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심이는 고개를 옆으로 꼬고 안서방네는 웃기만 한다. "체를 이 그녁 뚫린 체를 걸어 노먼 되야. 마당 가운데다가 지드란헌 장대를높으댄허게 세워 놓고이. 그곡대기다가 이 체를 딱 둘러씌워 놓는 거여. 벙거지맹이로. 될 수 있으면 구녁이 아조 촘촘허고 많은 놈으로." "크면 더 좋것네? 쬐간헌 것보돔." "하아, 그렇제이." "근디, 체가 왜 야광귀 막는 비방이다요?" 그런 이야기는, 철재를 무릎에 앉힌 율촌댁한테서도 나왔다. 집안의 주부로서, 바깥에서 주재해야 하는 일은 효원의 몫이었고, 방안에서 이루어지는 마른 일은 율촌댁이 하는 까닭에, 율촌댁은 손자를 데불고 옛날이야기도 하면서 잠시 재롱을 보는 것이다. "저도 하늘에서부터 내려오자면 먼 길이라 다리가 아프지 않겄냐. 그래서 마당에 내려앉기 전에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