아우라지 가는 길’

90여회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함께 읽어요.

 

***동우***

21.12.25 06:12

 

크리스마스.

꺼지지 않고, 늙은 가슴에도 여적 남아있는 반짝반짝함이여.

 

모두 모두 눈부시게 찬란하리이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동우***

22.04.17 06:09

 

김원일의 ‘아우라지 가는 길’

연재를 마칩니다.

 

아우라지가 고향인 자폐청년 마시우.

고물장수의 꼬임으로 고향을 떠나 지하의 슬리퍼 공장, 부랑아 수용소, ‘풍류 아저씨’와의 거지 생활, 멍텅구리배에서의 노동을 거쳐 결국은 뒷골목 폭력조직의 일원이 됩니다.

폭력, 암투, 퇴폐, 인권유린이 난무하는 도회의 뒷골목 세계.

그러나 시우에게는 언제나 아우라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생태학자로 짧은 생을 마감하였던 아버지의 말씀을 끊임없이 되새김질 하면서...

 

<나는 경주씨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경주씨 말은 뜻도 모른 채 내 머릿속에 남을 것이다. 아버지 말도 그랬다. 식물 이야기를 할 때 아버지는 어려운 말을 많이 썼다. “안 듣는 체해도 시우 쟨 이 말을 죄 기억하게 될 겁니다. 짐승과 심지어 식물까지 사람 말을 알아듣는데 하물며…시우는 다만 자신의 의사 표시를 제대로 못할 뿐이죠.” 정말 아버지는 내게 많은 말을 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도 했다. 그 말들은 그 뒤 간단없이 떠올랐다. 누가 새를 말하면, 아버지가 말한 새가 떠올랐다. 꽃을 보면, 그 꽃을 두고 말한 아버지가 떠올랐다. 할머니도, 엄마도, 시애의 말도 그랬다. 내가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 말이 그랬다. 특히 아우라지에 살았던 적이 자주 떠올랐다. 머릿속은 늘 그 시절로 꽉 차 있다. 그 많은 말을 내 입으로 말하라면, 나는 말할 수 없다. 머릿속에만 있을 뿐, 말로 옮길 수가 없다.>

 

필경 시우는 도시 구렁텅이의 오염된 것들을 벗어나 아우라지에 돌아옵니다.

딱 부러지게 똑똑한 경주라는 처녀의 숭고한 봉사정신과 자폐 청년이 간직한 순수한 영혼의 승리가 아닐수 없습니다.

 

<꿇어앉은 경주씨가 말이 없다. 방 안에 침묵이 감돈다. 한참 뒤, 경주씨가 말을 시작한다.“너무 아름다운 고장이기 때문입니다. 여기로 들어와 맑고 깨끗한 이 자연을 오염되지 않게 보전하고 싶어요. 사실 장애인들은 의외로 마음이 자연만큼 맑고 깨끗합니다. 그들은 세속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욕심이 없으므로 천사나 부처를 닮았습니다. 시우씨한테서도 저는 그런 점을 보았습니다. 남을 미워할 줄도, 속일 줄도, 심지어 돈의 가치조차 모릅니다. 시우씨가 자연인인만큼, 그 장애인들도 자연인들입니다. 이 좋은 자연 속에서 자연을 보호하며 그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게 제 소원입니다. 저 역시 도시를 떠나 농촌에 살고 싶구요. 어릴 적부터 고향이 산골이었으면 하고 바랐거든요.” 경주씨가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친다. 그제야 나도 뭔가 한마디해야겠다고 큰 숨을 내쉰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말이 잘될 것 같지가 않다. 말이 터진다. “겨, 경주씨 말 맞아요. 나 자, 장애아 선생 할래요. 함께 살아요.” 방 안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본다. 놀란 표정이다. 어느 사이 내 눈에 눈물이 고인다. 폐차 트렁크에 갇힌 나를 경주씨가 구해주었다. “제가 여기로 오고 싶은 게 한 가지 더 있죠. 바로 시우씨가 여기에 산다는 겁니다.” 경주씨가 말한다. 눈물 흐르는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경주씨 말에 방 안 사람이 더욱 놀라워한다.>

 

김원일의 ‘아우라지 가는 길’

함께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내일부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연재하겠습니다.

이른바 ‘소확행’

우리나라에서도 꽤 회자되고 있는 말(개념)이지요.

하루키가 들려주는 소확행,

무척이나 재미있을거 같지 않습니까?

함께 읽어요.

 

 

'내 것 > 잡설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나토노트> (3.3.1)  (0) 2024.01.17
<작지만 확실한 행복>(3.3.1)  (0) 2024.01.17
난중일기 (3.3.1)  (0) 2024.01.17
탁류 (3.3.1)  (0) 2024.01.14
부활(3.3.1)  (0) 202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