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584

<아베일족 (阿部一族)> -其3- (1,4,3,3)

-其3- -2015년 5월 19일 포스팅- 아베일족. 책장을 덮고서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하나의 개별적 인격이 무거운 신의(信義)에다 자신의 실존을 예속(隸屬)시켜서 엄정한 형식으로 결행하는 자결. 단호하고 단정한 그 형식미는 얼마든지 아름답다. 그런데 명색 주군(主君)짜리를 따라 죽는 순사에 대한 일련의 것들. 저게 정말로 인간적 신의에서 비롯된 순수한 것이란 말인가하는 명제가 머릿속을 차지하기 시작하였다. 그건 전(前)과 같은 감동적 전율이 아니라, 모종의 당혹감이었다. 요매(妖魅)한 가치체계에 절대적으로 순복하려는 저 맹목의 집체적(集體的) 인간성. 인간성의 어둡고 부정적인 곳에 숨겨진 어떤 그로테스크한 모습.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모독감이랄까.. 모종의 분노까지 엄습하였다. 공동체 삶의 형식은..

내 것/잡설들 2019.10.11

<아베일족 (阿部一族)> -其2- (1,4,3,3)

-其2- -2015년 5월 18일 포스팅- '아베' 일족의 당주(堂主) '아베 야이치에몬' 그는 1500석 녹봉을 받는 '호소카와 다다오키'의 중신중 한사람이다. 그는 사람들에게는 주군이 죽으면 응당 순사를 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이었고 그 자신 또한 당연히 순사하리라 마음 먹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아무리 간청하여도 주군 '호소카와 다다오키'는 '아베 야이치에몬'에게만은 순사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녹봉이 고작 여섯석 짜리 개지기에게도 허락하는 순사를. 야이치에몬은 부복하여 몇번이고 주군께 간청하였으나 그때마다 다다토시는 그의 간청을 뿌리쳤다. 그런데 다다오키의 불허락에는 무슨 뚜렷한 명분이나 이유가 있었던게 아니라 순전히 심리적인 문제였다. 모든 일을 알아서 척척 처리하여 한치 빈..

내 것/잡설들 2019.10.11

<아베일족 (阿部一族)> -其1- (1,4,3,3)

-독서 리뷰- -其1- -2015년 5월 17일 포스팅- 책부족 4월의 책, '모리 오가이'의 소설집 '아베일족(阿部一族)‘. 모리 오가이(森 鷗外, 1862-1922)는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와 더불어 일본문학의 여명을 밝힌, 일본서는 문호(文豪)로 칭송받는 작가이다. (의학박사로 고위직 관료인 육군군의감을 역임하였다.) '모리 오가이'를 대하는 책부족 추장님의 소회를 옮겨온다. 모리 오가이의 이 소설집에는 '아베 일족'외에도 '무희' '기러기' '다카세부네'등 총 4편의 중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남녀의 미묘하고 섬세한 애정심리와 일본적 풍취(風趣)를 정치(精緻)하게 교직한 애잔한 사랑이야기인 중편소설 '기러기'. 드라마틱한 전개나 애정극다운 뜨거운 자극없이도 은은한 풍미가 넘치는 소설이었는데, 그 ..

내 것/잡설들 2019.10.11

최후의 추신쿠라 (1,4,3,3)

-영화 리뷰- 2014년 11월 12일 포스팅 제작년도 : 2010년 (한국개봉 2012년 2월 23일) 감독 : 스기타 시게미치 주연 : 야쿠쇼 코지, 사토 코이치 '추신쿠라' (忠臣藏) 억울하게 죽은 주군(主君) '아사노 나카노리'의 복수를 수행하는 47명 아코(赤穗)의 낭인들. 복수에 성공한 그들은 막부(幕府)의 명에 의하여 모두 셋부쿠(切腹)로 자결하고 센카쿠지에 묻힘으로 사무라이의 귀감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아마 일본인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고 회자(膾炙)되는 역사담(歷史談)일 것이다. 소설 영화 연극 드라마 가부키로 무수히 만들어졌을 것이다. (내가 본 것만 해도) 소설과 드라마로 몇 종류의 ‘추신쿠라'(忠臣藏)를 접하였고, 무리의 대장인 '아사노'가(家)의 가로(家老) '오오이시 구라노스케'..

내 것/잡설들 2019.10.11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1,4,3,3)

-독서 리뷰- -존 르 카레 作- ***동우*** 2018.12.05 07:56 '존 르 카레(John le Carré, 1931~)'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1963년 발표한 소설입니다. 내가 읽었던中, 최고의 스파이 소설. 열번 가량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함께 읽어요. ***미미*** 2018.12.06 01:55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집니다. 동우님. ㅎㅎ 감사하게 읽겠습니다~^^ ***동우*** 2018.12.06 08:21 아래는 인터넷에서 업어 온 작품 소개입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세계 추리 걸작선 시리즈. 동서 베를린 사이의 다리를 건너오기로 한 서방측의 마지막 이중스파이가 탈출직전 사살된다. 이로써 영..

내 것/잡설들 2019.10.07

전민선 시인의 근작시 (1,4,3,3)

-잡설- [[전민선 시인의 근작시]] 2012년 2월 13일 포스팅 ***동우*** 2012.02.13. 05:35 전민선 시인의 근작시 5편을 소개합니다. 내게 인색한 시인의 시, 인터넷을 뒤져 주워다 감상하는 형편이랍니다. (전민선님 이 글 보시라고.ㅎ) ++++ 선불로 다섯 달 치 수강료를 지불하고 가지 못한다. 재즈 스포츠 강좌. 화요일과 목요일 언제나 발목을 잡는 일상이나 심정. 객지에 정박중인 아이에게 송금을 하면서 먹먹하다 정물처럼 들어앉아 길이 아닌 곳을 정처 없이 배회하는 어미란 몰골로. 길이 아닌 곳을 늘 걷는 빌어먹을 정신의 수음. 그 파란을 살고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세상의 길들과 사람과 풍경들을 심정 너머로 해찰하고 유리창을 닦는 청소도구를 샀고 상추와 쑥갓을 샀고 머리를 묶는 끈..

내 것/잡설들 2019.10.07

불을 지피다 -잭 런던- (1,4,3,3)

-독서 리뷰- -잭 런던 作- ***동우*** 2016.02.13 04:25 소설 '불을 지피다' 그리고 영화 '레버넌트' 혹한의 자연. 그 속에서 살아내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 잭 런던 (Jack London, 1876~1916) 그의 작품, 전부터 텍스트 파일을 찾았으나 딱 두편만 구할수 있었습니다. ‘불을 지피다(To Build a Fire)와 '표범 조련사(The Leopard Man's Story) 표범 조련사, 이 소설은 잭 런던의 작품중 수작(秀作)이라고 할수없는, 추리소설 풍(風)의 소설입니다. 그렇지만 사나이다운 냉혹함 엄격함 강인함 같은... 잭 런던 다운 분위기는 물씬 느낄수 있을겁니다. 잭 런던. 레닌과 트로츠키, 그리고 조지 오웰이 평가한 작가. 그는 생명이 가진 야성적 본능을 정..

내 것/잡설들 2019.10.07

2011년 11월 단상 (1,4,3,3)

-잡설- ***동우*** 2011.11.29 1. 비속화(卑俗化)된 정치판에는 SNS 마당에 깃발 나부끼며 개나소나 들락거린다. 진영으로 갈라 저도 모를 몽롱한 논리를 목청껏 씨부려댄다. 거리에는 붉은 함성 떠들썩한데, 속물성(俗物性) 밑천 드러난 이아무개 대통령은 공권(公權)의 물대포나 쏘아댄다. 중구난방. 예서발끈 제서발끈 예서제서발끈. 한미 FTA의 당위와 논리, 어디에도 권위(權威)가 없다. 권위가 없으니 신뢰가 따르기 만무하다. 박식근엄(博識謹嚴)한 표정으로 정치 경제 법률에 대하여 권위주의 똥폼들은 잡는데 그들 언어에 대하여 나는 당최 권위를 느낄수가 없다. 계집아이 같은 심성(心性)의 발끈함만 보이고 호리(毫釐)도 권위는 보이지 않는다. ‘No!'라고 외치는 이놈 말 들으면 저게 틀린 것 같..

내 것/잡설들 2019.10.04

마사 퀘스트 (1,4,3,3)

-독서 리뷰- -도리스 레싱 作- ***동우*** 2010년 3월 30일 ‘도리스 레싱’의 소설 ‘19호실’. 아름답고 능력있는 주부 ‘수잔 로링스’, 그녀는 초라한 호텔방에서 가스를 틀어 놓은 채 죽음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랜드 캐년 단애(斷崖)를 향하여 오픈카를 질주하여 추락하는 두 여인의 스톱 모션. 여성. 영혼의 자유를 짓누르는 사회적 억압으로부터의 탈출. 도리스 레싱 (Doris May Lessing, 1919~2013)의 장편소설 ‘마사 퀘스트’. 누구나 청소년기의 한시절, 분노와 반항과 갈등과 방황으로 점철된 카오스의 터널을 지난다. 이른바 질풍노도의 시기. 청춘의 덫일까. (어쩌면 구원일런지) 외면적으로는 기성의 것들을 향한 몸짓일..

내 것/잡설들 2019.10.04

2011년 8월 단상 (1,4,3,3)

-잡설- ***동우*** 2011.08.07.05:31 1. 비니가 논다, 미니가 논다. 엎드려 무릎을 뒤로 바투 접고 발레리나처럼 엉덩이 위로 발끝을 쭉 뻗고서는. 제주도 물개 쑈를 흉내 내면서 까분다. 노는 아기들이 이쁘다. 이뻐서 가슴 저린다. 달나라의 장난.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할비를 놀리듯이 팽이가 돈다. 달그림자 변죽, 울려주지 않는 어미짜리 무를세라. 정빈이가 돈다, 정민이가 돈다. 이쁜 것들. 빙글빙글 돌아. 이윽고 슬픈 할비 함께 돈다. 달나라로. 달나라로. 2. ‘피아노와 이빨’이라니. 문화회관, 윤효간의 피아노공연을 관람하였다. 약여(躍如)한 괴짜의 면모. 파격으로써 자기만의 영역을 주장한다. 폭풍우 몰아치듯 힘센 터치, 한땀한땀 정성들여 뽑아내는 피아니시모. 로커처럼 거친 ..

내 것/잡설들 20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