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그것이 언제쯤이었을까. 순간이었던 것도 같고, 얼만큼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던 것도 같았다. 저벅, 저벅, 저벅. 그네는 꿈 속에선 자갈 많은 고샅을 귀 가까이 밟고 오는 발소리였다. 그것도 매안에서는 쉽게 듣기 어려운 구두 소리가 분명하였다. 저벅, 저벅, 저벅. 그 소리는 막 오류골댁 사립문을 들어서면서 달빛 교교한 마당을 지나, 강실이가 누워 있는 방문앞 댓돌 위로 올라서고 있었다. 퉁. 가슴이 내려앉은 소리가 제 귀에도 커다랗게 울린 강실이는 미처 그만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 장지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장지문에는 아까보다 더 새하얀 달빛이 드리워져 오히려 귀시의 옷처럼 섬뜩해 보였다. 누구인가, 라고 생각한 겨를도 없이 그네는, 내려앉은 가슴이 저 밑바닥에서 무겁게 뛰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