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백종선, 새 소설집 '푸른 돛배가 뜬다' 출간>
***동우***
2015.02.16.
‘푸른 돛배가 뜬다’
며칠 전 출간된 책, 내 오랜 친구 ‘백종선’의 소설집이다.
소설집 '그 남자의 뱃속에는 개구리 알이 들어있다'를 내 놓은 후, 간간히 문학지나 동인지에 작품을 발표해 왔지만 백종선이 새 작품집을 출간한 것은 오랫만이다.
'백종선(1947~ )'
남자이름 같지만 그녀는 듬직한 부군과 두 아드님을 가진 나와 동년배 여성소설가다.
서울 부산 수원 제천 등지 에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한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하고 있으며 내 손주 비니의 사진을 보고서는 자기 손자의 여친으로 탐(?)을 내기도 하는(하하), 나와는 참으로 오랜 지기이다.
금테안경 너머 영리하고 지적인 눈빛의 자그마하고 단정한 인상의 미인이지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그녀가 애창하는 패티김의 노래처럼 내부에 숨겨진 패셔네이트한(passionate)한 에너지를 나는 십분 알고 있다.
그런 열정이 그녀를 소설가로 만든것일테지만, 그녀가 지닌 근원적 감성의 색감은 지극히 여성적인 것들임을 나는 또한 알고있다.
섬세하고 여린 필치, 그녀의 문학적 색채 또한 그러하여 그녀가 천착하는 주제는 칙칙하거나 무겁지 아니하다.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감성으로 교직한 그녀의 작품세계는 여성심리의 미묘하고 예민한 설레임을 포착하여 담아내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는 것들이다.
지난번 소설집에서 그녀는 자신의 문학에 대한 소회를 <쉬지않고 끊임없이 날아야만 하는 아뽀데스 새에 대한 연민같은 거였다.>고 말하였다.
그녀로부터 들어 안 것이지만 아뽀데스는 날개만 있고 발이 없어 끊임없이 하늘을 날아야만 하는 새라고 한다.
그 아뽀데스는 자신이 지닌 푸른 감성이거나 문학적 상상력, 이를테면 진부한 현실과 회색빛 일상에서 탈출하여 훨훨 하늘을 떠도는 일종의 바람끼같은 것일 터인데 내부에 지닌 그 발칙함(?)을 연민하는 바가 구현된 것이 그녀의 문학이 아닐까.
<현재를 불화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의 실상...>
매스컴의 서평(書評)을 보아하니 이번 책은 좀 무거워 보인다.
손주 재롱에 허허거리는, 이제 짙은 세월의 연배이므로 그럴터인지..
<푸른 돛배가 뜬다.>
목차를 보아도 이 제목의 소설은 안보이던데, 푸른 돛배... 무슨 은유일까.
휘영청 보름달밤 빅밴을 배경으로 하늘을 나는 후크선장의 해적선의 실루엣이 그려지기도 하고, 삶과 죽음 언저리 갈매빛의 어떤 이미저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책을 읽은 연후에 다시 지껄이기로 하고.
발이 무거워 날지못하는 내 땅의 척박함이여.
창공을 나는 그녀의 아뽀데스.
올려다 보는 내 눈에는 필경 부러움과 친구를 향한 존경의 빛이 담겨있을 것이다.
'푸른 돛배가 뜬다'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
푸른 돛배가 뜬다' (출판사 도화 발행, 발행일 2015년 2월11일, 정가 12,000원)
<목차>
- 작가의 말
* 백문조의 입맞춤
* 몸의 시간
* 8월의 빗방울
* 회색 모드
* 화사한 날의 벌초
* 잠 못 드는 잠
* 줄마노 반지가 내게로 왔다
* 그녀가 새벽기차를 타고 있었다
* 소설작법-보통호를 찾아서
- 해설/ 현재와의 불화, 치유에의 욕망
++++
<매스컴의 서평>
백종선 작가의 소설집인 『푸른 돛배가 뜬다』에 실린 아홉 편의 소설을 공통적으로 지배하는 정서는 ‘불화’와 ‘욕망’이다. 백종선 작가는 현재를 불화하며 살아가는 존재의 실상을 이 작품집을 통해 절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개인의 실존과 여성의 회복을 성찰하고 우리 내부에서 잠재해 있는 억압과 허위의 모습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인물들이 겪고 있는 ‘욕망’은 통상적이고 도식적인 기대를 배반하는 상황으로 전개되어 출구가 없어 보이는 미로와 같은 현재의 모습을 보편적인 정형이 아닌 구체적인 실감으로 읽히게 한다.
남편과의 불화를 춤으로 치유하는 여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백문조의 입맞춤」
마흔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못한 채 가장으로 살아가면서도 자궁에 종양을 달고 살아가는 여자 이야기 「몸의 시간」
대학을 졸업하고 부임한 지방 고등학교에서 만난 제자와의 첫 경험이 평생 굴레가 되어 살아가는 여자의 형상 「8월의 빗방울」
실직자의 일면과 욕망, 가족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읽히는 「회색 모드」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부부의 애증을 더불어 인생을 완성하려는 부부의 사랑으로 승화시킨 「화사한 날의 벌초」
노인 문제에 대한 작가의 치열함이 돋보이고 인생의 통찰이 깊이를 측정할 수 없는 깊은 슬픔으로 와 닿는 「잠 못 드는 잠」
치매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여자의 불화와 화해의 모습이 깊은 울림의 여운으로 오래도록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 「줄마노 반지가 내게로 왔다」
어느 날 불쑥 첫사랑을 찾아 나섰다가 현재의 자기 자기로 당당하게 돌아오는 여자의 모습을 그린 「그녀가 새벽기차를 타고 있었다」
소설 습작을 통해 현재와 불화하는 여자의 맨얼굴이 서글프게 와 닿아 은은하게 가슴을 적시는 「소설 작법-보통호를 찾아서」
이상 9편의 소설은 읽는 동안 우리는 소설 속 인물들이 현재와의 불화를 욕망으로 치유하고 있는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치유의 힘은 삶의 현실에 대한 백종선 작가의 새로운 반성과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 소설집은 백종선 작가 특유의 교요한 숨결로 잔잔하면서도 꼼꼼한 묘사를 통해 우리들에게는 여전히 현재의 불화와 싸우며 욕망으로 치유해야 할 삶이 남아있다는 것을 말하면서도 현실적 경험의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그 너머의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경인신문
백종선의 「잠 못 드는 잠」은 죽음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질문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러한 질문에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한 가족 내에서 서로 얽혀 있던 가시 돋힌 응어리들이 하나씩 폭로된다.
결국 이 소설에서 응어리진 것은 풀리지 않은 채 죽음이라는 결말로 끝이 난다. 응어리를 해소한 채 품위 있는 죽음을 갈망하지만 결코 그 꿈은 이룰 수 없다. 마지막 욕망마저 포기하게 되는 순간에 이르러서 인생의 응어리는 이미 풀렸는지도 모른다. 응어리짐과 풀어짐은 인간의 손을 떠나 죽음의 손에서나 가능하다는 사실에 숙연함을 자아내고 있는 이 소설의 결말은 그래서 더 인간적이고 더 애틋한 여운이 남는다.
++++
***진맘***
2015.02.16 10:44
건강하시지요? 동우님.
눈팅만 하는 진맘이 안부 여쭙습니다.
동우님 친구분의 신작 출간을 축하합니다.
푸른 돛배가 뜬다.
제목에도 은은하게 유현(幽玄)한 정취가 있는듯 합니다.
저도 읽어 보겠습니다.
***┗동우***
2015.02.17 04:10
유현한 정취라..
푸른 돛배가 뜬다, 제목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축하하여 주심 더불어 읽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나도 밀린것 정리하고 설 쇠고 읽을 참입니다.
그때 얘기 나누어요.
***┗anns-33***
2015.02.18 20:07
진망님 반갑습니다.
동우님의 친구분, 이렇게 블로그에서 뵙고 인사 드립니다.
상헌님 사시는 곳인, 부산분이신가요?
제 책 읽어주신다니, 독자와 더불어 공감할수 있으면 글쓴이의 기쁨이죠 ^^
오늘 서울 강남문고 들렀더니 5권 팔렸네요.
온라인으로 주문하시면 약간 할인도 된다고 합니다 ㅎ.
작품속에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
***┗진맘***
2015.02.19 21:16
anns-33,
백종선 작가님.
반갑고 영광입니다.
저는 서울에 삽니다
꼭 읽겠습니다.
말씀처럼 작품 속에서 만나요.
동우님도 함께.
***설레임***
2015.02.17 23:23
주문하면 살 수 있나요
그럼 저도 읽어볼께요.
동우님 소개한 내용을 보니, 제 취향과 잘 맞을것 같습니다.
글이 맛나면 더 대박이겠지요 ㅎ
책 많이 팔리길 바랍니다
***┗동우***
2015.02.18 07:05
물론 주문하면 살수있구말구요, 서점에 가도 있을테구요.
인기작가가 아니면 소설로 대박나기 힘들지만.
읽는이들의 평이 좋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설레임님.
***┗anns-33***
2015.02.18 20:19
설레임님 반갑습니다.
푸른 돛배가 뜬다...
설레임님 평이 어떨까 가슴이 설레임으로 두근두근. ㅎㅎ
취향이 맞는 듯 하다시니 더 반가워요
축복까지 해주시니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서점보다 교보문고 온라인으로 주문하셔도 됩니다.
거듭 감사드려요.
***┗설레임***
2015.02.18 20:52
이번 서울 방문길에 교보문고 들리고 올 예정인데 구정연휴에도 문 여는지 모르겠네요
책도 사고 삼십년후의 교보문고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책은 사서 읽은 다음 독서평 짧게라도 올려볼께요
동우님
새해에도 행복 가득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오라버니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죄 많은 어린양 우리 예수님께요 ㅎ
***eunbee***
2015.02.27 19:05
지난 23일, 분당 교보문고에는 백종선 작가님의 <푸른 돛배가 뜬다>가 한권만 남아있었답니다.
인기가 많아 어느새 독자들이 모두 안고 갔나 봐요.
책표지의 문장들이 발견되는 '몸의 시간'도 좋았지만
'잠못드는 잠'이 가장 짙게 마음 속 무늬를 새겨주었지요.
훌륭한 작품 속에 잠겨들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님!
읽을 기회를 주신 동우님께도 감사드려요.
***┗anns-33***
2015.02.27 19:30
은비님 안녕하세요.
'푸른 돛배가 뜬다' 읽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독자들의 메일을 여러통 받았는데 '몸의 시간''잠 못드는 잠'을 인상깊게 읽어주셨다고 합니다.
때로 화사한 날의 벌초, 최면심리소설, 8월의 빗방울을 인상적으로 읽었다고도 하시구요.
은비님.
작품속에서 만나 정말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
***┗동우***
2015.02.28 04:47
역시 은비님, 얼리 어답터.
친구의 친구 책이라니까..ㅎㅎ
탱큐.
백작가는 우리 또래, 은비님과도 좋은 벗이 될수 있을거예요.
나는 이제서야 '백문조의 입맞춤'과 '몸의 시간' 두편을 읽었을 뿐입니다.
중년을 넘긴 여성의 현실과 그 여심이 부딪는 파문을 묘사한 소설들.
남자로서 미묘한 여성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
다 읽고나서 독후감을 지껄이기로...
그나저나 은비님.
슬슬 기지개켜는 은비님의 노스탈지어.
파리행을 준비하시는듯...
***eunbee***
2015.03.03 00:10
일본을 가려고, 그간 쌓여있던 마일리지로 티켓팅을 해두었어요.
그러나 엊그제 고향에 가서 형부의 모습을 보고는 여행할 마음을 접었어요.
이런 기분으로 여행을 하고 싶지가 않네요. 예정된 출발일은 내일 모레로 다가 오는데...
파리는 4월에 갈 예정이에요. 확실한 날짜는 아직이구요. 형부께서 저러하니
파리행 티켓팅은 자꾸만 미루어지네요.
동우님,
건강 하시지요?
늘 그렇게 우렁차게!! 건강하셔야 해요.ㅎ
***┗동우***
2015.03.03 06:02
형부님의 모습에서 혼란과 복잡함을 느끼시는 은비님의 심정.
알듯도 합니다만 뉘라서 그 분이 시방 맞닥뜨리고 있는 마지막 순간의 그 실존언저리를 더듬을수 있겠습니까.
흐음, '퀀블러 로스'박사의 죽음에 이르는 다섯 단계....
파리, 작년에는 3월에 가셨더랬지요?
친족들 정애가 남다른 은비님네인지라 형부님 저러고 계신게 착잡하리다마는...
은비님.
우렁차지는 않을망정 건강이 아직은,
그러나 확고하게 무얼 자신할수 있겠어요. ㅎ
***진맘***
2015.04.08 09:54
푸른 돛배가 뜬다
여성으로서 짙은 공감이 가는 주옥같은 작품들.
그녀가 새벽기차를 타고 있었다 남인희에서 느낀 동화감.
동우님 리뷰에서 작가님의 섬세한 감성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백종선 작가님의 팬이 될게요. 사랑해요~~?���?���
***┗동우***
2015.04.09 07:23
친구의 소설 주옥같은 작품이라하시니 고맙습니다.
어쩄거나 좋은 작품들임은 확실합니다.
‘그녀가 새벽기차를 타고 있었다’의 주인공 여자에게 동화감을 느끼셨군요.
미묘하게 파동하는 여심..
여성적 페르소나의 맨탈리티, 아니 늙은 연배의 나로서는 아무래도 '잠 못드는 잠'의 노파에게 몰입이 됩니다.
'줄마노반지가 내게로 왔다'에서도..
고맙습니다, 진맘님.
***anns-33***
2015.04.08 14:50
동우님보다 저는 상헌님이 좋은데요~.
푸른 돛배. 감상문 정성과 사랑으로 써주셨네요.
다시 읽어보면 미흡하고 안타깝고 그래요.
어떤 독자는 작품마다에 감성적 도발이 절정을 항해 가다가 재미있을만하면 노멀하게 돌아와버린다고. ㅎ 선 보다 미 에 접근이 그리워진다 라고도 ㅎ. 나름대로 갈증을 남겨둔채 끝나서 좋다는 친구도 ㅎ
매혹적인 작품 장편으로 꼭 창작하고 싶어요.
상헌님 기를 팍팍 넣어주시니 내면의 고독과 오랫동안 마주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동우***
2015.04.09 07:27
장편, 꼭 집필하시기를.
정말 기를 팍팍 넣어드립니다.
아네스... 아무래도 백종선님에게는 옛 호칭이 정다워요.
기억하시지요? 선친의 이름 '동우'를 차용하기전까지 나도 '콰지모도'라는 닉을 썼었지요.ㅎ
***anns-33***
2015.04.08 14:54
진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동우님과 글벗이시니 저한테도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 바래요.
동우님 블로그에서 가끔 뵈니 좋네요^^
내 文友 누구보다도 문학인인 상헌님.
부산에서 서울에서 수원에서 계룡산에서
詩會하고 문학담 나누고 산에도 오르고 술마시고 노래하고..
며칠 전에도 상헌님을 존경하는 도하 오교수님과 회동하여 상헌님 이야기 나누었지요~
올라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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