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그렁갑다, 그렇구나, 허먼 그렁 거이여.""그러먼 시방 있는 우리 아배는 또 누구여?"봉출이는 정쇠를 떠올리며 머뭇머뭇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그 아배도 아배제잉."우례는 한숨을 쉬며 탄식같이 대답하였다. 왜 이렇게 나는 몰르겄으까아. 어미 우례는 봉출이가 아부님과 너무나 똑같이 닮아서 하늘 아래 누구라도 한 번 보면 두 말을 더 못할 것이라고 하였지만, 막상 봉출이는 그 아부님을 똑바로 뵈온 일이 없어서, 그리고 제 얼굴도 본 일이 없어서, "누가 부자지간 아니라께미 원 저렇게도 판백이로 같으까잉."하는 옹구네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느님이, 이렁 걸 보먼 꼭 지신단 말이여. 하늘이 무심치 않으싱게로 설웁고 속 아픈 꽃니어매, 불쌍허고 가련헌 우례 신세, 사람 보고는 어따 대고 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