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덕순의 안해 이씨의 친정에서 유명한 장님에게 덕순이 내외의 사주를 본 것이 있었는데, 내외가 백년해로하지만 자손궁이 부족하여 아들이 없으리라는 말이 있었다. 덕순이가 이씨에게 있는 사주 적은 것을 본 뒤에 "첩을 두어야겠다." " 아들을 못 낳으면 출처하는 수밖에 없다." 하고 이씨의 골을 지른 일이 한두번이 아닌 터이었다. 그날 밤에 이씨가 베개 위에서 "여보세요, 주무세요?" 하고 덕순 의 몸을 건드리니 이때껏 가만히 소리없이 누워있던 덕순이가 갑자기 코를 드르 렁드르렁 골았다. 이씨가 덕순의 몸을 흔들며 "아이구, 곤하게도 주무시네. 다 새 었어요. 고만 일어나 나가시지요." 하고 소리를 죽이어 가며 웃었다. 자는 체하던 덕순이가 "닭도 울기 전에 날이 새어? 가짓말이 일쑤로구려." 하고 머리를..