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584

오일의 마중 (1,4,3,3)

-영화 리뷰- 2014년 11월 11일 포스팅 근자(近者)에 인상적으로 감상한 두 편의 영화. 중국영화 '오일(五日)의 마중'과 일본영화 '최후의 추신쿠라' 두 영화를 함께 언급하는 것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두 영화에 공히 관통하는 맥락(脈絡)이 있어서가 아니다. 색감은 달리하였지만 영상미학의 파토스로서 두 영화가 내게 준 감동의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영화는 애잔한 따뜻함으로, 일본영화는 비수같은 써늘함으로 내 안일함 속에 숨어있었던 쾌고(快苦)의 감정을 자극하였던 것이다. 장예모 감독, 공리와 진도명이 출연한 '오일의 마중' 적역의 캐스팅이었고 빼어난 감독의 솜씨였다. 중국 대륙에 불어닥친 미친 바람, 문화혁명(1966~1976). 지식인 '루옌스'는 반동(反動)으로 몰려 하방(下放)되었다. ..

내 것/잡설들 2019.09.25

인사동 단상 (1,4,3,3)

-잡설- ***동우*** 2007년 12월 25일 지금은 옮겨 갔으나 종로구 견지동에 있었던 중동중학 3년을 다녔으니 1960년대초 인사동은 나의 나와바리였다. 교문을 나서면 골목 바로 코 앞에 조계사가 있고. 오른 쪽으로 돌아 걸으면 담쟁이넝쿨로 덮인 숙명여고교사, 단골 만화가게 서넛이 어깨 잇댄 청진동 골목어귀가 나온다. 북으로 큰길을 조금 걸으면 기마경찰대가 나오고 간선도로로 나서면 5.16 혁명정부청사 (후에 경제기획원 청사로 되었던가), 그 어름에서 외국에서 초청하여 공연하였던 아이스쑈의 판타지도 떠오른다. 이순신장군의 동상도 없었고 세종문화회관도 없었던 그 일원이 당시 세종로에서 중앙청에 이르는 광화문통이다. 이번에는 교문에서 왼쪽으로 돌아 좁은 골목을 조금 걸으면 훤한 간선도로로 나서 왼편으..

내 것/잡설들 2019.09.25

서부전선 이상없다 (1,4,3,3)

-독서 리뷰- 2014년 10월 30일 포스팅 -레마르크 作- 이번달 책부족 텍스트.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Erich Maria Remarque,1898~1970)’의 장편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英語題目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레마르크의 첫 장편소설. 1929년 출판되자 18개월 동안 25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350만부 이상 팔려나간 책, 레마르크를 세계적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그의 출세작이다. 휴머니즘과 반전(反戰)의식이 강하게 표출된 진실한 기록문학의 정수(精髓)라는 호평이 있었다. 그러나 전쟁으로 황폐화된 세대의 증오감을 너무 드러낸 소설이라는 혹자(或者)의 비평도 없지 않았던 모양이다. 193..

내 것/잡설들 2019.09.25

오래된 정원 1,2,3,4 (1,4,3,3)

-독서 리뷰- -1- -황석영 作- ***동우*** 2014.02.22. 황석영의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 연재 시작합니다. 20회 남짓으로 나누어 질 듯 합니다. 한회분 읽거리 분량이 좀 많은듯 하지만 저자의 에스프리와 입담과 문학적 기교, 그리고 감동을 동반한 재미로 수월하게 읽히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작가가 천착하는 시대상의 속살과 역사 문화 사상적 지식. 함께 느끼면서 삶과 시대에 대한 생각의 외연 확장을 꾀함직도 하구요. 작가 황석영의 5년여 옥살이. [나는 아직도 이 넓고 큰 공간을 막힘없이 걷는데 자신이 없었다.] 18년 감옥에서 풀려나는 오현우의 심리묘사는 거기에서 우러나온 리얼리즘일겝니다. 그리고 서정성. 아이스크림 맛에 대한 묘사. [입 안에서 차가운 액체로 녹아 내리면서 무슨 그림..

내 것/잡설들 2019.09.25

영화 '오래된 정원' (1,4,3,3)

-영화 리뷰- 2014년 2월 22일 포스팅 원작 : 오래된 정원 저자 : 황석영 영화 제작년도 : 2006년 감독 : 임상수 출연 : 염정아, 지진희 도발이(도망자)와 여선생(미술교사)의 6개월짜리 사랑. “한선생. 실은 저 사회주의잡니다” “아, 그러세요? 어서 씻기나 하세요, 사회주의자 아저씨” 한윤희(염정아)는 운동권이 아니었지만, 그녀에게 오현우(지진희)는 ‘시골구석에서 뭔 일 일어나길 기다리던 중’ 걸려든 멋진 남자였고, 혁명아(?)였던 것이다. 죽은 커뮤니스트 아버지(내 아버지를 닮은 스케치 초상)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이 오현우에게 투사되기도 하였을 것이다. 오현우는 사회주의자였지만, 영화 속 지진희(내 외가 작은 형의 인상)는 자본주의적 미남이었고 게다가 감성 풍부한 시인이기도 하였다. '..

내 것/잡설들 2019.09.25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1,4,3,3)

-독서 리뷰- -로버트 제임스 윌러 作- ***동우*** 2013년 2월 10일 포스팅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저자 : 로버트 제임스 윌러 (Robert James Waller, 1939~2017) 발표년도 : 1992년 영화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제작년도 : 1995년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메릴 스트립, 클린트 이스트우드 입면시간(入眠時間)이 길듯 내 독수리 잡는 시간 또한 길다. 왠만한 두께의 책은 그 일을 보는 동안 해치워버리기 일쑤다. 오늘 새벽 화장실 가면서 집어든 책은 오래전 읽었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 매혹적인 로맨티시즘에 늙은 가슴 저미는 것은, 지독하게 아릿한 통속성때문일까. 그러나 노인 ..

내 것/잡설들 2019.09.25

똥파리 전,후 (1,4,3,3)

-잡설- 2012년 8월 26일 포스팅 영화 : 똥파리 개봉년도: 2009년 감독 : 양익준 출연 : 양익준, 장만석, 김꽃비 도서 :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LASS DIE KINDHEIT HINTER DIR Das Leben endlich selbst gestalten) 저자 : 우르술라 누버 (Ursula Nuber ,1954~ ) 한국 출판연도 : 2010 년도 1. 양익준(각본,연출.주연)이 만든 독립 극영화 '똥파리' 똥파리는 별명 그대로 양아치 용역깡패인 '상훈'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 그가 휘두른 칼에 맞은 여동생, 여동생을 업고 뛰는 상훈, 상훈을 뒤쫓다 교통사고가 난 엄마. 엄마와 누이는 죽고 아버지는 교도소로 갔고, 그를 키운건 8할이 폭력이었다. 쌍욕은 일상어가 되었고..

내 것/잡설들 2019.09.25

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 1.2 (1,4,3,3)

-독서 리뷰- -前- -글로리아 네일러 作- 그대, 꿈의 나라 아메리카에 사는 흑인하고도 여성이라는 인간의 삶을 아는가. 권컨대 이 책을 읽어보고, 시간나면 영화 ‘컬러퍼플’을 감상하라. 흑인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세 사람의 흑인 여성작가가 있다. 첫째 ‘토니 모리슨 (Toni Morrison, 1931~2019)’을 꼽을수 있겠다. 그 다음 세대의 작가가 엘리스 워커(Alice Walker, 1944~ )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글로리아 네일러 (Gloria Naylor, 1950~2016) 책부족의 이번 달 텍스트, 흑인 여성작가 ‘글로리아 네일러’가 쓴 장편소설, ‘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The Women of Brewster Place) 가슴 시리면서 아름다운, 참으로 훌륭한 소설이다. 포옥 빠..

내 것/잡설들 2019.09.25

악의 교전 (1,4,3,3)

-잡설- 2012년 6월 25일 보름전쯤부터 내습(來襲)한 감기몸살. 호되게 앓았다. 으레 그러하듯 이 불청객은 이번에도 나를 초토화 시켰다. 남들은 감기몸살 쯤 수월하게 겪더만, 유독 내게는 악귀형용(惡鬼形容)으로 유별을 떠는게 내가 치르는 독한 놈이다. 내과다 이비인후과다 다녀봐야 소용없고, 이 점령군은 숙주(宿主)의 진을 죄다 빼 먹은 다음에야 제풀에 지쳐서 슬몃 물러가고는 한다. 인후(咽喉)를 꽉 움켜 쥐고 있는 기침, 게다가 왼쪽 눈두덩이는 결막염으로 시큰시큰 부어 올랐고, 극심한 변비로 부글거리는 뱃속. 몸뚱아리 컨디션이 하 엉망인지라, 기분이라는 놈은 바닥을 기면서 고약스런 암울함이 한동안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몸이 아프니까. '에고'의 좁디좁은 우물에 갇혀 끙끙대는 내 마음밭 또한 징그럽..

내 것/잡설들 2019.09.25

마지막 사중주 (1,4,3,3)

-영화 리뷰- ***동우*** 2013년 10월 16일 영화 : 마지막 4중주 (A Late Quartet) 개봉일 : 2013년 7월 25일 감독 : 야론 질버먼 출연 : 크르스토퍼 웰컨,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캐서린 키너, 마크 아이반니 근자(近者)에 감상한 가장 괜찮은 영화. '야론 질버만' 감독의 '마지막 사중주' (A Late Quartet) 음악도 아름다웠고 내용도 아름다운 영화였다. 영화의 모티프는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4번', 또한 이 악곡을 플롯으로 삼았다고 한다. 수준높은 음악애호가 저녁산책님은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음악적 디테일을 높게 평가하였는데 나처럼 딜레당트의 눈과 귀에도 그 점이 여실해보였다. 지휘나 연주나 노래 등, 전문음악가의 소리를 입혀 배우가 대신하는 연기에 있어서 ..

내 것/잡설들 2019.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