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인사불성하고 앓고 이교리가 청심환 한 개에 기운이 통하고 가미삼금탕 몇 첩 에 대세가 돌리어서 그날로 드나드는 사람을 알아볼 뿐이 아니라 사람을 보면 머리를 들썩거리며 ‘미안하다’, ‘감사하다’ 말하게 되었다. 며칠동안 이교리가 병을 조리하는 중에 주인집의 일을 자연히 많이 알게 되었 으니 주인의 성명이 양주삼인 것과 봉단이가 주인의 무남독녀로 지금 나이가 18 세인 것도 알았고, 주인의 아우 주팔이가 의약뿐이 아니라 문식이 있는 까닭에 근처 양민들이 백정환자라고 별명지어 부른다는 것과 주인의 처질 돌이가 성이 임가요, 돌이의 아버지가 고원 가서 장가든 까닭에 결찌끼리 고원댁이라고 택호 로 부른다는 것도 알았다. 이교리가 자기는 서울사는 김대건이란 사람으로 어느 대가에서 하인 노릇하다 가 애매히 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