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저게 왠일이야?” 늙은이와 계집아이는 발을 동동 구르고 “아이구, 우리 세간을 어떻게 하나. " 동자하는 여편네는 근두박질하여 밖으로 나갔다. “불이야! ” 소리가 연해나며 이웃들이 모여와서 불을 잡기 시작하였다. 계집아이는 감 영으로 뛰어가고 늙은이는 안을 비울 수 없어서 안마당에서만 왔다갔다 하였다. 다행히 사람이 빨리 서둘러서 불이 커지지 못하고 잡히었다. 불 잡은 사람들이 차차 흩어질 때 비로소 계향이가 계집아이를 데리고 감영에서 나왔다. 아직 가 지 않은 사람들을 인사하여 보낸 뒤에 계향이는 심부름하는 사내에게 불난 까닭 을 물었다. “불기없는 광채에서 어째 불이 났을까?” “모르겠습니다. " “모르 다니 불날 때 어디 있었기에 모른단 말이야?” “방에 누워 있다가 불이야 소리 를 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