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으로 ‘요년!’ 하면서 한번 허허 웃고 계집과 같이 누웠네. 서방님이란 자가 그동안 아씨 단속에 꿈쩍을 못하다가 인제 나 없는 틈을 타서 행랑 출입 을 시작한 모양이라. 내가 한번 제독을 단단히 주려고 속으로 별렀었네. 그 뒤 사오 일 지나서 보름 대목장날 장 구경을 나갔다가 옛날 남역서 살때 이웃하여 살던 사람을 만나서 술잔을 나누고 헤어질제 그 사람이 한번 놀러오라 고 말하기에 내가 그리하마고 대답했었네. 대답할 때 그 사람에게 놀러가고 싶 은 생각 외에 딴 생각이 있었네. 그날 밤에 계집더러 내일은 창원 가서 아는 사 람 좀 찾고 하룻밤 묵어서 모레 오겠다고 말하고 이튿날 식전에 사랑에 들어가 서 서방님에게 하루 말미를 말하여 첫말에 허락을 얻고 또 안에 들어가서 아씨 께 말하고 아침 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