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정이가 색시 장가를 들어서 새로 살림까지 차렸건만 전과 같이 한첨지 집에서 유숙 하고 식사하였다. 꺽정이는 새집으로 아주 옮겨갈 의사도 없지 않았으나 거처 음식이 불성모양일 것을 염려하여 한온이가 지성으로 붙들어 못 가게 한 것이었다. 그러 나 꺽정이가 매일 밤에 가서 자고 올 뿐 아니라 낮에 가서 앉았다 오는 까닭에 처소에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더 많았다. 한온이가 계집에게 성화를 받다 못하 여 색책으로 말하는 것을 계집은 짜장 좋은 도리를 일러주는 것으로 듣고 즉시 꺽정이의 처소로 쫓아왔다. 꺽정이가 마침 처소에 없는 때라 계집이 빈 안방문 을 열어보고 방에 들어가 앉아 있을까 집에 갔다가 다시 올까 주저하는 중에 건 넌방에 혼자 들어 엎드렸던 노밤이가 소리없이 방문을 열고 내다보며 “아주머 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