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 보니 사내를 좋아하게 생겼구나. 이리 와 나하구 말하자. ” 꺽정이의 정말 상 없는 구습이 골을 돋아서 여편네는 율기를 하고 원씨를 향하여 “보아하니 양반의 딸 같은데 어째 순 불상놈을 데리고 사우? ” 하고 말하였다. 꺽정이가 마루로 뛰 어나왔다. “무어 어째, 이년아! 불상놈, 그래 나는 불상놈이다. ” 꺽정이가 여 편네게로 가까이 대들 때 얼빠진 사람같이 멍하니 기둥에 기대어 섰던 원씨가 앞으로 고꾸라지는 듯 꺽정이의 소매를 잡아 매달리었다. “저리 비켜! ” “제 발 손찌검 마세요. ” 원씨는 말소리가 여짓 울려는 사람 같았다. 꺽정이가 한편 손의 식지 가락을 내뻗치고 흔들면서 “이년아, 아까 한 말 다시 해봐라. ” 하 고 얼러대는데 여편네는 딴전하고 본 체도 아니하였다. 꺽정이가 한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