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다 들었는데 무슨 이야기가 또 있소?”, “우리 그대루 같이 지내지 다른 데 갈 것 무어 있나? 내가 그 자식을 단속해서 이 담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게니 염려 말구 같이 지내세. ”하고 정첨지는 오주를 달래었다. 오주가 위인이 만만치 않아서 휘어부리기가 어려울 뿐이지 힘이 많은데다가 일에 몸을 아끼지 아니하여 오주 하나면 장정 일꾼 몇 사람 폭을 당하는 까닭에 이런 머슴을 놓치 지 않으려고 정첨지는 중언부언 만류하여 놓고 나서 “내가 지금 그 자식을 불 러다가 자네 앞에서 사과시키구 또 장래 그런 일 못하두록 맹세시킴세. ”하고 곧 안에 와 있는 동네 여편네 하나를 불러다가 발매터에 나가서 아들을 데리고 오라고 일렀다. 오주가 한동안 더 정첨지 방에 앉아 있다가 “난 고만 집에 가 보겠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