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흥이가 종종걸음을 쳐서 쫓아오는데 손에 자그마한 보퉁이를 들어서 꺽정이는 무엇을 주러 오는 줄만 짐작하고 소흥이가 앞에 와서 선 뒤 “그것이 무엇인가? ” 하고 물으니 소흥이가 보퉁이를 내들어 보이면서 “이거요? 도망꾼이 봇짐이 에요.” 하고 말하였다. “도망꾼이 봇짐이라니?” “나도 선다님 따라서 도망할 라고 나왔세요.” “허허, 이 사람 보게.” “아무리 창황중이라도 어떻게 하란 말씀 한마디 없이 가신단 말씀이오? 그렇게 인정 없는 선다님을 쫓아오는 내가 실없은 년일는지 모르지요.” “집은 대체 어떻게 하구 나왔나?” “여기 섰지 말고 가면서 이야기하십시다.” “그 보퉁이는 이리 주게.” “선다님이 들고 가 실래요?” “속에 든 게 무엇이게 보기버덤 꽤 묵직해.” “되지 않은 패물이지 만 내버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